국내 항공업계 “제주, 탐나는 도다”
  • 송준영 (song@sisabiz.com)
  • 승인 2015.07.1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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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대형 항공사 vs 저가 항공사’

국내 항공사들이 제주 노선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특히 대형항공사(FSC, Full Service Carrier)와 저가항공사(LCC, Low Cost Carrier) 간 경쟁이 치열하다.

 

제주국제공항 슬롯(SLOT, 시간 당 항공기 이·착륙 허용 능력)은 34회에 불과하다. 이미 한계치에달했다. 제주공항은 슬롯 2회 늘리기 위해 터미널 공사를 벌이고 있다. 슬롯이 늘어나기 전까진 운항편을 늘릴 수 없다. 결국 비행기 좌석을 늘리거나 상대 항공사 고객을 빼앗아야 한다.   

 

제주 노선은 수익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비행기 탑승률 70% 이상이면 손익분기점을 넘고 80% 이상이면 호황노선이다. 14일 발표된 국토교통부 ‘항공시장동향’에 따르면 제주노선 5월 탑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4.6% 성장한 88.9%다. 전년도 세월호 사고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높은 수치다.

 

제주공항 여객 실적 추이(출처 - 한국항공진흥협회, 항공시장동향)

제주도는 인천공항 다음으로 국내 항공 수요가 많다. 제주공항 이용객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2% 증가 추세다. 제주지방항공청에 따르면 작년 제주공항 이용객은 2318만 명으로 2013년 2003만 명과 비교해 15.7%가 증가했다.

 

올해도 제주 노선 이용객 수가 늘었다. 메르스(MERS, 중동 호흡기 증후군) 발생 이전인 5월 제주 노선 이용객은 223만 명이다. 전년 대비 35.6% 증가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제주 항공수요조사 연구를 통해 제주공항 항공수요가 2020년에는 3211만 명에 달할 것이라 내다봤다. 메르스 사태가 지나가면 줄어든 제주 노선 이용객은 다시 늘 전망이다.

 

 

◆ 제주 노선에서 힘쓰는 LCC

 

제주 국내선 시장은 LCC가 우위에 있다. 9일 한국공항공사 공식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김포-제주 여객 점유율은 LCC가 58.6%로 41.4%인 FSC보다 높다. 진에어는 탑승객 123만 명으로 LCC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제주를 찾는 항공 이용객 64.7%가 제주-김포 노선을 점유한다는 점에서 LCC 김포-제주 노선 점유율은 의미가 크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노선에서 LCC 승객 분담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득권 인정 방식으로  FSC에 우선순위로 슬롯 배정을 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LCC의 선전이 더 돋보인다”고 했다.

 

LCC 관계자는 “제주도는 보편적인 여행지로 인식되고 있다”며 “LCC의 저가 항공권이 소비자에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 것”이라 답했다.        

 

LCC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가격할인뿐만 아니라 신규 노선 개발, 비행기 리스 및 구매 등을 통해 외연을 더욱 키우고 있다.

 

진에어는 신규 노선을 통해 좌석 공급력을 높였다. 진에어는 지난 2월 부산-제주 노선을 재취항했다. 2009년 4월에 신규 취항했다가 그 해 12월에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운항을 중단한 지 약 5년 3개월 만이다. 부산-제주 노선은 김포-제주 노선 다음으로 제주노선 이용객이 많다.

 

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은 비행기 대수를 늘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 수요가 많아져 작년부터 운항 편수를 늘렸다”며 “제주노선도 증편효과가 생길 것”이라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작년 7월 14대(B737-800)에서 올해 7월 18대로 늘었다. 연내 항공기 2대를 추가 도입해 20대로 늘릴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연내 상장을 앞두고 있어 상장 후 더욱 공격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  고객 편의성으로 대응하는 FSC

 

아직은 김포-제주 상반기 개별 점유율은 대한항공, 아시아나가 LCC 항공사를 앞선다. 아시아나 항공과 대한항공이 각각 21.2%와 20.2%를 차지하고 진에어 17%가 그뒤를 따른다. 지금 추세라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이 안심할 수 없다. 진에어와 점유율 차이가 3~4%밖에 나지 않는다.

 

대한항공은 뾰족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는 국내선에선 한계가 있다”며 “아직 LCC 대응해 구체적인 차별화 방안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대한항공은 최신 기재와 대형 기종으로 고객 편의성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파리에어쇼에서 최신 중단거리 비행기(B737MAX-8, A321NEO)를 각각 50대씩(실제 생산 주문은 62대. 나머지는 옵션) 구매했다. 또 퇴역할 B747-400 대형 기종을 투입해 수송 가능 좌석 수를 늘리고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에 이어 제 2 LCC 에어서울을 준비 중이다. 에어서울은 단거리 국제선을 중심으로 운항할 예정이지만 제주공항에도 투입될 여지가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단거리 노선 선택의 폭을 넓히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해 고객 편익을 높여 점유율을 유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메르스로 업황이 악화되자 에어서울 취항을 내년으로 미룬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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