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매각]③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 홈플러스의 미래는
  • 김지영 기자 (kjy@sisabiz.com)
  • 승인 2015.09.0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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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테스코의 먹튀, 매각 떡고물만 챙기는 홈플러스 경영진” 비판
홈플러스 노조가 지난달 1일 본사 앞에서 사측의 비밀 매각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김명은 기자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임직원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MBK는 기업에 투자하고 재매각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감행한 전력이 있다. 이로 인해 무리한 정리해고를 단행해 노사 분규를 촉발하면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MBK에 인수된 이후를 걱정하고 있다.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하자마자 경영개선과 구조조정에 착수해 회사 가치를 높인 뒤 재매각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140개 점포를 모두 쪼개 파는 전략도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홈플러스 슈퍼마켓 체인을 대형마트, SSM(슈퍼마켓), 편의점으로 나눠 분할 매각할 수 있다. 분할매각은 특정부문 별로 떼어 매각해 투자금을 조기 회수할 수 있다.

김기완 홈플러스 노조위원장은 “홈플러스 경영진은 비밀리에 매각을 진행하면서 고용 승계 사안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금 비상대기팀을 꾸리고 집단 행동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테스코가 MBK파트너스와 매각 계약을 체결하면서 노조가 격렬하게 반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가 경계심을 보이는 것은 MBK의 전력 탓이다. MBK 는 지난 2008년 맥쿼리 등 사모펀드와 합작해 국민유선방송투자(KCI)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이 회사는 다시 케이블 TV업체 C&M을 인수해 최대 주주에 올랐다.

MBK가 인수 대금 대부분을 C&M 주식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렸다. 인수대금 2조 2000여억원 중 자기자본은 고작 3500여억원에 불과했다. 그 뒤 5년 동안 C&M은 이자로만 2557억원을 지출해야 했다. 영업이익의 53%가량에 해당한다.

MBK는 2008년 인수 과정에서 직원 고용승계를 약속했다. 노조와 만나 노사합의서도 작성했다. MBK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게다가 기술직군 정규직을 협력업체 비정규직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MBK는 2013년 인수한 ING생명에서도 비슷한 행태를 보였다. 인수 이후 6개월 만에 임원 절반을 정리했다. 조직개편으로 중복 부서를 통폐합했다. 유휴인력 270명(30%)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제안했다. 인수 전 MBK는 직원들 고용 승계와 유지를 약속하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으나 인수한 뒤 입장을 바꿨다.

2006년엔 현대캐피탈과 함께 HK저축은행을 인수했다. 대주주에 오른 뒤 저축은행 순이익의 90%를 배당할 것을 요구했다.  2012년 당기순이익 90억3800만원 중 79억8500만원을 주주에게 현금 배당하기도 했다.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13개 시민단체는 3일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개인정보 불법 판매에 대한 홈플러스와 MBK의 입장 표명과 함께 국민연금공단의 MBK 투자 관련 정보 공개 등을 요구했다. 홈플러스는 개인정보 2406만건을 보험사에 불법 유상 판매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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