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인사이드] 금융위·기재부, 대우조선해양 주식 매각대금 현실과 다른 과다 계상 논란
  • 이준영 기자 (lovehope@sisabiz.com)
  • 승인 2015.10.23 17:56
  • 호수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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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때 다른 '주가 기준 시점'…"재정수지 왜곡"
사진=시사비즈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가 내년 예산 계획안에 대우조선해양 주식 매각대금을 과도하게 잡아 재정수지를 왜곡시킬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금융위와 기재부는 공적자금상환기금의 2016년 재고자산매각대 계획안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대금을 2723억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주당 단가를 2만4892원으로 정해 계상한 것으로 최근 주가 6000원대와 차이가 크다. 공적자금상환기금의 2016년 재고자산매각대 계획안은 금융위와 기재부가 협의해 결정한다.

지난 22일 대우조선해양 종가는 679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대우조선해양의 매각대금을 계산하면 742억원이다. 금융위의 매각대금과 1981억원 차이가 난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부실로 지난 2분기 3조원 가량 적자를 냈다. 3분기에도 추가 영업 손실이 전망된다. 이에 주가도 5월 이후 내리막 길을 걸었다.

당국은 향후 대우조선해양 주가 변수를 고려해 2만4892원으로 정했다는 입장이다.  

이재원 기획재정부 기금운용계획과 사무관은 "대우조선해양 주식은 1년 후에 파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주가 6000원대로 하기에는 변수가 있을 수 있다"며 "그래서 2만4892원으로 잡았다. 6000원대로 잡으면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을 6000원에 헐값 매각한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낼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 주가가 반등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우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의 3분기 연결 영업손실은 560억원으로 부진할 것"이라며 "대우조선이 올해 8월까지 수주한 금액은 37억달러로 2015년 신규 수주 추정치 4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저유가는 올 하반기 신규 수주 성장에 지속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상증자 가능성, 낮은 이익 가시성, 수주 모멘텀 회복 지연 등의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며 목표주가를 5800원으로 제시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도 "3분기 영업이익률은 -4.1%로 컨센서스를 2.9%포인트 하회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주가 방향성은 추가 부실 가능성이 언급되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대우조선해양의 목표주가를 기존 8500원에서 7100원으로 낮췄다.

이처럼 공적자금상환기금 재고자산매각대 계획안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는 당국의 주가 결정 기준시점이 상황에 따라 바뀌기 때문이다.

2016년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른 대우조선해양 주식의 매각단가는 2014년 1월~12월까지 1년간 가격을 기준으로 가중평균 했다. 그러나 당국은 지난 2015년 기금운용계획안 편성시에는 2013년 5월1일∼2014년 4월30일을 기준으로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는 2014년 이후 하락세다. 같은 1년간 가중평균값이라도 기준시점을 앞당기면 단가가 높아진다.

김현우 금융위원회 구조개선지원과 사무관은 "주식 가격을 정할때 기준 시점은 매년 유동적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이에 공적자금상환기금의 공공자금관리기금에 대한 예수원리금 상환 재원이 부족해질 우려가 나타났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공적자금상환기금은 수입원으로 외환위기 후 금융권 구조조정을 위한 공적자금 중 정부 부담액 49조원의 원금과 이자를 2027년까지 공공자금관리기금에 상환한다. 이에 지출액 11조2107억원의 97.6%에 달하는 10조9372억원을 공공자금관리기금 원리금 상환액에 사용하고 있다.

금융위는 대우조선해양 주식이 매각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금을 대우조선해양 주식 매각대만큼 추가 계상했다. 지출계정에 여유자금 2249억원을 편성했다.

조효정 국회예산정책처 분석관은 "2016년도 기금운용계획안의 주식매각대 수입은 2724억원인 반면 여유자금은 2249억원으로 계획돼 있다"며 "매각단가의 과도한 차이 등으로 매각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경우 공공자금관리기금에 대한 원리금 상환을 계획만큼 지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와 기획재정부의 대우조선해양 주식 매각대금 과다 계상으로 재정수지 또한 왜곡됐다는 목소리도 있다.

주식매각대 수입은 총수입에 포함되지만 공적자금상환기금에 추가 계상한 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금과 여유자금은 총수입·총지출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조효정 분석관은 "주식매각대 수입을 과다계상한 만큼 2016년도 예산안의 재정수지가 흑자로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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