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이 단독 입수한 경찰 내사 보고서에 따르면, 경찰은 김진태 검찰총장의 스폰서로 김광택 서라벌CC(공식명 서라벌GC) 회장을 지목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김(광택) 회장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빌딩(1층 △△한정식) 소유주로 알려져 있고, 동인은 동 건물 2층을 개인 사무실로 사용하며 김 총장 등 법조계 인사들을 관리하고, 김 총장과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 ‘○○○’ 일식집에서 주로 만났다고 하며’라는 문구가 나온다. 김 회장이 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서울중앙지법 등 대한민국 법조계의 ‘핵’이 위치한 서초동 노른자위 자리에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김 총장을 비롯한 법조계 인사들을 관리했다는 것이다.
본지 취재 결과, 김 회장은 경찰 보고서에서 지목한 서초동 ○○빌딩을 실제로 공동 소유하고 있으며, 해당 건물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건물은 서울중앙지법 후문 지근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경찰 보고서에서 밝힌 것처럼 1층에 음식점(△△한정식)이 있다. 서초동의 다른 건물처럼 법무법인도 입주해 있지만, 3~4층은 공실이었다. 김 회장은 경북 경주의 골프장 서라벌CC와 경북 청도의 골프장 그레이스CC를 소유하고 있는데, 김 회장이 사용하고 있다는 2층 사무실도 □□□□라는 상호의 건축 및 레저시설 관리 업체였다. 경찰 보고서와 일치했다. 경찰이 김진태 총장과 김 회장의 관계를 치밀하게 내사했다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경찰, ‘김진태-김광택’ 치밀하게 내사한 듯
서초동에 위치한 김 회장 사무실은 김 회장과 소송을 벌였던 당사자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서라벌CC와 관련해 김 회장과 20년 가까이 소송을 벌인 박○○씨는 “10여년 전 금전적인 일로 김 회장과 만날 일이 있었는데, 당시 서초동에 위치한 사무실로 3~4번 찾아간 적이 있다. 사무실 전면이 통유리로 돼 있었고 굉장히 화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사무실 간판도 없었다. 김 회장이 법조 인맥을 자랑하기 위해 일부러 (나를) 그곳으로 불렀다고 느꼈다”면서 “김 회장의 사업체는 모두 지방에 있었기 때문에 서초동에 사무실이 있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김 회장의 현 주거지는 서울이 아닌 경북 경주시로 나온다.
지난 10월22일 기자가 서초동 사무실을 취재차 방문했을 때도 같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2층 사무실 직원은 “김 회장이 지방에 거주하기 때문에 사무실에 거의 찾아오지 않는다”면서 “이 사무실에서 김 회장에게 연락할 수도 없다”며 경계하는 눈치였다.
경찰 보고서는 김 회장이 이 사무실에서 김 총장 등 법조계 인사들을 관리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 사업적 관계를 맺었던 사람도 이 사무실이 김 회장의 실질적인 사업 창구였다고 지목했다. 서라벌CC를 두고 소송을 벌인 박씨는 “소송을 진행하면서 김 회장 뒤에 엄청난 법조계 라인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대검 차장 이상의 수뇌부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면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사업주가 서초동에 사무실을 운영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일인가”라고 말했다.
‘김진태 전 검찰총장 스폰서 소송 사건 개입 의혹’ 관련 반론보도문 본지는 지난 2015. 10. 27.~11. 3.자 커버스토리 “김진태 총장, 스폰서 소송 사건들에 개입한 의혹 있다”, “경찰 ‘김광택, 서초동 사무실에서 김진태 등 법조 인사 관리’”라는 제목으로 서라벌GC 김광택 회장이 김진태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법조 인사들을 관리하거나 후원한 사실을 경찰에서 확인하여 내사를 했고, 김진태 전 검찰총장은 김광택 회장의 각종 민·형사 소송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광택 회장은 김진태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법조 인사들을 관리하거나 후원한 적이 없으며, 경찰에서 그 내용을 확인하여 내사한 적도 없고, 김진태 전 검찰총장이 자신의 각종 민·형사 소송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