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우승 후보 일본, 다크호스 네덜란드
  • 배지헌│베이스볼랩 운영자 (sisa@sisapress.com)
  • 승인 2015.11.0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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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대회에서 한국과 맞설 11개팀의 ‘Good & Bad’
11월3일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이 쿠바 대표팀과의 평가전을 하루 앞두고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하고 있다.

“1년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가 끝나는 날이다.”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토미 라소다 전 LA다저스 감독의 명언이다. 하지만 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다. 세계 야구 랭킹 1위부터 12위까지 12강이 참가하는 ‘2015WBSC 프리미어12’가 11월8일부터 막을 올리기 때문이다. 이번 프리미어12에서 한국 대표팀이 상대할 참가국별 특징과 장단점은 무엇일까. 국가명 뒤 괄호 안 숫자는 세계 랭킹이다. 대한민국은 8위에 랭크되어 있다.
 

한국과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내정된 오타니 쇼헤이. ⓒ UPI연합

GOOD 이름값보다는 현재 컨디션과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고루 포진해 있다. 오타니 쇼헤이와 마에다 겐타가 구축한 원투펀치는 대회 참가팀 중에서도 가장 위력적이다. 여기에 스가노 다케타, 오가와 등이 나서는 다른 선발투수도 수준급이다. 2014년 미·일 올스타시리즈에서 미국 대표팀을 상대로 5이닝 퍼펙트를 기록한 노리모토 다카히로는 불펜에서 대기하면서 1+1 선발 역할을 맡는다. 타선에도 올 시즌 38홈런을 기록한 야마다를 필두로 35홈런의 마쓰다, 센트럴리그 타율 1위 가와바타, 37홈런의 나카무라 다케야, 리그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을 달성한 사카모토가 포진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 고쿠보 감독의 리더십도 좋은 평가를 받는 부분이다.

BAD 청소년 대표 시절 한국전에서 막강한 위력을 보였던 후지나미 신타로가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투수진 엔트리 중 좌완이 오노와 마쓰이, 사와무라 등 3명, 언더핸드가 마키타 가즈히사 1명으로 투수진의 다양성이 부족하다. 타선에서도 소프트뱅크 소속으로 30-30을 기록한 야나기타 유키와 우치카와 세이이치가 부상으로 빠졌다. 타격이 뛰어난 마쓰다-나카무라-가와바타 내야수 3인방의 포지션이 모두 3루에 몰려 있어 누군가는 수비위치를 이동해야 한다.
 

GOOD 전성기가 지난 메이저리거와 마이너리그 트리플A, 더블A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다. KT에서 용병으로 뛰었던 댄 블랙은 이번 대표팀에 발탁되어 중심 타선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가빈 체치니(뉴욕 메츠), 브렛 아이브너(캔자스시티), 제이콥 메이(시카고 W) 등 메이저리그 차세대 유망주들도 선발 라인업에 들 전망이다. 체치니는 유격수 수비와 빠른 발이, 아이브너는 장타력이, 메이는 빠른 발이 장점이다. 강한 어깨를 자랑하는 외야수 브렛 필립스도 주목해볼 만하다. 투수진은 다나 이브랜드와 재럿 그루베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주축이다. 이브랜드는 최근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좌완 불펜으로 좋은 활약을 했고, 그루베는 트리플A에서 2점대 평균자 책점과 좋은 탈삼진 능력을 선보였다. 코디 새터화이트, 세스 시몬스, J.B. 웬델켄 등 젊은 마이너 투수들은 시속 90마일 중반 이상의 강속구를 뿌린다. 단기전에서 짧은 이닝 동안에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다.

BAD 의외로 장타를 때려낼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대부분 교타자 내지는 공격력이 약한 선수들이다. 외야에 비해 포수와 내야 쪽의 공격력이 떨어지는 편이라, 상위타선만 지나면 편하게 상대할 수도 있다. 마운드도 그다지 강해 보이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들은 전성기가 지난 지 오래다. 새터화이트-시몬스-웬델켄 등 강속구 투수들은 구위에 비해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 능력, 안정감이 떨어진다. 힘 있는 공을 뿌리는 좌투수가 없는 것도 고민이다.
 

GOOD 앤드루 앨버스, 스캇 리치몬드, 스캇 다이아몬드, 션 힐 등 왕년에 빅리그에서 활약한 투수가 여럿이다. 구위는 예전만 못하지만 경험이 풍부하고 컨트롤이 안정적인 편이라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왕년의 필라델피아 최고 유망주인 필립 오몽, 더스틴 몰레켄 등 시속 90마일 중·후반 강속구를 뿌리는 젊은 투수들도 있다. 타선 쪽에서는 드래프트 2라운더인 외야수 가레스 모건이 주목된다. 시애틀 구단이 규정보다 더 많은 계약금을 주면서 계약한 유망주다. 2m 가까운 키에 부드러운 스윙과 파워를 갖춘 차세대 장거리 타자다. 여기에 3라운더 출신으로 홈런 파워가 좋은 타일러 오닐, 2013년 더블A에서 24홈런을 기록한 브록 케르드가드 등이 중심 타선을 이룰 전망이다. 켈린 데글란이 맡게 될 포수 자리도 경쟁력이 있는 편이다. 강하고 정확한 송구와 미트질, 투수 리드 능력으로 높이 평가받는 포수 유망주다.

BAD 한번 분위기를 타면 걷잡을 수 없이 상승세를 탈 수 있지만, 반대로 실수가 나오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와르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젊은 투수들의 경우에는 구위는 뛰어나지만 대체로 제구력에 문제가 있거나 투수로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OOD 전직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참여했다. 프레디 가르시아, 페르난도 니에베, 후안 리베라, 펠리페파울리노 등이 대표적이다. 2루수인 그레고리오 페티트는 올 시즌에도 양키스 소속으로 활약한 바 있다. 카를로스 모나스테리오, 요엘 에르난데스, 요만바자르도 역시 잠깐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이다.

BAD 경험이 풍부한 프레디 가르시아가 있긴 하지만 그 외에는 믿을 만한 투수가 마땅치 않다. 타선의 힘도 떨어진다. 2012년 다저스에서 109경기 9홈런을 기록한 37세 후안 리베라와 지난해 롯데 외국인 타자로 활약한 루이스 히메네즈가 중심 타선을 구성할 전망이다.
 

GOOD 엔트리 중 1990년 이후 태어난 선수는 6명뿐. 대다수가 1970년대생 또는 1980년대 초반 태생으로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하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알프레도 데스파이그네, 유리에스키 구리엘 등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이다. 데스파이 그네는 올해 많지 않은 경기 수에도 18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투수로는 백전노장 노베르토 곤잘레스, 대니 베탄코트 등이 새로 대표팀에 가세한 젊은 투수들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는다.

BAD 쿠바는 지난 몇 년간 수준급 선수들이 대거 미국으로 망명하면서 빠져나갔다. 개개인의 재능은 뛰어나지만, 끊임없이 진화하는 세계 야구 흐름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평을 듣는다. 최근 미국과 일본, 한국의 투수들은 커터와 스플리터 등을 구사하지만, 쿠바에서는 아직도 슬라이더·커브 위주의 투구가 주를 이룬다. 투수들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타자들도 상대 투수들의 생소한 구종(球種)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향이 있다.
 

2013년 일본 프로야구 NPB 홈런왕 블라디미르 발렌틴은 네덜란드의 중심 타선에 포진한다. ⓒ AP연합

GOOD 왕년의 거포 앤드루 존스와 일본 프로야구 홈런 신기록의 주인공 블라디미르 발렌틴이 이번 대회에서도 중심 타선을 이룬다. 워싱턴 마이너 소속의 랜돌프 오두버는 빠른 발과 도루능력을 갖춘 외야수로 리드오프를 맡는다. 유격수인 해인리 스타티아도 마이너리그에서 풍부한 경기 경험을 갖췄고 콘택트 능력과 선구안이 좋은 톱 타자감이다. 투수진은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노장 롭 코르데만스와 디에고 마크웰, 샤이론 마티스가 이끈다. 주목할 만한 선수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활약 중인 로엑 반밀과 J.C. 술바란이다. 2m13cm의 장신 투수 반 밀은 최고 시속 150㎞에 가까운 강속구를 위에서 내리꽂는 유형이다. 술바란도 빠른 볼과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BAD 지난 WBC 당시 맹활약했던 안드렐톤 시몬스, 조나단 스쿱, 릭 벤덴헐크가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특히 스쿱과 시몬스의 완벽한 2루-유격수 수비는 WBC에서 네덜란드가 예상을 깨고 준결승까지 오른 결정적인 비결이었다. 이번 대표팀 역시 상·하위 타선의 차이가 큰 편이라 많은 득점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

GOOD 이탈리아는 출전하는 국제대회마다 끈끈한 경기력을 선보여왔다. 주목할 선수는 에이스 중책을 맡을 알렉스 마에스트리. 올해 일본 프로야구에서 28경기 평균자책 3.19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BAD 라인업에 좌타자 수가 적은 편이다. 14명의 야수 중 좌타석에 들어서는 선수는 총 4명. 그나마 이 중 둘은 포수라 실제 라인업에는 많아야 3명 정도의 좌타자만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버텨주는 투수가 부족한 게 대만 대표팀의 고민이다. ⓒ 연합뉴스

GOOD 지난 국제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을 애먹인 투수들이 다시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지바 롯데 소속인 좌완 천관위는 특이한 투구폼에 시속 140㎞ 초·중반대 빠른 볼을 구사한다. 처음 상대하는 타자들이 까다로워하는 유형이며, 올해 일본 리그에서도 14경기 평균자책 3.23으로 호투했다. 우완 궈진린도 시속 150㎞대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앞세워 한국전에서 호투한 바 있다. 여기에 미네소타 마이너 소속의 뤄궈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대표였던 송지아하오, EDA 라이노스 소속 뤄지아런도 시속 150㎞ 가까운 강속구를 던진다. 타선에서는 올해 31홈런을 기록한 3루수 린즈셩과 39홈런 신기록을 세운 외야수 가오궈후이가 중심 타선을 이룬다.

BAD 하위 타선과 백업 멤버층이 두텁지 않다. 오랫동안 대만의 중심 타선을 구성한 첸진펑과 펑정민이 빠지면서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야수(野手) 자원의 절반 이상이 좌타자여서 상대 좌완투수에 어떻게 대처할지도 관건. 마운드에는 힘 있는 공을 던지는 투수는 많지만,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버텨주는 유형의 투수가 많지 않다.

GOOD 마이너리거 브레넌 버나디노와 마틴 비라몬테스가 원투펀치를 이룬다. 좌투수 버나디노는 시속 90마일 초반대의 까다로운 공을 구사하며, 우완 비라몬테스는 시속 90마일 중반대 강속구 투수다.

BAD 멕시코는 이번 프리미어12 출전 여부를 대회 개막 사흘 전까지 확정짓지 못했다. 그만큼 제대로 된 대표팀을 꾸리는 데 한계가 분명했다. 모두 자국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객관적으로 B조 최약체라는 예상은 피하기 어렵다.
 

GOOD 페드로 펠리즈, 윌슨 베테밋, 다니엘 카브레라, 미겔 올리보, 루이스 페레즈, 후안 모릴로, 훌리오 데폴라 등 왕년의 메이저리거들이 포진했다. 이 중 다니엘 카브레라와 후안 모릴로는 왕년에 최고 시속 100마일의 광속구를 뿌리던 투수들이다. 2012년 토론토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해준 좌완 루이스 페레즈도 까다로운 투수다. 데폴라는 과거 한화에서 용병 투수로 활약했다.

BAD 메이저리그 측의 ‘40인 로스터 선수 출전 제한’ 조치로 전성기가 지난 노장과 만년 마이너리그 선수들로 로스터를 꾸렸다.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가 여럿이지만 최근에 빅리그에서 활약하거나 좋은 기량을 보여준 선수는 전무하다. 카브레라와 모릴로는 구속에 비해 제구력에 심각한 하자가 있는 투수들이다.
 

GOOD 시애틀의 투수 유망주인 에밀리오 파간이 맡을 마무리 투수가 강점이다. 시속 90마일 초·중 반대의 싱커성 빠른 볼과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타자들에게 위협적인 공을 던진다. 다저스 마이너 소속의 랜디 폰타네즈 2세도 시속 90마일 초반대 빠른 볼과 커브를 무기로 불펜에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2013년 WBC 멤버인 안드레스 산티아고는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경험을 쌓은 투수로, 에이스 역할을 맡는다. 타선에서는 메이저리거 출신으로 경기 경험이 풍부한 포수 오미르 산토스, 발빠른 유격수 잭 로페즈, 장타력을 갖춘 1루수 야지아벨로, 도루 능력이 좋은 외야 유망주 제이 곤잘레스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

BAD 불펜 필승조와 포수 자리는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지만, 그 외의 포지션에서는 위협적인 선수가 많지 않다. A조 하위권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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