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에 밀린 아시아나항공
  • 황건강 기자 (kkh@sisabiz.com)
  • 승인 2015.11.0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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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공세•모그룹 불확실성에 주가 부진

항공업계 국내 2위 아시아나항공의 지위가 위태롭다. 업황 부진에 후발 저비용항공사 (LCC,Low Cost Carrier)들의 공세가 거세기 때문이다. 여기에 모그룹의 경영권 회복에 장래 불확실성이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9일 아시아나항공은 전거래일 대비 1.43% 하락한 4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9423억원으로 감소하며 코스피 181위를 기록했다. 지난 6일 상장한 제주항공이 시가총액 157위를 기록하면서 국내 항공운송업 2위라는 수식어도 무색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사방이 악재인 상태다. 항공운송업은 업계 전체의 사업성이 저하되는 추세다. 세계 경제의 전반적 침체로 화물 운송이 줄었고 저비용항공사와 외국계항공사의 시장침투가 늘어나면서 경쟁의 강도는 급격히 높아졌다.

지역별 LCC 운송 분담율 / 출처 = 제주항공

단거리 노선에서는 LCC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LCC들의 국내선 시장점유율은 50.7%다. 국제선에서는 상대적으로 LCC들의 시장점유율이 낮은 편이나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을 LCC의 성장이 가파르다. 지난해 기준 국제선 LCC 시장 점유율은 11.5% 수준이다.

제주항공이 집계한 지난해 지역별 LCC 분담율은 동남아 지역이 54%로 유럽이나 남미, 북미 보다 높고, 세계 평균에 비해 두배 가까이 높았다.

국내 출입국자는 증가하는 추세지만 아시아나항공보다는 LCC항공사들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출입국자 연평균 성장률(CAGR)은 7.5%다. 국내 출입국자수가 늘어지만 저렴한 해외출국 기회를 제공하는 LCC의 성장 원동력이 되고 있다.

단거리에서 LCC와 경쟁이 어려운 일반 대형항공사(FSC, Full Service Carrier)의 수익성을 견인할 분야는 장거리다. 그러나 항공화물 수요는 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미국 서부항만에서 발생한 항만노동자 태업 사태로 매출이 반짝 상승한 것을 빼면 지난 6월부터는 감소 중이다. 미주노선은 아시아나항공의 항공 화물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부문 매출 비중 / 출처=아시아나항공 IR자료

국내증권사의 항공담당 애널리스트는 “현재 항공운송업의 성장은 저가항공사들의 시장점유율 확대 덕분”이라며 “일반대형항공사의 수익성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업황 전반에서 실적 증가 요소를 찾기 어려운 아시아나항공 주가에 모그룹 부담도 작용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모기업인 금호산업 채권단의 지분매각으로 계열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다.

채권단은 보유 금호산업 지분 매각과 관련해 지난 9월 24일 박삼구 회장 등과 조건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채권단 공동관리 종료에는 호재가 될 수 있으나 인수대금 마련후 그룹차원의 재무안정성에는 부정적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을 되찾기 위해 신디케이션론으로 3000억원 가량을 조달할 예정이다. 조달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시중은행들이 참여를 꺼리고 있어 조건이 우호적이지는 않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증권가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주가전망을 낮추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아시아나항공의 2015년과 2016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에서 각각 11.8%, 5.2%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를 5800원으로 낮춰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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