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캐피탈 노조, 회사 팔렸어도 총파업 계속
  • 이준영 기자 (lovehope@sisapress.com)
  • 승인 2016.01.26 18:36
  • 호수 1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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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협약 갱신·희망퇴직 선택·특별퇴직 보상 요구
씨티캐피탈(OK캐피탈) 노조는 아프로서비스그룹에 인수된 후에도 한국씨티은행 본점 앞에서 총파업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사진=이준영 기자

씨티캐피탈(OK캐피탈)가 아프로서비스그룹에 인수된 후에도 노동조합은 한국씨티은행 본점 앞에서 총파업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단체협약 갱신, 희망퇴직 선택 보장, 관행 수준의 특별퇴직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21일 한국씨티그룹캐피탈 인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아프로 그룹은 "지난해부터 추진한 한국씨티그룹캐피탈 인수 절차를 모두 마쳤다"며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은 OK캐피탈로 이름을 변경해 새로 출범한다"고 말했다.

26일 씨티캐피탈 노동조합 직원 203명은 28일째 총파업을 이어갔다. 한주명 씨티캐피탈 노동조합 위원장은 "아프로서비스그룹으로 인수된 후에도 총파업을 지속하는 것은 단체협약 갱신, 희망 퇴직 여부 자발적 선택권 보장, 기존 관행 수준의 특별퇴직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은 미국 씨티그룹의 방침에 따라 씨티캐피탈 매각을 추진해 왔다. 지난 8월 한국씨티은행은 씨티그룹캐피탈을 지난 5월 아프로서비스그룹에 매각하려다 노조 반발로 11월 씨티그룹캐피탈 청산 계획을 밝혔다. 돌연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1일 아프로서비스그룹에 신용대출(UPL) 자산 매각 계약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15일 한국씨티은행은 씨티그룹캐피탈 주식 전량을 아프로서비스그룹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씨티캐피탈 노조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아프로서비스그룹과 신용대출(UPL) 자산매각 계약과 주식매매 계약 시 단체협약에서 정한 '경영권 변동시 노조와 사전 협의, 보상 조건 등 합의 절차 이행'을 무시했다. 

씨티은행은 씨티캐피탈 노조가 요구했던 단체협약 갱신, 희망 퇴직 여부 자발적 선택권 보장, 관행 수준의 특별퇴직 보상도 수용하지 않았다.

노조의 단체협약 갱신 협상 대상은 아프로서비스그룹이다. 지난 21일부로 대주주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희망 퇴직 여부 자발적 선택권 보장과 기존 관행 수준의 특별퇴직 보상 관련 합의 대상은 여전히 씨티은행이다.

씨티캐피탈 노조 관계자는 "단체협약 단순 갱신은 기존 씨티캐피탈 노조가 OK캐피탈로 인수된 후에도 노동조합을 유지하고 직원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씨티은행이 씨티캐피탈를 파는 날까지 단체협약을 갱신하지 않아 이제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을 대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프로서비스그룹은 노조가 없는 기업이다"며 "아프로그룹이 단체협약 갱신을 검토중이라고 했지만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희망 퇴직 여부 자발적 선택권 보장도 씨티캐피탈 노조의 총파업 지속 이유다. 노조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 측은 씨티캐피탈 직원 220여명 중 아프로로 고용 승계 140명과 특별 퇴직 80명을 일방적으로 정했다. 이에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이 아프로서비스그룹에 남을 지 퇴직할 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퇴직 보상금 수준도 쟁점이다. 노조에 따르면 씨티은행이 제시한 보상금은 업계 평균은 물론이고 지난 2014년 실시한 씨티캐피탈 희망퇴직 보상금의 60% 수준이다.

씨티캐피탈 노조 관계자는 "지난 2015년 회계결산 처리가 끝나지 않았다"며 "현재 씨티캐피탈은 배당금 미지급금만으로도 희망퇴직 보상금을 기존 관행 대로 해줄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씨티은행은 아프로서비스그룹으로부터 매각 대금 외에 덧붙여 받을 프리미엄 금액만으로 씨티캐피탈 매각 관련 직원 보상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며 "씨티은행은 이에 대한 부담을 하나도 지지 않으려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주명 위원장은 "씨티캐피탈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장기경영 성과 보상금 140억원(220명의 12개월치 임금)은 최근 3년 씨티캐피탈 배당 합계액 1887억원에 해당하는 법인 세전이익 2483억원의 5.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씨티캐피탈 노조와의 실질적 교섭 타결을 위해 직접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은행 측에서 특별퇴직 인원이나 대상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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