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전세의 월세 전환 땐 월 60만원 이하로
  • 유민준 | 신한은행 부동산팀장 (.)
  • 승인 2016.02.04 14:23
  • 호수 1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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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종말시대’, 전세에서 반전세 또는 월세로 전환 시 유의할 점

‘전세의 종말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전셋집을 구하러 돌아다니다 보면, 부동산업자들은 대출받아 집을 사든지, 아니면 월세 또는 반(半)전세로 전환할 것을 권한다. 심지어 전세가 나오면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높은 전세가율에 불안하거나 자금 여력이 없는 세입자들 사이에 결국 반전세 또는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집주인의 경우 전세 재계약 시 올라가는 전세금 차익을 월세로 전환하는 게 당연시되고 있는 추세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월세 거래량은 147만여 건으로 이 중 월세 거래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44.2%(65만여 건)에 달했다. 2011년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의 비중이 33%였던 것이 2013년 39.4%, 2014년 41%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전월세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2015년 전세 거래량은 82만건으로 2014년에 비해 5.1% 줄어든 반면, 월세 거래량은 65만건으로 전년에 비해 8.3% 늘어났다.

사실 전세는 세계 어느 나라를 살펴봐도 찾아보기 힘들다. 대한민국에만 있는 제도다. 미국·일본 등 대다수 나라는 한 달 또는 두 달 치의 월세에 해당하는 소정 금액만 보증금 조로 받고 월세 계약을 체결한다. 이제 한국도 전세는 사라지고 월세 시대가 오고 있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의 저하다.

서울 용산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1인 가구 여성이 전·월세 상담을 받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1인 가구 증가 추세로 월세 갈수록 확산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은 베이비붐 세대, 에코 베이비붐 세대를 거치면서 도시를 중심으로 인구는 증가했고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주택은 항상 부족했고 도시에는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층이 넘쳐나 주택 가격이 급등했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면 몇 년 후 시세 차익을 얻는 것이 주택 투자를 하는 이유였다. 그러나 2010년부터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성장률이 3% 내에 머무르고 있고, 주택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4년 기준으로 전국 주택 보급률은 103.5%를 기록했다. 주택 거래량은 증가해도 더 이상 주택 가격은 상승하지 않는다. 저금리까지 대세가 된 이 마당에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투자자들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실수요자나 월세 목적의 구입자들이 수요층인 월세가 대세가 되고 있다.

두 번째로 인구 구조가 바뀌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500만 가구. 이 숫자는 2015년 12월 현재 대한민국의 ‘1인 가구’ 숫자다. 대한민국의 총 가구 수는 1871만이며, 이 가운데 약 27%가 혼자 살고 있는 1인 가구다. 전체 인구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1인 가구는 증가 추세에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추정 1인 가구 수는 588만으로 2015년과 비교해 약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전체 가구 수 증가율 6.3%, 인구 증가율 1.6%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러한 1인 가구의 증가는 월세 가속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1인 가구의 자가(自家) 점유율은 31.4%로 2인 가구 이상의 평균 60% 이상보다 크게 낮다. 1인 가구는 주택 구입보다 임대를 선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1인 가구의 임대차 비중을 보면 전세 24%, 월세(반전세 포함) 40%를 차지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따라서 향후 월세 시장의 비중은 점점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월세, 총수입의 5분의 1 이하로 유지해야

최근 전세를 포기하고 반전세 또는 월세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세입자들의 문의가 많다. 어떤 기준으로 월세 임대 계약을 하는 게 좋은지를 묻는 것이다. 부동산중개업소 말만 믿고 월세 금액을 정하고 임대차계약을 하기보다, 몇 가지 검토해봐야 할 사안이 있다. 우선 전세에서 반전세로 재계약할 때에는 월세 시세뿐만 아니라 임차 주택이 속한 지역의 ‘전월세 전환율’을 참고해야 한다. 전월세 전환율이란 전세금액을 월세로 전환할 때의 연 환산율이다. 전월세 전환율 산정식은 [월세 / (전세금-월세 보증금)] × 100이다. ‘서울시 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시 평균 전월세 전환율은 2015년 4분기 6.4%로 2014년 1분기의 7.7%에 비해 점차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은 점점 많아지는 데 비해 임차인들은 아직 월세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주요 자치구별로 보면, 용산구는 7.2%, 강남구는 6.7%, 영등포구는 6.0%를 기록했다. 용산구 주택의 경우 전세금 1억원을 월세로 환산한다면, 1년 총 월세 합은 720만원, 즉 한 달 월세는 60만원이 적정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다.

두 번째, 적정 주거비 산정을 통해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재무 상태에 맞춘 월세금액을 도출해야 한다. 한국FP학회의 ‘한국형 가계재무비율 가이드라인 연구(2013)’에 따르면, 거주 주택을 마련하기 위한 부채상환액은 총소득의 20% 이하, 거주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지게 된 부채의 잔액은 총자산의 30% 이하가 바람직한 것으로 본다. 연소득이 5000만원이라면 1년간 월세 및 보증금 대출에 따른 이자 합계가 연 1000만원 이하(월 83만원)가 적정선인 것으로 보는 것이다. 거주 주택의 비용이 이를 초과하게 되면 삶의 질이 하락할 뿐만 아니라 재무 목표를 설계하는 데 부담이 될 확률이 높다.

세 번째, 근로자의 경우 월세세액공제 제도를 활용해 연말정산 시 최대한 돌려받는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다. 월세소득공제신청 대상은 과세 기간 종료일 현재 무주택 세대주로서 세대원을 포함해 총급여액이 7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다. 대상 주택은 전용면적 85㎡ 이하 국민주택 규모 또는 주거용 오피스텔을 임차하고, 임대차계약증서의 주소지와 주민등록표 등본의 주소지가 같은 경우 월세액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소득 노출을 꺼리는 집주인들은 세입자들이 월세 세액공제를 받는 것에 대해 여전히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임대차계약서에 소득공제를 받지 않겠다고 명시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월세 세액공제 신청에는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 설령 임대차계약서에 소득공제를 받지 않는다고 계약이 되어 있다 할지라도 효력이 없다.

또 한 가지 팁은 과거 월세를 내고도 공제 신청을 하지 않아 돌려받지 못한 세금 부분이다. 과거 집주인과의 다툼 소지 때문에 공제 신청을 하지 못했다면, 소급 청구 신청을 검토해볼 수 있다. 최근 월세세액공제의 소급 청구 기간이 3년에서 5년으로 확대되었으므로, 최장 5년 전에 납부했던 월세가 있다면 이 역시 환급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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