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브라질 채권 강세
  • 황건강 기자 (kkh@sisapress.com)
  • 승인 2016.04.1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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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교체 가능성 높아지며 원자재 가격 반등

대통령 탄핵안 하원 통과를 두고 브라질 경제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1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하원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현지에서는 기업 친화 성향의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당수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정권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브라질 경제 전망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이번 탄핵안 가결로 브라질 경제 침체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면에서는 긍정적 기대감도 나온다. 그러나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 연정을 진행했던 만큼 큰 차이는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선 원자재 가격 상승은 브라질 경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브라질 경제는 최근 수년간 침체를 경험하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반등하고 있다. 브라질은 철광석과 원유 등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국제유가 하락에 큰 타격을 받았다. 최근 유가는 바닥을 확인한 모습이다.

정치적 불안감이 단기적으로는 커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업 친화적 정권의 등장이 호재가 될 것이란 시각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진호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경제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주식, 채권, 환율의 트리플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제기되면서 최근 추가 상승 탄력은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6개월간 브라질 헤알화 환율 추이 / 그래프=시사비즈 작성

브라질 주가는 1월 저점 대비 30% 넘게 상승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는 3월 중에만 약 9%가량 상승했다. 신흥시장 통화 가운데 가장 큰 상승 폭이다. 18일 기준 원/헤알화 환율은 헤알당 325.92 달러로 연초 대비 약 8.5% 가량 올랐다.

대표적인 브라질 투자 상품인 브라질 국채도 올해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 10년만기 채권 수익률은 올해 초 16.5% 넘는 수준이었으나 3월말에는 13% 수준을 기록중이다. 

덕분에 기존 투자자들은 양쪽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해외 투자 시 이익은 투자 대상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과 해당 통화의 가치 변동에 따른 손익을 합친 것이다. 예를 들어 브라질 국채에 투자했다면 브라질 국채 만기 수익률에 브라질 헤알화 가치변동에 따른 환차익이 추가된다. 

그 동안 브라질 국채는 국내에서 악명 높은 투자 상품이었다. 브라질 경제가 상승하던 지난 2011년부터 10%가 넘는 채권수익률을 제시하며 주목받았다. 여기에 이자수익에 전액 비과세 혜택이 부여되면서 각광받았다.

그러나 2012년 이후 브라질 경제가 하락하면서 헤알화 약세에 투자자들은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채권수익률은 고정돼 있더라도 환손실이 컸던 탓이다.

이 때문에 최근 판매된 브라질 국채는 환헤지가 포함되기도 했다. 지난 3월 미래에셋대우증권에서 판매한 브라질 채권은 환헤지 계약을 통해 환율 변동성을 없앴다. 그런데 이 기간 브라질 헤알화는 5% 가량 강세를 보여 환헤지를 하지 않은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얻었다. 

2014년 이후 브라질 국채 및 정책금리 추이 / 자료=미래에셋대우증권

한편 브라질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을 내고 있다. 설정액 상위 5개 채권형 펀드들은 모두 연초대비 5% 이상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미래에셋 브라질멀티마켓증권자투자신탁은 연초 이후 7%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설정 후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브라질 금융시장은 최근 정치적 변동성의 영향을 크게 받았는데 이 부분은 예상하기 어려운 면이 크다"며 "장기적으로는 브라질 경제가 상승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나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브라질 채권에 영향을 주는 헤알화 환율은 연초대비 크게 상승한 상황이고 브라질 금리도 생각보다 빠르게 하락했다"며 "지금 투자하기 보다는 변동성이 강해졌을 때 투자 기회를 잡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설정액 상위 국내 브라질 채권형 펀드 수익률 / 표=NH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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