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산업, ‘시밀러' 넘어 ‘베터’에 집중
  • 윤민화 기자 (minflo@sisapress.com)
  • 승인 2016.04.2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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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바이오베터, 바이오신약 등 개발에 몰두
국내 제약, 바이오업체들이 바이오시밀러, 바이오베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사진=시사비즈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간 시장 경쟁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제약업계는 이미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바이오베터, 바이오신약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수요가 올라가는 만큼 많은 전통제약사, 바이오기업, 대기업 가릴 것 없이 바이오시밀러, 바이오베터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바이오베터는 기존 바이오의약품의 효능, 안전성, 편의성 등을 개선한 의약품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6일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항체 바이오시밀러 중 처음으로 인플렉트라(성분명: 인플렉시맙)의 시중 판매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인플렉트라는 미국 내 판매를 허가 받은 두번째 바이오시밀러다. 향후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셀트리온 인플렉트라의 미국 출시를 계기로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 12일 미국 FDA로부터 헌터증후군 치료제 바이오베터 헌터라제에 대한 임상 2상 진입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헌터라제는 미국 샤이어의 바이오 신약 엘라프라제의 효능을 개선한 약품이다. 지난 2014년 출시 2년만에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했다. 녹십자는 항암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베터 MGAH22에 대한 임상 3상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은 당뇨, 성장호르몬, 호중구감소증 등 바이오신약 6개를 개발 중이다. 미국 스펙트럼과 공동으로 호중구감소증치료제 에플라페그라스팀을 개발하며 최근엔 임상 3상에 돌입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11월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와 에페글레나타이드, LAPSInsulin115, LAPSInsulin Combo 3가지를 묶은 퀀텀프로젝트의 라이선스아웃(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지속형 당뇨비만 신약 LAPSGLP/GCG(HM12525A)은 지난 11월 미국 제약회사 얀센에 9억1500만달러로 기술 수출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바이오시밀러보다 바이오신약 개발에 집중한다. 바이오베터와 바이오신약은 비슷한 개념"이라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바이오신약, 바이오베타를 개발 중이다. 일동제약은 최근 바이오벤처사 셀리버리와 세포투과성 파킨슨병 치료제 iPC-Parkin에 대해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3월 밝혔다. 2012년에는 미국 TG테라퓨틱스사와 항체치료제 TGTX-1101에 대한 개발제휴 및 국내 판매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바이오베터와 바이오신약은 엄연히 다르다. 바이오베터는 기존 바이오의약품을 개선한 약품이고, 바이오신약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개발품"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불을 붙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월 유럽의약국(EMA)로부터 엔브렐(성분명:에타너셉트)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에 대한 판매 허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통파트너사 바이오젠은 21일(현지시간)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 1분기(1~3월) 베네팔리의 첫 판매 실적은 2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류머티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SB5, 유방암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SB3, 당뇨병 치료제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SB9 등에 대한 임상3상도 진행하고 있다. 대장암치료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SB8은 임상 1상 중이다.

한편 일부 전문가는 바이오의약품이 아닌 저분자의약품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미카엘 말케비치 엡실론이코노믹스 이사는 “저분자의약품도 개발하면 바이오의약품 같은 효능을 낼 수 있다. 저분자의약품은 바이오의약품보다 사이토카인 폭풍 같은 치명적 부작용이 적다. 제약사들이 바이오의약품 개발에만 몰두하면 저분자의약품 효능이나 시장성을 저평가해 개발에 소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인체에 바이러가 침투했을 때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 분비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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