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에 6.5 지진’ 황당 오보의 재구성
  • 박준용 기자 (juneyong@sisapress.com)
  • 승인 2016.05.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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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6.5는 4.0의 1만배 강도, 전국이 흔들린다”

 

 

5월18일 오후 5시42분께, 국가기간 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속보창에는 이런 뉴스가 떴습니다. 

 

"[긴급]강원도 횡성에서 6.5 지진" 

 

한국에 '대형 재난'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할 무렵 또 후속보도가 떴습니다.

 

"강원도 횡성에서 규모 6.5 지진…산사태 가능성 대피 당부(2보)"

 

작은 땅덩이에서 아무도 느끼지 못한 규모 6.5의 지진. 첫 보도가 나간 뒤 8분여가 지나 이는 '오보'로 드러났습니다. 전말은 이랬습니다. 횡성군은 강원도의 지진 대비 훈련지로 지정됐습니다. 5월16일부터 20일까지 훈련하기로 돼 있었습니다. 훈련과정에서 기상청 직원은 18일 오후 훈련용 통보문을 실수로 관계 기관과 언론사에 배포했습니다. 이를 본 뉴스통신사 등 언론은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속보경쟁을 하며 사건이 커진 것입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5시50분께 각 언론사에 팩스를 보내 "이 내용은 재난대응 안전한국 훈련 관련 내용이 잘못 발송된 것"이라며 "업무에 불편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연합뉴스도 이후 전문을 취소하고 다음과 같은 사과문을 냈습니다. 

 

 "해당 내용을 알리는 기상청 지진 통보문을 토대로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 기사는 오보로 판명났습니다. 기상청이 '재난대응안전한국 훈련' 내용을 실제 상황인 것처럼 언론사에 통지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기사 전문을 취소했습니다. 국민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재난 소식을 신속히 전달하려는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6.5 지진은 곧 대형재난…시민, 놀란 가슴 쓸어내려

 

시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이었습니다. 리히터 6.5 규모 지진은 말 그대로 '대형재난'을 뜻합니다. 국내 기상청 관측 이래 최대 규모기 때문입니다. 기상청이 1978년 한반도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리히터규모 5를 넘는 지진은 단 6번 뿐이었습니다. 이중 가장 강도가 센 사례도 북쪽에서 발생했습니다. 평안북도에서 1980년에 발생한 리히터 규모 5.3의 지진이었습니다. 

 

지현철 지진연구센터장은 규모 6.5로 지진 훈련 전문이 발송된 사건을 두고 "기상청이 국내 지진 내진 설계 기준으로 대비해야할 재난을 규모 6.5 지진으로 설정해 훈련하려 했던 것 같다. 오보가 나가는 바람에 큰 혼란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지 센터장은 지진보도가 나간 뒤 기상청이 이를 정정하기 전에 오보인 것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무도 느끼지 못해서죠. "리히터 규모 6.5지진은 전국에서 느낄 수 있다. 강원 횡성에서 지진이 났어도 서울의 사무실 꽃병이 떨어지는 등 혼란이 일어났을 것이다. 내가 있는 곳이 대전인데 이곳에서도 안 느껴질 정도면 4.0 이하라고 판단했다. 기상청에서 먼저 잘못한 것은 맞지만 흔들림을 느끼지 못하고 리히터 규모 6.5지진이라고 보도한 것도 잘못된 부분이 있다." 

 

지 센터장은 규모 4.0만 해도 전국이 놀랄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규모 6.5는 4.0과 비교할 수 없다고 합니다. "숫자는 2.5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6.5는 4.0 보다 약 1만 배 정도 규모가 크다는 뜻이다. 규모 숫자 1이 높아질 때 마다 지진 강도는 32배 세다는 뜻이다. 이번 오보는 사람들이 대형 지진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벌어진 일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규모 6.5의 지진이 나면 어떨까요. 아래 보도를 한 번 참고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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