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뿌리고, 드론 띄우고···미세먼지 잡기 위한 지구촌 각국의 아이디어
  • 김경민 기자 ()
  • 승인 2016.05.3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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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연일 한반도 상공을 뿌옇게 뒤덮는 요즘이다. 경유차, 중국발 스모그, 화력발전소, 심지어 숯가마 찜질방에 고등어구이까지도 미세먼지의 발생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그런데도 전문기관과 정부부처는 별 뾰족한 해결책 없이 제각각의 통계를 내놓으며 미세먼지의 원인을 찾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미세먼지를 두고 벌어지는 논란은 세 가지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경유값과 화력발전소, 그리고 환경부담금 등이다.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고 깨끗한 하늘을 다시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미세먼지의 해결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갈린다. 아예 발생 자체를 줄이는 방법과 이미 발생한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대기를 정화시키는 방법이다. 물론 가장 좋은 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가까운 전자의 방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후자의 방법 역시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미세먼지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면야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이 문제는 한 세대를 뛰어넘는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바람직한 것은 앞선 두 가지를 혼용한 ‘투트랙(two-track)’ 전략이다.

미세먼지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황산가스·질소산화물·납·오존·일산화탄소 등을 포함한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고, 세계 각국 정부들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지난 10년 간 빠른 공업화를 겪은 중국과 인도에서는 고농도 스모그와 도심지역 분진 문제가 국가적 이슈로 떠올랐고, 무분별한 개발의 역사를 밟은 일부 아프리카 지역 역시 대기오염 상태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자, 이쯤에서 한 번 알아볼 필요가 있다. 다른 나라들은 미세 먼지 제거를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지.

□ 일단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물’

대기 중 미세먼지의 농도를 낮추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물로 씻어내는 것이다. 고인 빗물을 고층 빌딩 옥상에서 스프레이 형식으로 뿌리는 방법을 사용한다. 물을 뿌려 흙먼지를 잠재우자는 것인데, 도로분진을 제거하는 살수차와 같은 원리다. 이 방법은 미국 환경보호국 소속 물리학자인 사오차이 위 박사가 2014년 환경과학학술지 ‘환경화학 레터스(Environmental Chemistry Letters)’에서 제안한 아이디어다. 주목할 것은 사용하는 물이 빗물이라는 점. 물의 재활용이기 때문에 비용면에서나 환경면에서나 효율적이다.

산불 진압 등에 사용되는 인공강우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인공강우를 이용한 미세먼지 대책은 2013년 중국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인공강우는 비행기나 로켓, 지상발생기 등을 이용해 강우촉진제를 쏘아 올려 빗방울이 맺히게 하는 원리다. 미세먼지가 ‘구름 씨’ 역할을 하고, 강우촉진제로 쓰이는 요오드화은이 구름 씨를 중심으로 공기 내 수증기를 뭉치게 만들어 빗방울을 만들어 낸다. 이 방법은 비용이나 효과에서 현실성이 떨어져 지금까지 사용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드론 띄워 미세먼지 잡기

드론(무인항공기)을 활용한 방안도 제기됐다. 온라인 IT매체인 ‘21세기테크’(http://www.21stcentech.com/)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14년 중국 군수업체인 AVIC(Aviation Industry Corporation of China)와 계약을 체결해 대기 중 미세분진을 정제해버리는 드론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드론은 패러포일(날개가 달려 조종 가능한 낙하산)이 달려 있어 스모그를 정제시킬 수 있는 화학물질을 700kg까지 싣고 날아오를 수 있다. 이 화학물질을 공중에서 뿌리면 드론 반경 5km 내의 대기 중 미세먼지가 응고돼 지면으로 후두둑 떨어지는 원리다. 아직까지는 실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방법도 있다. 드론에 미세먼지 제거 필터를 실은 뒤 공중에 띄우는 것이다. 이 방식은 수십, 수백 대의 드론을 띄워 이 드론이 운행하는 공간의 대기를 정화시키는 일종의 규모를 활용한 아이디어다.

□ 정전기로 지면에 달라붙게 하기

이것도 그럴 듯하다. 네덜란드 발명가인 단 로세가르더는 땅속에 코일을 묻은 뒤 정전기장을 발생시켜 미세먼지가 땅에 달라붙도록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풍선 표면이나 플라스틱 물체의 표면에 먼지가 잘 달라붙는 것과 같은 원리를 전 지면에 활용하자는 얘기다. 로세가르더는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지난해 ‘스모그프리타워’를 공개하기도 했다. 스모그프리타워는 약 7m 높이의 탑에 전기적 성질을 띤 이온을 붙인 먼지 입자를 장착, 전극을 이용해 미세먼지를 끌어당기도록 고안됐다. 이 탑은 시간당 3만m³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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