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꿈’ 이루려면 말 한마디도 신중해야지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press.com)
  • 승인 2016.06.08 15:29
  • 호수 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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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구의역 사고 관련 트위터 글로 여론 뭇매 맞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온라인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작업 중 사망한 김 아무개씨(19)를 추모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던 것이 화근이었다. 안 대표는 논란이 된 트위터 글을 수정하고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뒤늦게 약속했다. 

 

안 대표는 5월30일 오후 9시49분쯤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고인이 된 김씨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20살도 채 되지 않은 젊은이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수많은 사람의 안전을 지키는 일을 하다 당한 참담한 일”이라고 애도했다.  

문제는 오후 9시50분에 두 번째로 올린 글이었다. 안 대표가 “조금만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지도 모른다”는 글을 올리자 온라인에서는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대부분의 네티즌은 안 대표의 ‘여유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금 더 여유를 가지면 찾을 수 있는 ‘덜 위험한 일’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냐는 반응과 “문제의 본질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안 대표가 수정한 트윗 글은 6월2일 오후 3시 현재 282회 리트윗(RT)되며 온라인을 달궜다. 

 

“문제 본질 파악 못해” 여론 들끓어

홍성태 상지대학교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안철수는 노동자를 노예로 여기는 나쁜 사회의 문제점을 전혀 모른다. 그의 새정치가 엉터리 헌정치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정준영 전 청년유니온 정책국장도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일자리’여도 일하다 목숨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크게 번지자 안 대표는 트윗을 삭제하고 같은 날 밤 10시20분쯤 새로운 글을 올렸다. 그는 “앞으로도 누군가는 우리를 위해 위험한 일을 해야 한다.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위험을 줄여줘야 한다. 그것이 우리 모두가 할 일이다. 아픈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안 대표는 김경록 당 대변인을 통해 “진의가 잘못 전달될 수 있겠다 싶어서 트위터 글을 수정했다. 중요한 건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제도화하는 것이다”고 해명했다. 5월31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사고 현장을 찾아 조의를 표했지만 안 대표는 현장 방문 계획을 잡지 않았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사고 현장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악화된 온라인 여론을 잠재우기엔 늦었다. 네티즌은 안 대표가 지웠던 원본 트윗 글을 리트윗하며 안 대표를 꼬집었다. “이렇게 만든 시스템이 문제인데 ‘여유가 없어서’라니”(@YeXXXX), “결코 당대표가 할 말은 아니다”(@cbhXXX) 등의 비판이 봇물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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