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교사에 쏟아지는 관심…외딴 관사가 무섭다”
  • 박준용 기자 (juneyong@sisapress.com)
  • 승인 2016.06.0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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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벽지 근무 여 교원들의 고충

 

 

“언론에 화제가 돼서 그렇지, 이런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들었어요.”

신안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터지자 교육부는 부랴부랴 서울ㆍ광주ㆍ대구를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 도서․벽지에 6556명의 교원이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 여교사는 절반인 3000여명 정도다.

도서벽지에 홀로 사는 여교사들은 ‘신안 교사 성폭행 사건’을 어떻게 봤을까. 그들은 사건에 구조적 문제가 숨어있다고 했다. 교사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부분은 지역의 ‘폐쇄성’이다. 도서지역에서 근무했던 한 여교사는 ‘폐쇄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도서 지역에서 두 곳을 근무했다. 지역마다 폐쇄적 지역 공동체 문화가 있다. 그런데 그 문화가 잘 형성돼 있으면 문제없다. 오히려 선생님을 존중하는 풍토가 도시보다 강한 곳도 있다. 하지만 그 반대인 경우가 문제다. 지역의 학부모나 유지들이 고생이 많다며 밥 사주겠다고 하는데, 이것을 거절하면 ‘버릇이 없다’는 식으로 된다. 결국 비공식적인 자리가 만들어지고, 술자리까지 이어지면 불편한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다.”

또 다른 교사도 소규모 지역사회 탓에 ‘원하지 않는 자리’에 참석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작은 사회에서는 학교 교장선생님이 학부모, 지역 인사와 교류하는 일이 잦다”면서 “이런 경우에 후배 여교사와 동석하는 일이 있다”고 했다. 

산간벽지에서 홀로 거주하는 한 여교사는 소규모 지역사회에 젊은 여교사가 갔을 때 쏟아지는 주변의 관심을 이야기했다. 그는 “시골은 노년층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다. 아무래도 젊은 여교사가 혼자 가면 관심의 대상이 된다”면서 “지역 시민들 입장에서는 친목 도모와 선의로 관심을 보이는 것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런 관심이 부담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외딴’ 관사도 고충 요소다. 경남 산간지역에 근무하는 한 여교사의 증언이다. “벽지가 아니더라도 시골 학교에는 대체로 사택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사택이 학교와 떨어진 외진 곳에 있어 위험하기도 하고 건물이 오래돼 곰팡이가 피는 등 문제가 있다. 근처에 가로등도 없어 어두운 경우가 다반사다.”

경남지역 소도시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여교사는 “시골학교에서는 여교사에게 관심이 집중되지만 방범창등 안전장치는 반대로 허술하다. 관사도 독립돼 있다”며 “학부모에게 당한 피해는 아니지만 예전에 여교사 홀로 거주하는 관사가 침입 피해를 입은 적이 여러 번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도서지역에서 생활하시는 선생님들은 관사가 낡아서 안전 문제가 크다고 하소연을 한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의 전언이다. “특히 도서지역에서 외롭게 있어서 남자 교사도 무서워하는 독립 관사가 큰 문제다. 위험한 일을 당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통합형 관사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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