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⓵] 브렉시트는 왜 등장했을까
  • 김경민 기자 (kkim@sisapress.com)
  • 승인 2016.06.1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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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3일은 세계 경제에 중요한 날이 될 것 같다. 이날은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 여부를 결정지을 영국의 국민투표가 열린다.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글로벌 경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분위기다. 브렉시트 이후 금융․경제 분야 등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을 염두에 두고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쪽으로 관심이 몰리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ed)는 6월15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현 기준금리인 0.25%∼0.50%가 유지된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대해 “오늘의 결정에 감안된 요인들 중 하나”라고 말했다. 브렉시트가 국제 금융시장의 경제․금융조건에 결과를 미칠 수 있는 결정이라고 본 것이다.

6월16일 정오(현지시각) 무렵 엔-달러 환율은 105엔 선이 붕괴됐다. 엔-달러 환율이 105엔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 2014년 9월 이후 처음있는 일로 최근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인 엔화로 투자가 몰리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 연준이 전날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도 이런 엔화 강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가 국민투표에서 어떻게 결정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미 그 가능성만으로도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셈이다.
 

2016년 2월 19일 브뤼셀에서 열린 EU정상회의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발언을 하고 있다.
브렉시트 왜 나왔나?

브렉시트는 왜 등장했을까. 올해 4월 중순까지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EU잔류파(브렉시트 반대)가 탈퇴파(브렉시트 찬성)를 앞서 왔다. 하지만 지난 6월초부터 탈퇴파의 비중이 점점 커지더니 브렉시트 현실화 역시 그 가능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영국은 다른 EU회원국과는 달리 파운드화라는 독자적인 화폐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EU회원국이기 때문에 EU가 결정한 법률이나 재정 정책을 의무적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영국민의 불만이 높았다. 특히 2012년 그리스․스페인 등 디폴트 위기에 빠진 다른 EU회원국들에 대한 재정 지원, 그리고 닥친 EU의 재정위기는 악감정을 증폭시켰다. 영국 역시 재정 분담금을 떠안았고 여기에 EU 정책에 따라 난민도 대거 받아들이면서 실업률이 증가했다. 최근 브렉시트 찬성파들은 ‘이민’ 문제를 내세우며 반격에 성공하고 있다.

여기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EU 협상’에 대한 자신감이 의도치 않게 상황을 끌고 갔다. 지난해 총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한 캐머런 총리는 총선 당시 브렉시트를 내세워 국민적 지지를 얻었다. 그는 지난 2월 EU와의 협상에 돌입해 영국의 EU내 ‘특별 지위(special status)’를 획득했다. 영국이 독자적인 정책 결정을 하는 게 가능해졌는데. EU와의 협상에서 자신감이 붙자 캐머런 총리는 선거 때의 말과 달리 브렉시트 반대로 돌아섰다. EU 회원국으로 남아서도 영국 경제에 유리한 협상들을 끌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의 자신감이 그의 의도와는 다르게 EU 탈퇴라는 결과를 낳을 지도 모르는 상황이 돼가고 있다. 6월6일 발표된 3개의 여론조사에서는 처음으로 탈퇴파가 잔류파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브렉시트 찬반투표의 확실한 결과를 점치긴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어디까지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전망일 뿐이며 이조차도 잔류와 탈퇴에 관한 지지세가 오차범위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영국 정부는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브렉시트 지지율, 즉 EU 탈퇴를 찬성하는 지지세가 상승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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