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비무장지대)에서 세계가 직면한 위협 인식했다”
  • 미국 뉴욕=조유빈 기자 (you@sisapress.com)
  • 승인 2016.06.24 10:48
  • 호수 1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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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결의안’ 등 한국 관련 활동 펼친 댄 버튼 前 미국 연방 하원의원 인터뷰

 

 

댄 버튼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


댄 버튼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은 20대에 선출직 의원에 도전해 1967년 인디애나주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주 상원의원을 거쳐 1983년부터 2013년까지 공화당의 14선 연방 하원의원으로 활약하면서 하원 외무위원회와 정부개혁 및 감독위원회에서 왕성한 의정활동을 해왔다. 인권 문제에도 관심이 많아 인권탄압 방지를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했다. 현재는 세계평화의원연합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 일본군 강제위안부 결의안 만장일치 통과를 주도하고, 미국 지명위원회(BGN)의 잘못된 독도 표기를 원상복귀시킨 주역인 댄 버튼 전 의원은 현역이 아닌 지금도 ‘한국통’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교류단으로 한국을 방문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한반도 정세와 한·미 동맹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또 같은 달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실을 예방해 당시 외통위원장이던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과 남북, 한·일 관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올해 2월에는 한국 DMZ와 임진각 등을 방문해 ‘제5유엔사무국이 한국에 유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6월4일 미국 뉴욕에 위치한 뉴요커호텔에서 만난 댄 버튼 전 의원은 한·미 동맹과 북한 문제에 대해 여전히 큰 관심을 보였다.

 


한반도 비핵화 적극 지지


젊었을 때부터 인권운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진 댄 버튼 전 의원은 20대 시절부터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해왔다. 그는 의원이 된 후 소련과 중국 등 공산주의의 문제점을 국회에서 거론하는가 하면 세계반공연맹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가해 강연을 하기도 했다. 미국 독립 200주년 기념으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 주최한 양키스타디움 대회가 뉴욕에서 열렸을 때 댄 버튼 전 의원도 그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반공과 평화 사상, 가정의 가치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회고했다. 


반공 사상에 대한 관심은 공산국가인 북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외교위원회에서 30년 이상 일을 한 그가 느낀 북한의 가장 큰 문제는 ‘핵무기 확산’이었다. 그는 북한에 대해 “김정은이 큰 골칫거리를 만들고 있다. 핵무기 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핵을 운반하는 미사일 기술도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다”며 한국·북한·미국·중국·러시아·일본 간 6자회담(북한 핵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반도 주변국이 참여하는 다자 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과의 전쟁이나 분쟁이 발생해 핵 문제까지 연결될 때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피해를 우려했다. 댄 버튼 전 의원은 “‘김정은의 북한’이 핵을 생산하고 운반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 자체를 막아야 한다. 운반 기술까지 발전하게 되면 한국과 일본은 물론 나아가 미국까지도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영향권에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댄 버튼 전 의원은 지난 2월 워싱턴타임스가 주최하는 ‘진실보도를 위한 탐사여행’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DMZ(비무장지대)를 방문했다. 판문점까지 가서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나누는 이 행사에는 현직 의원들을 비롯해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 미국대사 등 미국의 지도자들도 함께했다. 댄 버튼 전 의원은 “바로 창문 너머에 북한 병사들이 지켜보고 있었다”며 “그런 곳(DMZ)에 가면 세계가 직면한 위협을 인식하게 된다. 우리는 늘 북한을 주시하며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초,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등 한반도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댄 버튼 의원은 이 시기에 열린 ‘평화통일 기원 피스로드 2016 출발식’에도 함께했다. 행사에는 세계 41개국 현직 국회의원 200여 명을 포함해 총 10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댄 버튼 전 의원은 참석자들을 대표해 북한 핵무장에 반대하는 대북 메시지를 발표한 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제5유엔사무국이 한국에 유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인구의 64%에 해당하는 45억 인구가 아시아에 살고 있지만 미주와 유럽, 아프리카 지역과 달리 아시아에는 아직 유엔사무국이 없다. 제5유엔사무국을 한반도, 특히 DMZ 인근에 유치해 북핵 문제 해결과 동북아 평화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미 관계, 약속한 모든 것 이행해야”


댄 버튼 전 의원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활동을 한 공로로 2009년 동국대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국대는 당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 배경에 대해 “댄 버튼 전 의원이 한국을 미국의 주요 군사 동맹국으로 거듭 강조하고 있으며, 코리아 코커스(미국 지한파(知韓派) 의원들의 모임)의 공동의장으로 있으면서 한국의 미국 무기 구매 최혜국 대우, 한·미 동맹 강화, 한·미 자유무역 협정 등 한국의 국익과 직결될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활동을 펼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동국대는 또 “미국 지명위원회가 독도를 ‘주권 미지정 지역(Undesignated Sovereignty)’으로 변경한 지 닷새 만에 부시 대통령의 지시로 독도 표기를 원상회복시킨 것도 댄 버튼 전 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독도 이슈에 대해 한결같은 관심을 보인 덕분”이라고 밝혔다. 특히 댄 버튼 전 의원은 2007년 6월 일본 정부의 치열한 반대 로비에도 불구하고 미 하원에서 ‘일본군 강제위안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주역으로 주목을 받았다. 


댄 버튼 전 의원은 향후 미국 외교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다음 미국 대통령이 어떤 사람이 되더라도 (미국의) 외교정책은 지금보다 약해질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 중국에 그런 부분이 어떤 식으로든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과 일본, 중국이 미국과 강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을 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6자회담에 속한 국가들이 북핵 문제 해결을 비롯한 세계 평화 실현을 위해 교류를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차기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는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이 역내 미군 주둔 비용을 100% 부담해야 한다”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댄 버튼 전 의원은 “미국의 군사력이 예전에 비해 많이 약화된 게 사실이다. 예전처럼 군사력을 세계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이 동맹국이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약속한 모든 것들을 이행해야 하고 군사적인 부분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댄 버튼 전 의원은 중국과 북한의 인권 문제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중국과 북한의 수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가는 등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다”며 “알려지지 않은 문제들이 많다. 언론은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알려지지 않은 인권유린 문제에 대해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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