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이변 없이 롯데홀딩스 주총 승리
  • 한광범 시사비즈 기자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6.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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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제안' 해임안 부결…신동주 "경영쇄신 시간 문제" 공세 예고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이변 없이 승리했다. 신동주(62) 전 롯데호딩스 부회장은 끊임없이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을 소집해 경영권 장악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와 SDJ코퍼레이션 등에 따르면 롯데홀딩스는 이날 일본 도쿄 신주쿠 롯데본사빌딩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정기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이 제안한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에 대한 해임안을 부결시켰다. 이번 주총 결과는 경영권 다툼의 키를 쥐고 있는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가 검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 지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10일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착수한 직후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에 대한 해임안을 정기 주총 안건으로 제안한 바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자신의 요구로 열렸던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에서도 같은 안건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 두 번의 임시 주총에선 해임안을 제안하며 '신 회장에 의한 경영권 탈취'를 주된 이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 주총에선 한국 검찰 수사를 가장 크게 문제 삼았다. 신 전 부회장은 이 과정에서 신 회장과 함께 검찰의 직접 수사 선상에 오른 신격호(95) 총괄회장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이 경영 복귀를 내거는 모순적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서도 롯데가 한국에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에 대해 강하게 문제제기를 했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 측은 "사실 파악에 힘쓰는 동시에 수사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한 시점에 설명하겠다"고 답하며 직접적인 해명을 삼갔다.

종업원지주회는 롯데홀딩스 2대 주주(27.8%)로, 롯데홀딩스 10년차 이상 직원 130여명이 소속돼 있다. 롯데홀딩스 지분 구조 상 종업원지주회 지지에 따라 롯데그룹 전체 경영권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현재 종업원지주회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3월 임시 주총을 앞두고는 직원 1인당 2억 5000만엔(약 25억 원) 상당의 당근책도 제시하기도 했다. 롯데홀딩스 상장 후 일부를 종업원지주회 소속 직원들에게 나눠준다고 밝힌 것. 현재는 자율적인 주식 매매 권한 없이 경영진 뜻에 따라 액면가(50엔)로만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종업원지주회의 의결권 행사 방식상 신 전 부회장의 노력은 파급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종업원지주회 의결권은 종업원지주회 이사진 의결에 따라 이사장 1인이 행사한다. 이사진은 롯데홀딩스 경영진이 직접 임명한다. 즉 종업원지주회 의결권이 경영진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구조인 것이다. 신동빈 회장도 롯데홀딩스 장악에 앞서 종업원지주회 이사진을 우호적인 인사들로 바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은 의결권 행사 방식을 규정해놓은 종업원지주회 정관 변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업원지주회 내부 반발 유도를 통해 최종적으로 소속 직원들 의사에 의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게 한다는 것. 신 전 부회장 측은 이를 위해 그동안 지속적으로 종업원지주회 소속 직원들에 대한 개별 접촉을 끊임없이 시도해왔다.

하지만 그동안 이 같은 노력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부회장 측 한 인사는 "먼저 우리에게 연락을 해오는 몇몇 사람을 제외하곤, 우리가 나서서 접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검찰 수사로 신 회장 체제에 대한 불만을 갖게 된 종업원지주회 직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인 범죄에 대해 한국보다 훨씬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도 이날 주총이 끝난 후 "주총에서 제안이 통과되지 않은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다음 임시 주총에선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현 경영진은 혼란스러운 상태 속에서 어떻게든 헤쳐 나갔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지만 그 잘못된 부분은 명백하며 경영쇄신 실현까지는 시간문제"라고 자신했다.

또 주총 후 SDJ 코퍼레이션을 통해 "불법적인 경영권 찬탈 과정, 한국에서의 비리 사실을 깨달은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이 속속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적절한 시점이 되면 회원들 스스로 현재의 불합리한 종업원지주회 의결권 행사 구조를 변경하고자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은 향후 롯데홀딩스 최대주주(28.1%)인 광윤사 대표이사 자격으로 향후 지속적으로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이른바 '무한 주총'을 통해 경영권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주총 결과로) 현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신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당면한 어려움 속에서도 현 경영진이 이뤄낸 경영성과를 주주들이 인정한 결과"라며 신 회장에 대한 종업원지주회 지지가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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