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만에 1400만 달러 매출 올린 '포켓몬 고(GO)'
  • 김회권 기자 (khg@sisapress.com)
  • 승인 2016.07.13 15:5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각 같아서는 이 기사를 쓰는 지금도 포켓몬을 잡을 수 있는 속초로 달려가고 싶다. 그 정도로 '포켓몬 고(GO)'는 흥미를 갖게 하는 게임이다. 현재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에서만 제한적으로 공개됐지만, 지도 데이터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에서 이미 그 인기가 폭발적이다.

공개 그 자체만으로도 글로벌 대히트를 하고 있는 포켓몬 고. 개발사인 나이언틱과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닌텐도 모두 아직까지는 공식적인 매출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게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포켓몬 고의 성공을 바라보며 저마다 숫자를 예측하고 있다.

이 정도 열광의 서막을 연 게임이라면 어느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까. 포브스 저팬의 기사는 그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인 센서타워에 따르면 포켓몬 고는 미국에서만 최소 750만 다운로드(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의 총합)을 달성했다고 한다. 또 다른 데이터도 있다. 포브스 저팬은 7월12일, 게임 리서치업체인 '슈퍼데이터'의 자료를 빌려 포켓몬 고의 매출을 전했다. 포켓몬 고는 전체 모바일 플랫폼에서 이날까지 총 1404만 달러(약 16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한다. 일부 국가에만 공개된, 완전한 초기 단계나 다름없는데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매출을 기록한 건 놀라운 일이다. 나이언틱은 2012년부터 '인그레스'(Ingress)라는 증강현실을 이용한 위치 기반 게임을 서비스해 오고 있는데 지금까지 거둔 총 매출은 약 110만 달러(약 12억 6000만원)로 추정된다. 이것과 비교해도 포켓몬 고가 얼마나 압도적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에서만 750만명 이상이 다운로드한 포켓몬 고는 기본적으로 무료 게임이지만 게임 내에 과금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어떻게 플레이할지는 사용자의 자유지만 좀 더 많은 포켓몬을 획득하려면 아이템을 구입하는 게 훨씬 유리해진다. 구입 후 목표한 곳까지 걸어가면 알이 부화해 포켓몬이 나오는 아이템도 있고, 포켓몬을 잡기 위해 날리는 포켓볼도 구매해야 한다. 유료 아이템의 단골인 경험치 2배 증가 아이템도 준비돼 있는데 이런 걸 구입하려면 코인을 구입해 사용할 수 있다.

글로벌 서비스가 시작해 유럽과 일본, 중국, 한국 등에서 포켓몬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게 된다면? 포켓몬 고의 매출이 어느 선까지 도달할지는 상상할 수도 없다. 닌텐도와 나이언틱이 얻을 숫자는 그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런 숫자는 닌텐도의 핵심 사업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닌텐도는 지금까지 휴대용 하드웨어(게임기)에서 닌텐도 DS라는 독보적인 아이템을 가지고 있었다. 그 덕에 모바일 영역으로 진출하는데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이번 포켓몬 고의 시도와 성공,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융합이라는 테마가 글로벌 히트를 때리면서 자신의 역량을 증명해냈다. 닌텐도 DS가 낳은 추종자들을 스마트폰 게임에서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바로 그 자신감이다.

보통 하나의 스마트폰 게임이 성공하면 다른 앱 개발자들은 비슷한 게임을 만들어내곤 했다. 그러나 포켓몬 고는 그러기도 쉽지 않다. 일단 '포켓몬'이라는 엄청난 지명도를 가진 파워 캐릭터가 필요하다. 또 나이언틱은 여러 해 동안 인그레스를 통해 증강현실과 위치 기반을 활용한 노하우를 쌓아왔는데 이것도 필요하다. 이런 친숙함과 혁신의 조합을 다른 게임들이 따라할 수 있을까? 쉽지 않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