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필요한가① 美 정부·의회 보고서 통해 본 사드와 MD
  • 유지만 기자·김헬렌 인턴기자 (redpill@sisapress.com)
  • 승인 2016.07.26 09: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가 경북 성주에 배치하기로 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정부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MD)’ 구축을 위해서는 사드가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지만, 미국 내의 생각은 우리 정부와 다른 것으로 보인다. 시사저널은 김종대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미국 의회 산하 회계감사국(GAO)이 지난해 5월 발간한 미사일 방어(MD) 관련 보고서와, 올해 2월 미국 정부가 작성한 ‘2017회계연도 국방예산 정부 제출안’ 원문을 단독 입수했다. 보고서에 등장한 사드 관련 내용 중 일부는 김 의원이 7월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질의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내놓은 보고서가 사드만을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내에 배치될 사드 포대에 대한 정보는 얻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보고서에는 미국이 구상하고 있는 MD의 일부를 담당할 사드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지에 대한 대략적인 계획이 담겨 있다. 보고서 중 사드가 언급된 부분의 핵심은 2025년이 되면 사드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점이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되며 “북핵 위협 대비가 아닌, 미국 MD에 편입되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재 정부는 사드의 효용성과 관련된 모든 질문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그 문제는 보안상의 이유로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정확하게 아는 것도 없이 사드 배치를 결정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현재 사드 문제는 배치 지역으로 선정된 성주뿐만 아니라 여의도에서도 한창 논란이다. 여야는 모두 ‘국익’이란 이름 아래 사드 찬·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7월18일 태평양 괌 미군기지에서 한국의 국방부 관계자들과 취재진이 사드 포대를 살펴보고 있다.

 


“미국, 전 세계 사드 통합 계획”


사드의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드가 정부의 주장대로 ‘북핵 위협 대비용’으로 쓰이기보다는 ‘미국 MD 체계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미 의회 산하 회계감사국(GAO)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사드를 ‘사드 2.0’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현재 구축한 사드는 ‘사드 1.0’으로, 하드웨어적인 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포대와 요격탄 등 하드웨어 개발에 관련된 부분이 주를 이룬다. 다음은 보고서 중 ‘사드 2.0’에 대해 기술한 부분이다.

 

There are two THAAD configurations-1.0 and 2.0. THAAD 1.0 is a production effort for the batteries, interceptors, and hardware. THAAD 2.0 is primarily software development intended to expand capability to defend against threats in multiple regions and at different ranges and increase integration with other BMDS elements.

(1.0과 2.0 두 가지의 사드가 있다.- 사드 1.0은 포대와 요격탄, 그리고 하드웨어의 생산을 위한 노력이다. 사드 2.0은 주로 복합적인 지역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미사일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다른 BMDS(탄도미사일방어시스템)와의 통합을 위한 소프트웨어의 발전을 지향한다.)

이어 미국은 이 같은 계획을 2025년까지 완성한다는 계획까지 잡았다. 보고서의 다음 내용 중 일부다.

 

The first four THAAD batteries have been made available for operational use. THAAD 2.0 is developing multiple software builds adding incremental capability with plans for full operational capability in fiscal year 2020. MDA plans to equip a total of seven batteries through fiscal year 2025.

(첫 4개의 사드 포대는 작전 운용에 사용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정기적으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다중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사드 2.0을 2020회계연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미사일방어청(MDA)은 7개의 사드 포대를 2025년까지 갖추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GAO 보고서의 내용대로라면, 전 세계에 있는 사드 포대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 통합되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러한 내용은 미국의 ‘2017회계연도 국방 예산 제출안’에도 등장한다.

 

THAAD has completed the development of the THAAD 1.0 configuration and is developing the THAAD Build 2.0 capability. Continued development and integration will provide enhanced debris mitigation capability, improved interoperability with other BMDS elements, and training devices to support the THAAD Institutional Training Base.

(사드는 ‘사드 1.0’ 배치와 관련된 개발을 끝냈고, ‘사드 2.0’ 기능을 발전시키는 중이다. 계속된 ‘발전과 통합’을 통해 목표를 제거하는 기능을 강화시키고, 다른 탄도미사일방어체계와의 상호운용능력을 개선하고, 사드 기관 훈련기지를 제공할 것이다.)

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사드 체제를 자국의 무기 시스템 안에 계속해서 통합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Continue development of Phase II debris mitigation functionality and integrate into the weapon system to improve interoperability with other BMDS elements.

(페이즈2(Phase II) 표적 제거 기능성 개발을 계속하고, 다른 탄도미사일방어체계와의 상호운용성을 높이기 위해 무기 체계에 통합시킨다.)

보고서의 내용대로라면, 미국은 향후 10년 내에 사드를 비롯한 미사일방어체계를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보고서 내용을 처음으로 언급한 김종대 의원도 “미국에서 이렇게 한다는 계획이 나와 있는데 한국만 ‘그렇지 않다’고 외치고 있다. 가장 강력한 우방이라는 미국 의회가 발간한 보고서의 내용도 부정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이 내용을 보고받은 적 있나”라고 물었다. 그는 또 “미국의 중앙 컴퓨터가 전 세계 미사일방어(MD)를 관장하게 되고 한국에는 그 시스템의 단말기 중 하나가 배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장관은 이에 대해 “미국이 미사일방어체계를 만드는 데 있어 구성되는 자산이 여러 가지 있지 않나. 한국에 배치되는 사드는 대한민국 보호를 위한 사드지 미국 보호 방어체계라고 보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며 즉답은 피했다. 한 장관은 또 “일반적으로 MD에 참여한다는 것은 한국과 미국 양국이 양해각서(MOU)를 맺고 미사일의 생산·배치·운용·교육·훈련 등 모든 스펙트럼을 함께하는 것을 뜻한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럴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사드 필요한가② 요격 범위·능력 논란에 휩싸인 사드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