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램 뮤지컬로 다시 보는 인기 만화”
  • 민보름 시사저널e. 기자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8.01 14:12
  • 호수 1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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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스토리에 3차원 입체기술 입혀… 전용 상영관 ‘K-라이브’도 인기

소극장 한편에서 어린이가 칼을 휘두르자 동작은 곧바로 홀로그램 영상으로 실현됐다. 영상 속에선 칼끝이 부딪칠 때마다 불꽃이 튀었다.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 기술이 보는 이를 홀로그램 속 주인공으로 만드는 순간이다.

 

KT가 자사가 보유한 홀로그램 기술에 메이플스토리 캐릭터를 입혀 화제다. 메이플스토리는 게임업체 넥슨이 2003년 출시한 유명 역할수행게임(RPG)이다. 게임 성공 후 서울문화사는 2004년부터 게임을 만화책으로 출시했다. 13년 동안 만화는 84권까지 발간됐고 지금까지 총 1800만 부(누적 부수)가 팔렸다. 이번 ‘영웅의 탄생’을 주제로 제작된 홀로그램 뮤지컬 내용은 1권부터 14권까지이다. 현재 메이플스토리 IP(지적재산권)는 넥슨과 서울문화사가 공유하고 있다. 이미연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 상무는 “기본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때 유명 IP 쪽으로 접근하려 한다”며 “일반 대중은 처음 홀로그램을 접하면 생소하게 느끼지만 이미 알고 있는 캐릭터나 싸이·빅뱅 같은 유명인을 접하면 관심을 갖게 되고 친숙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홀로그램은 3차원 물체가 눈앞에 나타난 것처럼 보이게 해 주는 실감형 미디어 기술이다. KT는 홀로그램 대중화를 위해 2014년부터 동대문에서 ‘K-Live(라이브)’라는 홀로그램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KT는 빅뱅·싸이 등이 등장하는 K팝 공연과 아동용 콘텐츠를 제공해 왔다.

 

메이플스토리는 만화 최초로 홀로그램 뮤지컬이 된 작품이다. KT는 원작 느낌을 살리기 위해 만화를 제작한 서울문화사와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홀로그램 영상 촬영 및 후작업은 닷밀(.Mill)이 맡았다. 이미연 상무는 “서울문화사가 주인공마다 특성을 살리도록 옷 소재나 색깔까지 지침을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홀로그램 드로잉쇼 ‘렛츠고’


 

야외 홀로그램 영상 통화 가능해져

 

홀로그램을 상영하려면 전용 상영관 구축도 필요하다. 현재 KT는 동대문과 광주를 비롯해 지난 2월에는 싱가포르에 K-Live를 개관했다. 내년 3월에는 인천 송도 트리플스트리트몰(Triple Street Mall)에도 전용관이 생긴다. 

 

이와는 별도로 KT는 홀로그램 분야에서 독자적인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우선 45도의 빛 반사를 이용하는 유사 홀로그램 방식을 개선해 일반조명으로 야외에서도 홀로그램을 상영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되면 기존 LTE(4세대 통신기술)보다 1000배 이상 빠른 5G(5세대 통신) 통신망으로 대화 상대를 실물처럼 볼 수 있는 홀로그램 영상통화도 가능해진다. 실제로 KT는 지난 2월 강원도 평창과 서울 광화문 사이에서 홀로그램 영상통화 기술을 시연하기도 했다. 상품을 3차원으로 실현한 홀로그램 사이니지(signage) 등도 차기 미디어 신사업 중 하나다.

 

신기술은 다자간 협력을 통해 콘텐츠로 실현된다. 이번 뮤지컬은 KT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공동 투자해 동반콘텐츠 사업으로 시작했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이 현금 4억원, KT가 현금 2억원과 현물 2억원을 출자했다. 홀로그램 영상 촬영과 후작업은 닷밀(.Mill)이 맡았다. 뮤지컬 음악은 ‘두 번째 달’이라는 음악그룹이, 무대 배경이 되는 아트페이퍼는 홍은하 작가가 작업했다. 송재호 KT 미래사업개발단 단장은 “KT는 원천기술을 통해 다양한 사업자와 IP를 보유한 기업과 관객을 잇는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며 “생태계 근간인 상영관도 지속적으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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