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골프 기량 늘리기
  • 안성찬 골프 칼럼니스트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8.08 14:13
  • 호수 1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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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되기 위한 절호의 기회…장타냐 쇼트게임이냐 선택해 연습

“혹시 연초에 세운 계획은 잘되고 계십니까?”라고 물으면 별로 할 말이 없다. 거창한 계획은 이미 물 건너갔다. 올해는 반드시 80타대를 쳐야지 하고 굳은 결심을 했건만 여전히 보기플레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함께 느끼는 것은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지? 새해가 엊그제 같은데~.” 골프코스도 자주 밟았는데 도통 기량이 늘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그냥 반복해서 라운드만 해서 그렇다. 기량을 확실히 늘리든지, 아니면 스코어를 줄일 뭔가를 해야 하는데,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이리저리 지인들과 어울려 골프를 그냥 ‘재미’로 한 탓이다.

 

박성현이 10번홀에서 세컨드 샷을 날리고 있다.


손에 잡힐 듯한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워라

 

해만 바뀌면 무엇이든 다 잘할 것 같은데 골프는 다르다. 웬만큼 해서는 잘 늘지 않는 것이 골프다. 오죽했으면 1타 줄이는 데 1년이나 걸린다고 했을까. 노트에도 적혀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올해는 ‘싱글’을 하리라고. 잊지 않으려고 형광펜으로 밑줄까지 쳤지만 복권 당첨 안 되듯 역시 ‘꽝’이다. 언제나 그렇듯 ‘굳게 먹은 마음이 사흘을 못 간다’는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되고 만다는 얘기다. 

 

사실 누구나 그렇듯 서 있는 것보다 앉아 있는 것이, 앉아 있는 것보다 누워 있는 것이 편하다. 휴일에 집에 있어보라. 마음 같아서는 조깅이라도 하거나, 가까운 산에 오르고 싶다. 아니면 골프연습장에 가서 클럽을 휘두르든지. 하지만 소파에 누워서 드라마를 보거나 케이블TV에 나오는 영화를 보는 것이 더 즐겁다. 요즘처럼 푹푹 찌는 여름철이면 꼼짝도 하기 싫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움직이고, 안 움직이고는 시간이 지나면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일단 하고자 하는 일을 계속해서 하면 놀라운 일이 생긴다. 그것은 포기하지 않는 인내가 가져다주는 보석 같은 선물이기도 하다. 

 

일단 작은 목표부터 실천하면 좋을 듯하다. 중도에 포기하는 이유는 목표가 너무 허황되거나 높아서이다. 대부분 실패해서 포기하게 된다. 목표를 이루기가 너무 힘들고 멀어서다.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세운 탓에 목표를 향하는 도중에 포기하는 것이다.

 

손에 잡힐 듯한 목표를 세우면 이루기가 쉽다.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도 분명히 해야 한다. 겉보기에 화려하지만 무리한 목표는 완성하기가 어렵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도 처음부터 무식하게 에베레스트부터 오르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아직 늦지 않다. 휴가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작심삼일을 다시 한 번 시작하자. 그런데 기량을 늘리려면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거리가 짧은 사람은 드라이버로 장타를 내거나 우드를 잘 쓰는 법을 터득하고, 파온(par on) 확률이 적은 사람은 아이언 샷을 집중해서 연습하자. 그런데 아마추어 골퍼, 특히 90타를 치는 보기플레이어들은 어차피 파온이 잘 안 된다. 파온은 2~3개만 해도 80타대로 내려온다. 온그린에 어렵다면 그린 주변에서의 쇼트게임과 퍼팅이 관건이다.

 

박성현의 장타 비법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리디아 고(19·캘러웨이)는 한 조를 이룬 한국의 에이스 박성현(23·넵스)의 장타력에 혀를 내둘렀다. 비록 박성현이 최종일 18번홀(파5)에서 2온을 노리다가 볼이 그린 옆 물에 빠져 우승을 놓치긴 했지만 박성현의 드라이버 장타는 놀랄 만했다. 가장 많이 나간 것은 325야드나 됐다. 국내 장타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박성현은 프로 데뷔 때 입스 현상 때문에 한동안 고생을 했다. 드라이버가 자신감이 없어 들쑥날쑥했던 것이다. 방향성이 부정확해지면서 거리도 많이 손해를 봤다.

 

올 시즌 4승을 올리며 독주체제를 갖춘 박성현은 이런 드라이버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놀라운 장타력을 구사하고 있다. 171cm에 가냘픈 몸이지만 강한 허리에 유연성이 뛰어나다. 그의 장타 비결은 2가지. 하나는 몸통 스윙이고, 다른 하나는 백스윙 때 항상 일정한 손 위치를 꼽았다. 

 

사실 박성현의 스윙 스피드가 장타에 한몫을 한다. 평균 97~99마일이다. 최대 105마일의 스윙 스피드로 평균 270야드 이상 볼을 날린다. 지난 6월 열린 롯데칸타타 여자오픈에서는 뒷바람이 살짝 불긴 했지만 310야드를 보내기도 했다. 최경주의 스윙 스피드가 106마일인 점을 감안하면 박성현의 스윙 스피드가 얼마나 빠른지 짐작할 수 있다. 

 

박성현은 몸통 스윙을 한다. KLPGA 투어 데뷔 첫해인 지난해에 드라이버 입스는 몸통 스윙으로 교정하면서 안정감을 되찾았다. 또 백스윙을 팔로 시작하지 않는다. 몸통으로 움직이기에 견고하고 일정한 백스윙이 가능하다. 이는 클럽 헤드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과 연결된다. 몸통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다운스윙과 임팩트가 파워풀하게 이뤄진다. 

 

다운스윙은 히프턴부터 한다. 이미 톱 스윙 때 하체의 이동이 이뤄지기 시작한다. 백스윙 때 꼬아진 히프가 다른 선수보다 힘 있게 풀리면서 폭발적인 파워가 형성된다. 근력이 부족하면 체중 이동을 급하게 하면서 힘을 모을 수 없다. 박성현은 강한 허리를 이용해 버틴다. 다운스윙 때 손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강점이다. 임팩트 때 양발을 모두 지면에 붙이고 있다. 이는 과도한 체중 이동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며 거리와 방향성을 모두 좋게 한다.  


장타 내기 위한 특별훈련

 

특정 부문의 기량을 ‘확’ 늘리려면 조금은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일단 드라이버부터 보자. 프로 혹은 클럽챔피언 등 고수들은 대부분 장타를 친다. 흔히 90타대를 치는 아마추어 골퍼가 드라이버 거리를 250야드나 날린다고 하면 대부분 ‘뻥’이다. 함께 라운드를 해 보면 금방 안다. 자신은 엄청나게 나간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거리를 실측해 보면 특별하게 장타를 내는 사람을 빼놓고는 기껏해야 180~200야드다. 그래서 코스가 조금 긴 골프장에 가면 세컨드 샷에 대개 우드를 꺼내게 마련이다. 그러면 그린에 올릴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들고 결국 쇼트게임으로 승부를 내야 한다.

 

장타는 어떻게 내는가. 처음부터 다시 골프를 배울 수도 없고. 주니어 시절부터 골프를 하지 않은 사람은 장타를 내기 위해서 특별한 훈련을 해야 한다. 일단 교습가에게 장타를 내기 위한 조건과 요령을 배워야 한다. 스카이72골프앤리조트의 ‘노장불패’ 양찬국 헤드프로가 있다. 키가 그리 크지 않다. 1947년생이니까 칠순을 바라본다. 그런데 드라이버가 예술이다. 멀리 똑바로 친다. 스윙아크도 크지 않은데 250야드는 시원하게 날린다. 체중 이동과 드라이버 헤드를 요령껏 던져주는 스윙을 하고 있다. 

 

한국사이언스골프 김동하 원장도 아이언 7번으로 200야드는 가볍게 날린다. 김동하 원장은 40대에 키가 181cm이다. 주니어 시절부터 골프를 해서 그런지 클럽을 던지는 방법과 히프턴을 빠르게 가져가 스윙스피드를 내면서 엄청난 비거리를 자랑한다. 이렇게 주변에는 자신의 신체조건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거리를 내는 고수들이 적지 않다. 이번 휴가철에 거리를 내겠다고 작정하면 이런 장타 내는 법을 아는 교습가들을 찾아가 ‘원포인트 레슨’을 받아보라.

 

물론 배웠다고 당장 비거리가 눈에 띄게 늘어날 리는 없다. 배운 대로 연습을 해야 한다. 자신의 드라이버 스윙을 동영상으로 찍어 수시로 살펴보고,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그 이후에는 연습밖에 없다. 집중해서 선수처럼 피나는 훈련을 해야 기량이 빨리 는다. ‘죽기 살기로’ 해야 싱글이 된다. 한 가지 더 보태자면 거리를 내기 위해서는 체력과 근력운동이 필수라는 것. 한 번만 70~80타대를 치면 그다음부터는 골프가 쉬워진다.

 

 

 

파3 골프장에서 쇼트게임 연습

 

이번에는 쇼트게임이다. 실내나 실외에서 100 이하의 어프로치 샷을 하면 잘 맞는다. 인조매트에서 치면 아이언 샷이 잘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드에 나서면 상황이 바뀐다. 평탄한 곳이 별로 없고, 잔디도 땅에 바짝 붙어 있는 양잔디와 조금 떠 있는 한국형 중지여서 샷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뒤땅을 치거나 토핑을 낸다. 쇼트게임에서 벙커샷과 퍼팅도 중요하다. 아이언 7번부터 배운 아마추어 골퍼들은 퍼팅을 배우지 않고 필드에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퍼팅그립부터 스트로크까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인지 잘 모른다.

 

퍼팅에는 규칙이나 방법이 정해진 것이 없다고는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린을 읽는 방법이나 스트로크 하는 요령, 그립 잡는 법을 정확하게 배워야 한다. 또한 벙커 연습장이 별로 없어서 벙커 연습은 거의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벙커에만 들어가면 불안하고, 이곳에서 퍼덕거리다가 3~4타를 까먹는다. 만일 이런 쇼트게임을 제대로 하려면 파3 골프장을 가볼 만하다. 거의 100야드 이내라서 쇼트게임을 하는 데 적합하다.

 

연습하기 가장 좋은 곳은 스카이72 드라이빙 레인지와 듄스 파3 골프장이다. 특히 스카이72 골프아카데미는 2006년 세계 최대 규모 골프연습장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곳으로 총 300개의 오토티업 타석을 갖추고 있다. 비거리 400야드에 쇼트게임 전용 연습장은 모두 천연잔디로 이뤄져 있다. 그린을 중심으로 거리별로 벙커가 놓여 있어, 실전 벙커 연습은 물론 그린에서 자유로이 퍼팅 연습을 할 수 있다. 스카이뿐 아니라 경기도 주변에 실전연습을 하기 좋은 파3 골프코스가 널려 있다.

 

누구나 볼을 잘 치고 싶다. 그래서 친구의 호주머니를 가볍게 만들고 싶은 것이 골퍼다. 골퍼는 단돈 몇 천원이라도 딴 뒤 목욕하고, 밥 먹고, 집에 갈 때와 다른 사람들이 플레이하는데 비가 내리면 가장 기분 좋다고 하지 않던가. 

 

타수는 저절로 줄어들지 않는다. 기술도 익혀야 하고, 근력도 키워야 하고, 멘털도 강화해야 한다. 여기에 골프기술에 관한 이론도 조금은 머릿속에 넣어둬야 골프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 이 때문에 골프는 ‘돈’과 ‘시간’을 잡아먹는 거대한 ‘공룡’이라고 했다. 투자한 만큼 줄어드는 것이 스코어임을 우리 모두는 다 잘 안다. 

 

박성현의 원포인트 Tip

 

아마추어 골퍼는 톱스윙에서의 손 위치가 가장 중요하다. 백스윙 톱에서 손 위치가 일정해야 스윙 리듬이 정확하게 유지된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갑자기 힘이 들어가서 미스 샷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평소보다 스윙을 크게 하면 다운스윙에서 클럽이 내려오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 때문에 정확한 임팩트 타이밍을 놓친다. 이는 거리 손실로 이어진다. 

 

팔보다는 ‘몸통 스윙’을 한다. 몸통은 유연성만큼만 돌아가기 때문에 스윙이 일정하게 된다. 백스윙할 때 상체를 최대한 꼬아준다. 몸통 회전이 별로 안 되는데 억지로 백스윙을 크게 만들기 위해 손을 들어올리면 미스 샷이 난다. 클럽을 잡지 않은 채 백스윙을 해 본다. 이것이 자신의 스윙 크기다. 이를 보다 크게 하려다 보면 미스 샷으로 이어져 원하는 비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만 잘 지켜도 20~30야드는 더 비거리를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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