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영 주필을 둘러싼 조선일보와 청와대의 용쟁호투
  • 김회권 기자 (khg@sisapress.com)
  • 승인 2016.08.2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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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결국 이름을 밝혔다. 이미 익명의 언론인으로 나올 때부터 일부 인터넷 매체에서는 이름을 공개한 상태였다. 8월29일 김 의원은 2011년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호화 전세기 등 접대를 받았다는 ‘유력 언론인’이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라고 말했다. 

 

8월26일, 김 의원은 이미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공개했다. ‘조선일보-대우조선’ 유착설을 말하며 세간의 풍문을 공론화했다. 그리고 8월29일 공개적으로 이름을 언급하면서 또 한 번 조선일보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친박의 우병우 되치기’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 의원이 추가 의혹을 제기한 29일 오후, 송희영 주필은 회사에 사의를 표명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 김진태 의원이 제기한 초호화 향응설

 

26일 김 의원이 제기한 의혹은 이랬다. 이때까지도 익명이었다. 2011년 9월 조선일보 논설주간 ㅅ씨와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당시 사장, 그리고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가 등장했다. 김 의원은 이들이 모두 전세기에 타고 그리스의 산토리니 섬에 갔다며 모럴해저드를 언급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 임직원을 제외하면 민간인은 2명 뿐이었는데, ㅅ주필과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였다. 박 대표는 김 의원이 의혹을 제기한 날인 8월26일 남 전 사장 연임 로비와 관련된 의혹으로 구속됐다. 여기에 ㅅ 주필의 형이 대우조선해양의 사외이사를 맡았던 사실도 공개됐다. 

 

조선일보 경영기획실은 보도자료를 냈다. 전세기가 이동한 거리가 총 5818㎞였고 이 중 전세기에 탑승한 구간은 1087㎞로 전체의 18.7%였다는 점, 그리고 해당 구간의 1인당 항공료가 200만원대라는 점 등을 설명했다. 

 

29일, 김 의원은 조선일보의 설명을 반박했다. 송희영 주필의 실명을 공개했고 2011년 9월,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의 ‘출장’은 이탈리아 베니스·로마·나폴리·소렌토, 영국 런던 등 관광지 위주의 동선이 짜여졌고, 여기에 초호화 요트와 골프 등이 포함됐으며 유럽 왕복 항공권 퍼스트클래스도 제공받은 것 등을 제시했다.

 

비용으로도 환산했는데, 2011년 9월5일 요트 비용(나폴리~카프리~소렌토), 9월9일 런던 골프장 라운딩, 대한항공 퍼스트클래스 왕복 항공권(인천~파리, 런던~인천 1250만원) 등 여정에 들어간 비용을 모두 합하면 2억원 대(송 주필 한 사람에 들어간 비용이 아닌 전체 비용)에 이른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 제보 혹은 청와대와의 교감

 

발표자가 김진태 의원이라는 데 일단 주목하는 시선이 나왔다. 우병우 수석 건으로 ‘조선일보vs청와대’ 구도가 형성된 때여서다. 김 의원은 대표적인 강성 친박이다. 우병우 수석 구하기에 나선 전례도 있다. 8월18일 김 의원은 우 수석을 검찰에 수사의뢰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메이저 신문사 기자에게 감찰 내용을 누설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선일보가 우병우 수석 의혹을 제기한 뒤 사정기관이 특정 언론사 간부의 비위에 대해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는데 그런 풍문을 김 의원이 현실로 만들었다. 

 

진보 언론을 중심으로 청와대와 친박이 교감해 이뤄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의원은 “지난 번 1차 기자회견 이후로 각지에서 제보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검찰) 수사팀에 자료를 요청해도 주지 않을 것이고, 부담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요청하지도 않았다” “출처는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렵다. 여기저기서 제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겨레는 한 새누리당 초선의원의 말을 빌려 “청와대에서 찔러준 냄새가 짙다”고 보도했다.

 

최근 청와대 관계자가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 보도와 관련해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과 좌파 세력이 우병우 죽이기에 나섰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여기에서 말한 부패 기득권이 우 수석 보도를 이끌고 온 보수 언론사라는 해석도 나왔다. 김 의원은 “청와대가 말한 부패 기득권 세력에 대해 뒷받침하는 기자회견 아니냐”는 질문에 “이 사건과 우병우 사건은 전혀 별개다. 이것은 대우조선과 관련한 박수환 게이트고 우병우 사건은 우병우 사건이다. 이걸로 우병우 사건을 덮으려 한다거나 물타기 한다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두 사안은 별개로 수사해야 할 사안이라는 게 김 의원의 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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