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잠룡 출마 선언, 이제 손학규만 남았다.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press.com)
  • 승인 2016.09.02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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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잠재적 차기 대권 주자들이 저마다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야권의 대선 주자 중 하나로 늘 손꼽히는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손 전 고문은 현재 정치권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그는 시사저널이 8월17일~19일 국내 정치평론가와 정치부 기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6표를 받으며 야권 대선주자 4위에 올랐다. 1위는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였으며 2위와 3위는 각각 안희정 충남지사,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였다. 내년 대선 출마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보다도 많은 표를 받은 그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4․13 총선 전부터 손 전 고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더민주당은 물론이고 새롭게 창당한 국민의당도 손 전 고문 영입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당시 손 전 고문은 총선에 뛰어들지 않은 채 은둔을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야권이 총선에서 참패했으면 손 전 고문의 존재감이 더 빛났겠지만, 그렇지 않은 바람에 야인 생활이 길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더니 여야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로 손 고문의 거취가 다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7월28일 광주에서 대권 도전을 시사한 뒤 손 전 고문과 회동했다. 안 전 대표 측은 “안 전 대표가 손 전 고문이 7월28일 오후 5시30분부터 강진에서 만났다”며 “강진 백련사에 있는 손 전 고문의 토담집에서 1시간 환담을 나누고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배석자 없이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선 8월27일에는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전남 강진의 한 식당에서 손 전 대표와 2시간 30여분 동안의 회동하기도 했다. 

 

더민주도 손 고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추미애 신임 더민주 대표는 9월2일 “전당대회를 마치고 손학규 전 상임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협력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북구의 5·18민주묘역 민주관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어 “손 전 고문에게 ‘우리 당의 상임고문이고 당을 지도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주목 받는 대선주자이기 때문에 제 협력이 필요하면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손 전 고문은 “그렇게 해달라. 잘 하세요”라고 말했다고 추 대표는 전했다.

 

이제 남은 것은 손 전 고문의 결단이다. 현재 야권에서 ‘잠룡’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속속 대권 도전을 시사하고 나선 상태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대권 도전의 ‘기정사실’이나 마찬가지고, 안희정 충남지사와 김부겸 더민주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도 대선 출마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더민주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야권 전체에서 봤을 때 잠룡들의 ‘참전’은 흥행에 큰 도움이 된다”며 “손 전 고문까지 가세한다면 그야말로 ‘볼만한 그림’이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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