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환, 업계선 이미 ‘로비스트’로 통했다”
  • 송응철 기자 (sec@sisapress.com)
  • 승인 2016.09.08 21:13
  • 호수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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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경영 비리’ 박수환 뉴스컴 대표 ... 인맥 관리는 ‘탁월’, 홍보 능력은 ‘글쎄’

“홍보 능력은 글쎄요.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특출하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박 대표가 인맥을 형성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각계각층에 상당한 인맥을 가지고 있고, 이를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2의 린다김’으로 불리는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뉴스컴) 대표에 대한 한 홍보업계 관계자의 평가다. 콕집어서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말은 박대표가 사실상 ‘로비스트’로 암약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했다. 기자와 이런 이야기가 오간 것은 최근 그의 로비 의혹이 불거지기 전인 작년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미 박 대표가 자신의 인맥을 이용해 로비를 전개해 왔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박 대표가 검찰의 ‘타깃’이 된 것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다. 뉴스컴이 대우조선해양과 26억원의 홍보업무계약을 체결했는데, 검찰은 이 자금 중 일부가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에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박 대표는 8월26일부로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박 대표가 KB금융지주·LIG그룹·효성그룹·금호아시아나그룹·SC제일은행·보잉사 등 대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로비를 벌인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고객들의 ‘방패’가 돼 온 박 대표가 이제는 스스로를 방어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에 연루된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가 변호사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8월말 구속됐다. © 연합뉴스


“입찰 제안서에 유명 인사 전화번호 기재도”

 

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박수환 대표는 1980년대 외국계 홍보대행사에 입사해 근무했다. 그러다가 1997년 그동안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뉴스컴을 설립했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의 주요 사업목적은 홍보·광고대행업과 이벤트업이다. 뉴스컴은 이후 외국계 기업의 국내 홍보를 맡으며 급성장했다. 그배경으로 박 대표의 영어 실력이 꼽힌다.

 

그는 유학파 출신이 아님에도 영어가 유창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한 의사소통 수준이 아닌, 격식 있고 수준 높은 영어를 구사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뉴스컴은 지금도 외국계 기업의 홍보업무를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컴과 계약을 맺고 있는 외국계 기업은 구글·유튜브·P&G·UBS·제네럴일렉트릭·이케아·화웨이·맥도날드 등이다. 뉴스컴이 직원 채용 과정에서 유난히 영어 실력을 강조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뉴스컴은 해외 유학파나 국내 명문대 국제학부 내지는 영문학과 출신의 영어가 능통한 이를 선호했다. 면접에서는 영어회화 테스트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 뉴스컴은 작지만 강한 회사로 유명하다. 연봉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 회사의 대졸 초임 연봉은 4500만원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 홍보사들 초봉이 4000만원 초·중반대고, 외국계 홍보사는 3000만원 중반대다. 반면, 겉으로 드러난 뉴스컴의 매출액은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2012년 60억원대에서 2015년 80억원대로 매출액이 꾸준히 증가하긴 했지만, 업계에서 중간을 조금 넘어서는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매출’은 그 이상이었다. 최근 검찰 조사 결과, 박 대표가 차명으로 6~7개의 홍보 자회사를 운영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 회사에서 나온 매출은 5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탈세 내지는 자금 추적을 회피하기 위해 사용돼 온 수법이다. 검찰은 박 대표가 이들 회사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 자금이 각종 로비에 사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컴과 자회사들이 이처럼 막대한 매출을 올릴 수 있던 배경으로는 박 대표의 인맥이 지목된다. 그는 법조계와 재계, 언론계 등 각계각층에서 마당발로 통한다. 일단 드러난 것은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과 김준규 전 검찰총장,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등이다. 이외에도 박 대표는 정·재계에 상당히 두터운 인맥을 형성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사정기관을 중심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실세들의 이름이 하나둘 거론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언론사 간부들의 이니셜도 돌고 있다. 박 대표는 유력 언론매체 주요 인사들을 관리 대상으로 정해 놓고 상당한 공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자신의 인맥을 사업에 적극 활용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 기업 관계자는 “미팅 자리에서 ‘최근 사정기관 고위층과 식사를 했다’거나, 그 자리에서 직접 정부 고위 관계자와 통화를 하는 등 인맥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일부 기업에 제출한 입찰 제안서에는 유명 인사들의 휴대전화 번호까지 기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자신이 아는 사정기관 고위 관계자가 당신의 기업을 안 좋게 보고 있다’며 이를 자신이 해결해 주겠다는 취지로 접근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막상 박 대표에 대한 기업 홍보팀이나 홍보대행업계에서의 평판은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기업 홍보팀은 뉴스컴과 ‘불편한 관계’인 경우가 많았다. 박 대표가 기업 홍보팀과 적대적인 위치의 사람들 편에서 업무를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효성가 ‘형제의 난’ 당시에는 효성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의 편에 선 것이 대표적이다. 또 7월에 있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했던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분쟁 당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홍보 대행을, 2003년 SK그룹과 헤지펀드 소버린의 분쟁 때도 소버린을 위해 일했다. 최근 롯데가(家) ‘형제의 난’에도 박 대표 밑에서 일하던 직원이 독립해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홍보업무를 맡으면서 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본사 © 시사저널 박정훈


기업 홍보팀·홍보대행업계 평판은 안 좋아

 

이런 반감이 박 대표에 대한 악성 루머 유포 사태로 이어진 적도 있었다. 한 대기업 홍보실 임원이 박 대표가 부하직원들에게 언론사 간부에 대한 성상납을 강요했다는 취지의 ‘찌라시’를 돌린 것이다. 당시 박 대표는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고, 2014년 초 해당 임원은 서울서부지검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홍보업계에서도 박 대표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외환은행 ‘먹튀’ 논란을 빚었던 헤지펀드 론스타와 외환위기 이후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리지캐피털 등 국익에 반하는 홍보업무를 도맡아 와서다. 여기에 박 대표가 최근 검찰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뉴스컴을 바라보는 눈빛이 한층 싸늘해진 분위기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홍보대행회사 업무는 홍보물의 제작과 배포에 집중되는데, 뉴스컴 같은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업체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이번 일로 홍보대행업계 전반의 인식이 나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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