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2세 술집난동으로 동국제강 잇단 악재
  • 조유빈 기자 (you@sisapress.com)
  • 승인 2016.12.3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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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장세주 전 동국제강 회장 구속 상황서 경찰 입건

‘부전자전(父傳子傳)’이라는 옛말이 있다. 장세주 전 동국제강 회장과 장남인 장선익 이사를 두고도 최근 이 말이 회자되고 있다. 장 이사는 10월27일 서울 용산구의 한 술집에서 지인들과 생일 파티를 가졌다. 모임 과정에서 장 이사는 컵을 집어 던져 양주병을 파손하는 등 재물을 손괴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술집 주인인 김아무개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한 장 이사가 던진 물 컵에 진열장의 양주 등이 깨져 재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가 12월28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자료에 사건 당일 상황이 자세하게 언급돼 있다. 그는 “장 이사가 ‘생일이니 나가서 케이크를 사다 달라’는 요구하며 10만원을 줬다. 인근 베이커리에서 3만8000원짜리 케이크를 구입한 뒤, 잔액과 영수증을 전달했다”며 “술집 업주가 케이크 값으로 30만원을 요구해 벌어진 것이라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행들이 만취 상태로 업장을 서성이고, 고성으로 대화를 나눠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가 있었다. 책임자로서 자제를 요청하자 언짢은 내색을 보이며 폭언과 시비를 계속했다”며 “장선익씨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케이크를 바닥으로 집어던진 뒤, 테이블에 있던 글라스 등을 잡히는 대로 잡아 위스키가 진열된 진열장을 향해 던졌다. 이로 인해 고가 양주 4병이 파손되는 등 기타 집기 및 내부 인테리어에 손상을 입혔다”고 밝혔다.

 

“물 컵은 깼지만 양주는 깨지 않았다”던 장 이사는 결국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피해를 입은 술집 업주는 장 이사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이사 역시 피해에 대한 보상을 해주기로 김씨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재물손괴죄는 반의사불법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나 친고죄(범죄의 피해자 혹은 기타 법률이 정한 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재물손괴죄는 서로 간의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형사 처벌을 할 수 있다”며 “수사가 끝나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세주 전 회장, 지난 11월 징역 3년6개월 확정

 

주목되는 사실은 장 이사의 아버지 장세주 전 동국제강 회장도 현재 영어(감옥)의 몸이라는 점이다. 그는 2015년 5월 회사 돈을 빼돌리고 해외 상습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2005년 8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철근을 절단하고 남은 파철을 몰래 팔아 마련한 비자금 88억544만원으로 해외 도박자금과 개인 채무를 갚는 데 사용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였다. 그는 또 비자금 중 11억7천515만원을 회사 임직원 명의 여행자수표를 사들인 뒤, 미국으로 빼내 현금화한 혐의도 받았다. 법원은 11월 징역 3년6개월과 추징금 14억1894원을 선고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동국제강 장세주 전 회장(왼쪽)과 장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이사(오른쪽). 현재 장 전 회장은 횡령∙도박으로 수감 중이다. ⓒ 시사저널 최준필·시사저널 자료

장 전 회장이 구속되면서 동국제강은 2세인 장 이사를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장 이사는 2007년 1월 동국제강 전략경영실에 입사한 뒤, 미국법인과 일본법인 등을 거치며 후계 수업을 받았다. 2015년 귀국해 법무팀과 전략팀 과장으로 근무 중이었다. 하지만 12월 인사에서 이사로 파격 승진했다. 장 이사는 신설된 비전팀의 팀장으로 발령 났다. 동국제강의 한 관계자는 “동국제강이 수년 동안 선제적으로 구조조정 해온 결과를 바탕으로 지속 성장 가능한 비전을 수립하는 것이 비전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재계 일각에서는 장 이사가 차장과 부장을 거치지 않고 임원으로 파격 승진하면서 “본격적인 2세 승계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장 이사가 최근 경찰에 입건되면서 동국제강은 또 다시 악재를 맞고 있다. 비전팀까지 도입하며 ‘오너리스크’를 극복하려 했지만, 2세가 경찰에 입건되면서 ‘재벌 갑질’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결국 동국제강은 12월28일 장 이사 명의로 공개 사과문을 발표했다. 장 이사는 “26일 밤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어떤 변명을 해도 제 잘못이 분명하기에 진심으로 깊게 후회하고 있다. 집안 어른들과 저를 믿고 지원해주신 동료들에게도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죄송스러움과 착잡함이 앞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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