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 내 화성에 100만 정착 도시 건설한다”
  • 김형자 과학 칼럼니스트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1.13 13:36
  • 호수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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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30년 화성에 ‘유인우주선’ 발사 계획 인류가 화성 탐사에 열광하는 이유

화성에 새로운 인류의 정착지를 건설하기 위한 우주 선진국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인류의 발자국을 남길 가능성이 높은 나라는 역시 미국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유인우주선 발사를 적극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와 러시아 정부도 각각 2023년과 2025년에 화성 탐사를 계획하고 있지만, 개발 면에서 더디다. 지구가 달 다음으로 인류를 보내기 위한 행성으로 화성을 지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구에서 화성까지 도달하는 데 약 3개월 소요

 

지금까지 화성을 향해 쏘아 올린 무인우주선은 40대 이상, 로봇은 7대다. 무인우주선과 로봇을 통해 유인우주선을 보낼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3월14일,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는 공동으로 추진 중인 화성 탐사 프로젝트 ‘엑소마스(ExoMars)’의 첫 번째 탐사선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안타깝게도 같은 해 10월19일 착륙선 ‘스키아파렐리’가 화성 표면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예정시각 약 50초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통신이 두절돼 사실상 우주 미아가 되어 버렸지만 말이다. 또 지난해 3월1일에는 NASA의 쌍둥이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가 지구 위 400㎞ 궤도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정확히 340일의 우주 생활을 마치고 지구로 무사히 돌아왔다. 이는 2030년까지 화성에 최초의 우주인을 보내기 위한 NASA 프로젝트 사전 연구의 일환이다. NASA는 역사상 추력(推力)이 가장 강력한 로켓 ‘SLS(Space Launch System)’를 통해 인류를 화성에 보낼 계획이다. 우주 체류 340일은 미국 우주인 역사상 최장 기간이다. 우주인의 장기 체류는 화성 탐사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2015년 화성 탐사를 주제로 한 영화 《마션》의 장면. 아래는 주인공이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하는 모습


지구에서 화성까지의 장거리는 단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인류의 도전이다. 보통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정거장에 머무르는 기간은 최대 180일. 이보다 더 긴 시간을 무중력의 우주에서 보내게 되면 신체에 급격한 변화가 생겨 버티기 어렵다. 스콧이 오래 우주에 체류한 궁극적인 목적은 화성을 향해 장기간 비행할 때 건강상 필요한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대비하기 위해서다. 스콧의 가장 큰 임무는 중력이 없는 상태에서 인간의 신체가 장기간 노출돼 있는 동안 어떻게 변하는지를 몸소 겪어 그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민간 기업들의 화성 탐사 의지도 강하다. 특히 일정 면에서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보다 더 빠른 진행을 보이고 있다. 스페이스X의 경우, 2018년부터 2년 간격으로 화성에 무인우주선을 발사해 정착지 건설 장비들을 보내고, 사람을 태운 우주선은 2022년에 최초로 발사할 계획이다. 또 금세기 안에 인구 100만 명이 정착할 수 있는 도시를 화성에 건설하겠다는 내용을 최고경영자 엘론 머스크가 밝히고 있다.

 

 

화성, 지구 환경과 가장 비슷해 매력적

 

이 계획의 중심에는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행성 간 이동 시스템(ITS·Interplanetary Transport System)’이 있다. ITS는 한 번에 사람 100명 또는 화물 100톤을 수송할 수 있는, 보잉 747 항공기 2대 길이의 거대 시스템이다. 지구에서 출발해 화성까지 도달하는 데는 약 3개월이 소요된다. 화성에 도달하면 영화처럼 우주선에 탑승한 채 그대로 화성에 착륙한다. NASA가 계획하는 각종 우주 정거장과 랑데부 개념을 배제한 혁신에 가까운 프로젝트다. 일각에서는 스페이스X의 계획을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도 하지만, 머스크가 던지는 구체적인 화성 프로젝트는 과학계에 이미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화성은 지구 바로 바깥쪽을 공전하는 행성이다. ‘제2의 지구’로 불릴 만큼 지구와 가장 비슷한 환경을 가진 매력적인 곳이다. 지구처럼 자전축이 25.2도 기울어져 계절의 변화가 있고, 엷지만 대기도 있다. 또 지구보단 약하지만 중력이 존재하고, 자전주기도 24시간37분으로 지구와 비슷하다. 사실 거리나 크기 면에서 비교한다면 금성이 지구와 더 비슷할 수 있다. 금성은 반지름이 6052㎞로, 6378㎞인 지구와 거의 같은 크기인 반면, 화성의 반지름은 3397㎞로 지구 반 정도의 크기다. 거리도 지구에서 화성까지는 약 7500만㎞인 데 비해, 지구에서 금성까지는 4500만㎞로 더 가깝다.

 

하지만 금성에는 이산화탄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두터운 대기가 있다. 이로 인한 온실효과 때문에 표면이 400도를 넘는 작열하는 세계다. 기압도 90이나 된다. 게다가 금성은 자전 속도도 느려 일주(一周)하는 데 무려 243일 걸리고, 자전 방향도 지구와는 반대다. 물론 화성 대기의 주성분도 이산화탄소지만, 희박해 온실효과가 적다. 화성의 기온은 지역에 따라 다르나 적도 부근의 평균 기온은 -50도나 된다. 표면 기압도 0.006기압(지구의 15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화성 역시 인간이 살기엔 악조건이지만, 금성에 비하면 훨씬 덜하다.

 

무엇보다 화성에는 미생물 형태의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비록 고등생명체는 아니지만. 그 증거가 물의 존재다. 1997년 패스파인더호, 2004년 스피릿과 오퍼튜니티호는 화성에 착륙해 과거 화성에 물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해 NASA는 2005년에 발사된 화성탐사위성(MRO)의 화성 탐사 자료를 통해 ‘화성 표면에 흐르는 물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특정 지역의 개천에서 지금도 여름철에 염수(소금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물은 열쇠다. 지구에서 물이 발견되는 거의 모든 곳에서 생명체가 발견되기 때문이다.

 

지구상 모든 생물체의 구성은 물과 유기분자가 기본이다. 때문에 지구 밖에서 생명체를 찾는 노력은 물과 유기분자를 찾는 노력으로 이어졌다. 일단 유기분자들은 우주에 매우 흔하다. 물만 있다면 이들이 물속에 용해돼 다양한 유기분자로 합성되고 생명체로 자라날 수 있으리라는 가정을 하는 것이다. 화성에 물이 있었거나 있다면, 미생물 형태의 생명체가 어딘가에 살았거나 지금도 존재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렇다면 인류도 그곳에서 살 수 있다. 과학자들이 화성 탐사를 멈추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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