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주의 CAR STORY] 자동차 회사의 얼굴 ‘패밀리 룩’
  • 권용주 오토타임즈 편집장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1.1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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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일컫는 가족(Family)은 얼굴이 닮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성격은 별개라도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세우면 고유의 특성이 언제나 나타나기 마련이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한 회사가 만들어 내는 자동차는 대개 모양이 닮았다는 특징이 있다. 어쩌면 닮은꼴을 통해 ‘우리가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고집스럽게 장인정신을 녹여 내는 셈이다. 

 

자동차에 있어 흔히 닮은꼴을 ‘패밀리 룩(family look)’이라고 부른다. 가족처럼 보인다는 말에서 연유된 패밀리 룩은 최근 들어 하나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각 회사마다 고유의 디자인 정체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봇물처럼 터진 이유도 결국은 패밀리 룩과 무관치 않다. 소비자에게 제조사의 철학을 보여주려 할 때 패밀리 룩 만한 재료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패밀리 룩이 중요한 항목으로 떠오른 데는 그에 상응하는 기술수준의 평등화도 한 몫 단단히 했다. 초창기 자동차 회사의 기술 격차는 분명했다. 엔진의 성능과 섀시의 단단함, 그리고 각종 기능 차이가 회사마다 엄격하게 존재했다. 따라서 기술수준이 우월한 회사들은 자신들만의 제품철학을 표현하기 위해 닮은꼴 자동차를 만들어냈다. 크기와 기능은 다르지만 비슷한 모양의 자동차를 내세워 기술 수준의 우월성을 과시적으로 나타낸 셈이다. 

 

© 권용주 제공

그러나 최근 들어 기술 격차가 현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른바 다국적 부품회사가 등장하면서 좋은 부품 공급이 가능한 시스템이 완성되자 회사 간 제품기술이 대동소이해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했다. 좋은 차가 될 수 있는 달리기, 서기, 돌기에 있어 눈에 보이는 숫자의 비교가 점차 무의미해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 회사들은 저마다 제품의 차이를 디자인에서 드러내는데 더욱 분발했다. 본질적으로 외형에서 차별화를 이뤄내고, 여기에 브랜드를 접목시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디자인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소비자는 고유 디자인을 통해 해당 브랜드 제품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나가게 된다. 

 

최근 국내 업체들의 디자인 정체성, 즉 패밀리 룩 추구도 마찬가지다. 그간 대중적으로 잘 팔릴 수 있는 제품에 치중해 오면서 소비층에 따라 디자인을 전혀 달리 해왔지만 더 이상 각각의 디자인 승부 시대는 저물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소비자도 브랜드 철학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얘기다. 물론 패밀리 룩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산물이 아니다. 제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야 함은 물론이고, 제조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준비되지 않은 육상선수가 마음만 앞서가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패밀리 룩은 자동차 회사의 얼굴을 대표하는 이미지다. 게다가 기술 수준이 동등해지면서 디자인 차별화는 가장 강력한 소비자 구매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패밀리 룩으로 표현되는 자동차의 얼굴은 전체적인 제품 성격을 정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패밀리 룩이 제조사의 제품철학을 표면으로 드러내는 첫 단추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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