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덴마크 승마코치 동물 학대 전력 논란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press.com)
  • 승인 2017.01.25 14: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덴마크 국가대표 출신, 국제승마협회 금지 기술 사용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덴마크 승마코치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드가 과거 ‘동물학대’를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덴마크 승마 국가대표 출신인 안드레아스는 국내 언론에는 정씨의 덴마크 조력자로 보도됐다. 안드레아스는 삼성이 정씨 대신 구입해준 것으로 알려진 명마 비타나V의 중개인이라는 점에서 최순실게이트의 열쇠를 풀어줄 핵심 인물 중 하나다. 비타나V가 논란이 되자 그는 다시 말을 국제 거래시장에 내놔, 처분토록 하는데 주도적으로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마는 순수 거래보다는 비자금 용도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돈보다는 상대방의 신용이 더 중요하다”면서 “삼성이 비타나V를 쉽게 매입한 것은 안드레아스와 같은 인물이 개입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그가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동물학대를 한 전력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안드레아스는 2013년 동물학대 혐의로 기소됐다. 논란이 되자 덴마크 승마협회는 국제경기를 포함해 모든 선발전에서 안드레아스를 제외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안드레아스는 이듬해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한 덴마크 국가대표선발전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고삐로 혀를 심하게 묶어 고통을 느끼도록 해


가로 60m, 세로 20m의 마장(馬場) 안에서 얼마나 정확하고 아름답게 하는가를 평가하는 마장마술에서는 사람과 말이 하나가 되는 게 중요하다. 승마협회 관계자는 “마장마술 선수들은 말과의 혼연일체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경주마를 사람과 같은 인격으로 대한다. 그런데 그런 말에게 고통을 줬다는 것은 마장마술 선수의 기본 자질을 갖추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드레아스는 이후 진행된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가 말고삐를 너무 심하게 조여 자신의 애마(Akeem Foldager)가 고통스러워하는 사진은 지금도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사진을 보면 안드레아스의 말은 심하게 조인 고삐로 피가 통하지 않게 되면서 혀가 파랗게 변했다. 해당 사진은 덴마크 올보르시 인근에 위치한 헬그스트란 승마장 개장식에 초대받은 안드레아스의 친구인 한 사진작가에 의해 공개됐다. 

 

이중 고삐로 고통스러워하는 안드레아스의 말


‘피가 필요한가요?(Do we need Blood?)’라는 제목의 블로그에서 그는 “선수가 고삐를 반복해서 이유 없이 잡아당기고 말은 고통에서 필사적으로 벗어나려고 했다. 나는 그 말이 말을 할 수 있었다면 분명히 악~ 소리를 질렀을 거라고 본다)라고 기술했다. 

 

당시 안드레아스가 말에게 사용한 룰컬(Rollkur)이라는 기술은 말을 제압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학적인 훈련법이다. 두 개의 고삐인 이중굴레(Double birble)를 사용하다보니 세련된 동작은 연출할 수 있지만, 말 머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고 경직된 자세로 안에 혓바닥과 입천장, 입술에 상처가 난다. 최악의 경우 말목이 비틀어질 수 있고 가슴을 조여 숨쉬기가 매우 힘들어 질 수 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말의 혀가 부러질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국제승마협회에서는 동물복지 측면에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해당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세련된 동작을 연출할 수 있어서다. 말에게 고통을 주기 때문에 선수 입장에서는 말을 자유자재로 부를 수 있다. 안드레아스 친구가 찍은 사진에 보면, 해당 말은 파란 혀를 내보이고 고통스러워하며 바짝 쥔 고삐에서 벗어나려는 듯 목을 자꾸 가로젓고 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안드레아스는 주변에 “연속적인 움직임 속에 나온 일부 작은 오류이거나 착시”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은 2015년에도 또다시 불거지면서 안드레아스는 덴마크 내에서 불법을 자행하는 선수라는 오명이 꼬리표처럼 붙어 있다. 

 

정씨와 안드레아스와의 연결고리는 현재로선 비타나V라고 봐야 한다. 디스패치는 “비타나V는 태어나 정유라의 승마 코치인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드가 운영하는 ‘헬그스트란드 드레사지’에서 훈련받았다”고 보도했다.

 

안드레아스의 마장마술 모습 ​

안드레아스의 마장마술 모습 ​


 

안드레아스 부친의 영향력도 정씨가 안드레아스와 인연을 맺는데 참고가 됐을 수 있다. 부친 울프 헬그스트란드는 덴마크 명문 코펜하겐 의대를 나와 현재 코펜하겐의대 교수, 코펜하겐 의학교육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젊은 시절에는 아들처럼 마장마술 선수로도 활동했다. 1976년부터 지역 내 작은 승마클럽을 운영하면서 승마경영에 참여한 그는 덴마크 승마협회장·유럽승마협회 부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세계 마장마술 업계의 실력자다. 안드레아스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나는 삼성을 위해 일을 한 적이 없고 (최씨와 삼성 사이 자금세탁과)전혀 관련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한 것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굳이 삼성이라는 조력자 없이도 유럽 내 자신들 인맥으로도 충분히 정씨를 지원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유라 측근 안드레아스 소유 승마장 은신


정씨가 덴마크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게 되자 지난 1월10일 정씨의 아들 보모, 한국인 남성 조력자 2명이 홀연히 사라졌으며, 현지에서는 이들이 올보르시 외곽에 있는 우게르할레 승마장에 숨어 지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헬그스트란 승마장과는 불과 4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 역시 안드레아스가 소유한 승마장이다.   

 

이런 가운데 정씨가 훈련장으로 사용한 헬그스트란 승마장은 아직 사람을 태우기에도 어린, 태어난지 3년 이내의 말을 팔아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이 페이스북 동영상을 통해 알려지면서 덴마크 마장마술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