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당국 "김정남 사망 확인"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7.02.15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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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흔적 없지만 부검 필요...대북 리스크도 부상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이 현지시간 13일 오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주요 언론 및 외신 등에 따르면 김정남은 이날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공항에서 여성 간첩 2명의 독침 암살로 사망했다. 용의자는 김정남을 살해한 뒤 택시를 탑승하고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초기 말레이시아 당국은 말을 아꼈다. 외교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언급을 극도로 자제했다. "김정남일 가능성이 있지만 확정적이지는 않다"면서 "말레이시아 경찰이 현재 DNA 분석 등을 통해 신원과 구체적인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고만 전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현지시간 2월13일 오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됐다고 정부 소식통이 14일 밝혔다. 사진은 2007년 2월 11일 베이징 공항에 나타난 김정남의 모습. ⓒ 연합뉴스

말레이시아 경찰도 현지 언론에 엠바고(보도유예)를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관할하는 세팡 지역 경찰서장 압둘 아지즈 알리는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북한 국적의 남성이 공항에서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사망했다"고만 밝혔다. 한국 통일부와 외교부 역시 "팩트를 확인 중이다"며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김정남의 사망설이 현지 정부 당국에 의해 공식 확인되면서 당분간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남은 김정일과 그의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출생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던 선례에 따라 오래전부터 '황태자' 수업을 받아왔다. 

 

2001년 5월 변수가 발생했다. 아들 및 두 명의 여성을 대동하고 도미니카 가짜 여권을 소지한 채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됐다. 이 사건으로 김정일의 눈 밖에 난 김정남은 권력의 주변부로 밀려났다. 마카오와 베이징 등지를 오가면서 도피 생활을 해왔다. 

 

김정은 집권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김정남은 북한 내 정치상황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해왔다 .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자신의 우상화를 위한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이복형을 암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당분간 김정남 사망으로 인한 대북 리스크 역시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남이 피살된 곳으로 알려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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