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진 “통일 메시지 전 세계에 전하겠다”
  • 안성모 기자 (asm@sisajournal.com)
  • 승인 2017.03.16 14:49
  • 호수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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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중심 통일운동 펼치는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GPF) 의장

3월2일 저녁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반도의 통일을 염원하는 대형 콘서트가 열렸다. 1만2000석 공연장을 가득 메운 필리핀 젊은이들은 ‘One Dream, One Korea, One World(하나의 꿈, 하나의 한국, 하나의 세상)’를 외치며, 무대에 오른 K팝 아이돌 그룹들의 공연에 열광했다. 한국의 전통 민요 《아리랑》으로 시작된 콘서트는 B.A.P·B1A4·AOA·비투비·CNBLUE·샤이니·싸이 등 한류 스타들이 차례로 공연을 가진 뒤 그래미상을 5차례 수상한 유명 프로듀서 지미 잼과 테리 루이스가 만든 통일노래 《원 코리아》를 함께 부르며 막을 내렸다.

 

이번 ‘2017 글로벌 피스 콘서트-원 코리아’는 비영리 국제기구인 글로벌피스재단(GPF)이 후원했다. 2015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데 이은 두 번째 콘서트다. 글로벌피스재단은 원 코리아 콘서트와 별개로 2월28일~3월2일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글로벌피스컨벤션(GPC)을 개최했다. 컨벤션에서도 ‘한반도 통일’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의장이 2월28일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 글로벌 피스재단 제공

“변화 官 아닌 民이 주도”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의장은 행사 첫날인 2월28일 오후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시민사회 중심의 통일운동’을 강조했다. 문 의장은 “정부가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들 하는데 진정한 민주주의는 국민이 통합된 의지를 갖고 정부가 따라오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변화의 바람은 ‘관(官)’ 주도가 아니라 ‘민(民)’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며 “통일운동에 있어서 긍정적인 변화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탄핵 정국으로 리더십 공백이 우려되는 한국 상황에 대해 “변화와 변혁을 이루는 과정에 여러 혼란이 올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이 한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있다”며 “지금은 정치지도자의 리더십이 아니라 시민사회의 리더십에 의해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켜야 할 때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경제가 통일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건강한 경제가 아직 아니라는 진단과 함께 이번 기회에 정경유착 문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수 성향의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연이어 출범하고 북한에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한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남북관계는 어느 때보다 냉랭하다. 문 의장은 “통일에 대한 기반을 꾸준하고 일관되게 만들어 나가면 좌파정권이든 우파정권이든 상관없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며 “지금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통일에 대비한 실질적인 기반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3월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017 글로벌 피스 콘서트’ 현장 © 뉴시스

“음악 통해 통일 염원 누구나 이해하도록 표현”

 

문 의장은 통일의 주체로서 젊은 층의 역할에 거는 기대가 컸다. 그는 “처음 통일운동을 시작했을 때 젊은 사람들은 통일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게 사실이다”며 “많은 젊은이들이 통일비용 때문에 우리가 손해를 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먼저 관심부터 유발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통일운동을 대중문화로 접근하게 된 배경이다. 그는 “어느 하나에 관심을 갖게 되면 그것에 대해 더 알고 싶고 그래서 조사도 하게 된다”며 “통일도 처음에는 문화 매체를 통해 관심을 갖게 되면 이후 더 깊이 있게 알고 싶어지고 그러면서 통일에 대한 열정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한발 더 나아가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한반도 통일의 염원을 전달하고 있다. 그는 “음악은 보편적이기 때문에 국적이나 인종, 문화 등 모든 부문을 초월한다”며 “음악을 통하면 통일에 대한 염원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의 분단 상황이 북한 핵 문제 등으로 인해 전 세계의 생존에 위협을 주고 있다는 게 문 의장의 분석이다. 그는 “2년여 만에 한국의 통일에 다른 나라에서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젊은이들이 통일은 왜 해야 하느냐고 질문을 한다는 것은 그전에는 관심이 없다가 이제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통일이 왜 전 세계적으로 이로운가를 설명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 노래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글로벌 캠페인을 통해 계속 만들어낼 계획이다”며 “통일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할 것이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한반도 통일의 비전을 한민족의 전통사상인 ‘홍익인간(弘益人間)’에서 찾았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정신을 지켜온 한반도가 평화의 모델 국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홍익인간 사상은 보편적 진리이기 때문에 여러 종교의 가르침이나 국가의 이념과 공유되는 부분이 많다”며 “고대 문명 중에서 자신의 나라와 국민이 아닌 전 세계 모든 인류를 위한다는 높은 이상을 가지고 세워진 문명은 한국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서양의 철학, 서양의 역사와 별개로 이미 5000년 전에 근본적인 인권과 자유 개념을 가진 홍익인간 사상이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엄청난 자부심을 주는 것이다”며 “한반도 통일은 한국의 리더십을 열 수 있는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도의 시인 타고르가 한국을 ‘동방의 등불’이라고 했는데 지금 그 등불이 다시 켜질 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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