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갤럭시S8 체험기…눈 맞추고, 말 걸고, 그리고 갸우뚱하고
  • 변소인 시사저널e. 기자 (byline@sisajournal-e.com)
  • 승인 2017.04.0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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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비·홍채인식·덱스 등 다기능 탑재했지만 실용성 의문

​시간가는 줄 몰랐다. 오는 21일 공식 출시하는 삼성 갤럭시S8를 미리 마주할 수 있는 체험존은 기존 스마트폰 체험존과 차별화한 노력의 흔적이 보였다. 신기술에 당황하지 않고 하나씩 써볼 수 있도록 테마가 나뉘어져 있었던 것이다. 기능별로 체험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갤럭시S8을 시중에서 손에 잡아보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동통신사들이 역대 최다 체험존 설치라고 광고를 하고 있지만 아직 체험존이 마련되지 않은 곳도 많았다. 심지어 매장에서도 체험존이 있는 근처 매장의 위치를 알려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불편을 감수하지 않으려면 미리 이통사별 홈페이지에서 체험존을 검색해보고 가는 편이 낫다.

 

3월30일 미국 뉴욕 언팩행사에서 공개된 삼성 갤럭시S8. © 연합


 

좁은 매장에는 갤럭시S8 체험존 설치가 불가능했다. 체험존 설치물 크기가 큰 탓이다. 체험존이 없는 매장의 점장은 점장 회의에 참석해서야 갤럭시S8 실물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마저도 나머지 직원들은 실물 폰을 보지도 못한 채 신모델이 좋다고만 설명했다. 그렇게 예약 판매하려니 예약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갤럭시S8 체험존에서 기능별 체험 가능

 

대다수 예약은 체험존이 설치된 매장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체험존이 설치된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갤럭시S8 시리즈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장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소 5대 이상의 제품이 전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5일 기자가 직접 찾은 체험존 중 한 곳의 풍경도 비슷했다.  전자제품 전문 쇼핑몰에서 운영하는 이 체험존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G6가 있던 자리에 갤럭시S8이 자리를 잡았다. 이통사와 마찬가지로 오키드 그레이 색상과 미드나이트 블랙 색상의 예약률이 높았다.

 

보통 신제품을 마주하면 무엇부터 테스트해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 손에 익지 않아 몇 번 시도하다 말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외관 디자인 구경만 실컷하다 손을 털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당연히 고객이 신규 스마트폰을 처음 접할 때 가장 주목하는 것이 디자인 요소다. 실제로 대리점 직원들은 대부분 고객들이 제품의 디자인을 가장 많이 언급하고 디자인으로 선택한다고 한다. 

 

이런 점에 착안해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시리즈 체험존을 좀 더 친절하게 만들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먼저 갤럭시S7과 갤럭시S8을 나란히 놓고 18.5대 9 대화면을 비교하게 만들었다. 한쪽은 홍채인식을, 그 옆에선 빅스비(Bixby·인공지능 음성비서), 카메라, 무선충전을 테스트 하도록 사용 메뉴얼을 함께 비치했다. 굳이 직관을 이용해 스마트폰 내부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시키는 대로만 하면 기능을 살펴볼 수 있었다.

 

다만 정작 제품을 소개해야 할 직원들이 기능을 다루는 것이 서툴렀다. 특히 새로운 인공지능 음성비서인 빅스비 사용법을 몰르는 경우도 있었다. 한  매장 직원은 본인 음성 등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빅스비 체험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갤럭시S8이 출시되면서 가장 화두가 된 것이 단연 빅스비다. 하지만 예비 구매자들이 정작 테스트하기는 꺼려졌다. 모르는 사람들 곁에서 빅스비에게 말을 거는 건 익숙한 문화가 아니었다. 혹여 인식을 못할까봐 또박또박 끊어서 천천히 말하는 것도 낯설었다.

 

그래도 용기를 내 빅스비에게 손전등을 켜달라고 주문했더니 손전등이 켜졌다. 그런데 손전등을 끄기 위해 “손전등 꺼줘”라고 말하니, 빅스비는 “손전등 꺼져”라고 인식했다. 

 

난감했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매장 직원도 함께 진땀을 흘리는 상황이 돼 버렸다. 직원은 아직 음성인식 기술이 영화만큼 매끄럽지는 못하다고 해명했다.

 

“손전등 꺼줘”를 “손전등 꺼져”로 인식하기도

 

스마트폰 체험존이지만 PC도 있었는데, PC연결 시스템인 삼성 덱스(DeX)를 선보이기 위한 용도였다. 덱스는 갤럭시S8 언팩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환호성을 자아낸 기능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을 PC와 연결해 PC처럼 쓸 수 있는 기능이다. 속도도 제법 빨랐고 사용감도 나쁘지 않았다. 게임까지 실행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

 

체험존이 마련된 매장 직원과 고객 일부는 갤럭시S8에 신기술이 많이 들어간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이용자가 많이 사용할 기능들은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발전 수준 역시 놀라울 만큼은 아니라는 냉혹한 평가였다. 스마트폰 기술이 상향 평준화된만큼 기술 진보의 수준에 대한 신선도가 어느 정도는 희석된 탓이다. 

 

한편 SK텔레콤은 오는 7일 갤럭시S8 예약판매와 동시에 T갤럭시클럽제로를 선보인다. 삼성카드를 사용하는 조건 등에 따라 갤럭시S8 출고가가 50% 할인된다. 이를 감안하면 갤럭시S8 출고가는 90만원 선이 되는 셈이다. 갤럭시S8플러스 가격대는 그보다 더 높은 100만원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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