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 2017] “구매하지 않는 것이 아닌 구매하고 싶은 물건이 없는 것”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7.05.3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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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런’으로 2017 소비트렌드 짚은 전미영 서울대 연구위원

 

"사람들의 소비하고자 하는 욕구는 어떤 시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존재한다. 다만 경기나 트렌드에 따라 소비의 방식이 달라질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 사람들이 무엇을 욕망하고 어떻게 소비하는지 그 흐름을 잡아내야한다"

 

5월3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시사저널 주최 제 5회 굿컴퍼니 컨퍼런스(GCC)'에서 특별강연자로 나선 전미영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소비로 본 한국 기업가 정신-어제와 오늘‘이란 주제로 연단에 서 이런 메시지를 전했다. 전 위원은 “저성장 시대라고 해서 사람들이 무조건 소비를 줄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이럴 때일수록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제대로 읽어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컨퍼런스 세 번째 세션의 마지막 연사로 나선 전 위원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연구교수로 역임했으며, 현재 KBS 라디오 《김난도의 트렌드 플러스》와 《경제를 배웁시다》에 고정출연하고 있다. 전 위원이 속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2007년부터 해마다 시장을 이끌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를 담은 책 ‘트렌드 코리아’를 출간하고 있다.

 

전 위원은 닭의 해를 맞아 “CHICKEN RUN(치킨런)'이라는 키워드로 2017년 소비 트렌드를 설명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닭들이 영리하게 대처해 철조망을 탈출하는 동명의 애니메이션 내용처럼, 저성장시대 어려움에 처한 대한민국 역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내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5월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시사저널 2017 굿컴퍼니 컨퍼런스에서 서울대학교 소비트랜드분석센터 전미영 연구위원이 "소비로 본 한국기업가 정신 - 어제와 오늘"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욜로(YOLO)라이프' ’각자도생‘ 주목해야” 

 

전 위원은 오늘날 한국 사회를 이끌고 있는 소비 트렌드로 10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욜로 라이프(YOLO, You Only Live Once) △B+프리미엄 △픽미(Pick Me) 세대 △캄테크(Calm Tech) △영업의 시대 △1코노미 △바이바이 센세이션 △수요 중심 시장 △경험 is 뭔들 △각자도생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중에서도 ‘인생은 한번 뿐’이라는 ‘욜로 라이프’는 핵심 키워드로 꼽힌다. 전 위원은 “‘욜로 라이프’야말로 현대인들의 현재지향적 성향을 고스란히 드러내 주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저성장 시대에서 사람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보다 ‘지금 즐겁게 누리자’는 성향으로 자연히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전 위원은 ‘사회적 안전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제각기 살아남을 방법을 모색한다’는 의미의 ‘각자도생’ 역시 놓쳐선 안 될 트렌드 키워드로 지목했다. 그는 “이제 소비자들은 과거 공동체가 제공해주던 가치와 서비스를 돈 주고 사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앞으로는 소비자에게 ‘내가 당신을 백업해주겠다’고 확신을 주는 기업이 성공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가성비’ 역시 오늘날의 소비 트렌드를 관통하는 대표적 특성 중 하나로 꼽았다. 합리적인 가격에 프리미엄한 요소를 더한 제품을 지칭하는 ‘B+프리미엄’과 1인 구매가 확산되는 현상을 뜻하는 ‘1코노미’, 버리고 비우는 생활 방식을 설명한 ‘바이바이 센세이션’ 등의 키워드가 여기에 해당한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전 위원은 “지금은 물건이 팔리지 않는 시대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정말 사고 싶은 상품이 없는 시대”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이러한 소비 트렌드를 잘 파악해 ‘정말 사고 싶은 제품’을 만들어 내놓는다면, 저성장 시대에서도 언제든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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