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 “경원선 주변 경기 북부지역 주목”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7.06.22 16:25
  • 호수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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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동산 컨설팅 전문가 2人 유민종 신한우리경매 이사와 황성일 이사장이 전하는 투자 조언

 

정부가 조만간 고강도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을 거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광풍(狂風)이 몰아치던 부동산 시장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수도권 집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경기불황의 바로미터인 경매 시장도 호황을 기록 중이다.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5월 전국 경매 낙찰가율(낙찰가/감정가×100)은 78.8%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1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그렇다 보니 거래량이 많아야 장사가 되는 부동산 컨설팅업계에서조차 ‘경고등’을 켜고 있다.

 

전국 규모의 경매 컨설팅 네트워크 신한우리경매의 황성일 이사장과 유민종 이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경제협력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경기 북부권, 더 자세히 말하면 접경지 부근에 나온 토지를 경매로 구입, 장기(長期)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면서도 “분위기에 휩쓸린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유민종 이사(왼쪽)·황성일 이사장 © 시사저널 최준필

 

경매 시장 열기가 뜨겁다. 이럴 때일수록 투자가치는 떨어지는 것 아닌가.

 

황성일 이사장(황) 솔직히 경매로 큰돈 버는 시대는 지나갔다. 일반적인 물건보다는 권리관계가 복잡한 물건을 사서 법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돈이 된다. 일반인들은 권리관계가 간단한 물건에만 들어간다. 그러다 보니 급매가보다 비싸게 사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경매로 몰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민종 이사(유) 경락잔금대출이 시세의 80%까지 나오는 게 큰 것 같다. 일반 아파트 담보대출은 최대 60%까지 가능하다. 제2금융권에서까지 대출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금액을 지원받을 수 있는 거다.

 

 

요즘처럼 부동산 열기가 뜨거울 때는 어떤 방식으로 투자해야 하나.

 

솔직히 요즘 같아선 답이 안 나온다. 그래서 우리는 아예 지분경매나 유치권 같은 권리관계가 복잡한 물건에만 집중해 입찰에 들어간다.

 

 

최근 법원 경매 법정에 투자자들이 많이 몰린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겪은 최고의 입찰경쟁률을 꼽는다면 얼마 전 한 물건에 83명이 몰린 제주도 토지였다. 감정가가 8000만원이었는데 낙찰가율이 400%였다. 경매 법정에 수용 가능한 인원이 60~70명이었는데, 여기에 84명이 입찰에 참여했다고 생각해 봐라. 그분들이 또 혼자만 왔겠는가. 몇몇 분들은 낙찰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과 함께 찾았으니, 정말 사람들로 꽉꽉 찼다. 

 

 

굳이 감정가의 4배가 넘는 물건에까지 투자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일부 물건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 물건의 경우 동네에 가면 나온 게 하나도 없었다. 감정가는 1억원인데, 본인이 보기에 제주도라는 지역적 특수성을 봐서 4배 이상 값이 뛰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 물건은 감정가의 4배 이상 값이 뛰었다. 결국 사람 생각은 다 비슷한 것이다.

 

 

당분간 일반적인 경매 투자법으로 수익을 올리기란 쉽지 않다는 뜻인가.


솔직히 우리 같은 전문업체들은 금리가 지금보다 1~2%가량 더 올라가줘야 괜찮은 물건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 당장은 금리가 워낙 낮으니까, 채무자 입장에서는 이자 부담이 적다. 그런데다 시장 열기가 뜨거운 상황에서 어느 누가 경매로 내놓겠는가.

 

 

그렇다면 앞으로 일반인 입장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투자 종목은 무엇인가.

 

문재인 정부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정신을 승계한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남북 경협이 재개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기 북부권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 이미 문산읍 등 경기 파주시 토지 시장은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현장 상황은 어떤가.

 

주민들 스스로가 스스럼없이 땅값이 크게 올랐다고 말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 다만 접경지 투자에 있어서도 조심할 부분은 있다. 우선 접경지는 정책 변화에 따라 기복이 너무 심하다. 지금은 좋아 보일지 몰라도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게 바로 그 지역이다.

 

 

접경지라도 문산 등 파주 쪽과 그 외 지역은 분위기가 다를 것 같다.

 

개인적으로 경기도 파주보다는 포천·연천·동두천과 강원도 철원 쪽을 더 주목한다. 경의선이 지나가는 지역은 솔직히 최근 땅값이 많이 올랐다. 더 장기적 관점의 투자로 나선다면, 그보다는 경원선 주변을 살펴보라고 권한다.

 

 

땅 투자는 여러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굉장히 어려운 투자 상품 아닌가.

 

많은 이들이 땅을 사면서 ‘로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토지는 내 살아생전에 큰돈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전형적인 장기 투자 상품이라는 거다. 대구에 사는 부동산 파워블로거 박선영씨는 ‘왕비 재테크’로 유명하다. 이분의 투자법은 단순하다. 농림이고 농지고, 도로만 붙어 있으면 그냥 산다. 시세보다 싸기만 하면 무조건 산다는 게 이분의 투자법이다.

 

 

하지만 땅은 환금성이 떨어지는 게 가장 큰 약점이다.

 

토지는 대박보다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 2000만~3000만원으로 살 수 있는 부동산이 현실적으로 땅 말고 무엇이 있겠는가. 어찌 됐던 공시지가는 매년 최소 0.7%씩 올라가고 있다. 

 

 

황사 막기 위해 중국에서 나무심기 운동 벌여

 

부동산 컨설팅 전문가인 이들은 사회적 책임 실천에도 적극적이다. 부동산 사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실제 황 이사장과 유 이사는 지난 2002년부터 무려 16년째 ‘황사를 막는 사람들’(황막사)이라는 비영리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 단체는 황사의 발원지인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 고비사막 부근에 나무를 심어 사막화를 막는 민간 기구다. 또한 유민종 이사는 지난 6월초 ‘나눔의 집’을 방문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후원금과 후원물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사회적 책임 실천에 특히 열심인 게 눈길을 끈다. 황막사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회사 고문으로 활동하시는 박준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처음 아이디어를 내셨다. 본격적인 활동은 2002년부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개인 자격으로 참여했고,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기부금을 내 활동한 것은 10년 정도 됐다. 초창기에 심었던 곳은 이제 거대한 숲을 이뤘다.

 

 

지금까지 심은 나무는 얼마나 되는가.

 

100만 그루 정도 된다. 이건 순수한 봉사활동이다. 중국 쪽 사업을 위해 하는 건 절대 아니다. 초창기에는 시행착오도 있었다. 처음에는 무작정 나무 묘목을 가져가 땅을 파고 심었는데, 얼마 못 가 말라 버리더라. 지금은 격자로 1m씩 간격을 두고 심는다. 그러고는 인근에 만든 우물로부터 용수를 가져온다. 거대한 숲이 되고, 거기서 양들이 막 뛰어노는 것을 보면 마음이 뿌듯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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