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8이 ‘지문’ 대신 ‘얼굴’을 고민하는 까닭
  • 김회권 기자 (khg@sisajournal.com)
  • 승인 2017.07.0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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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얼굴, 홍채…핵심기술 된 스마트폰 생체 인식

 

블룸버그가 전한 아이폰8 최신 소문을 보면 애플이 아이폰의 지문 인증 시스템을 폐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지문 대신 선택한 건 얼굴 인식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만약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2013년 이후 애플의 중요 기술 중 하나였던 터치ID가 사라질 지도 모른다. 

 

올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아이폰8을 둘러싼 중요한 관전포인트 중 하나가 홈버튼의 존재 여부다. 지금까지 나온 소문 중에는 애플이 갤럭시S8에 장착된 햅틱 기술을 응용한 버튼을 아이폰8에 테스트 중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갤럭시S8의 홈버튼은 현재 디스플레이 아래에 있다. 그래서 화면을 누르면 버튼은 햅틱 피드백(촉감 반응)으로 반응한다. 이런 기술과 관련한 특허를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게 최근 밝혀졌는데 그렇다고 그 특허가 바로 상품으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애플 제품의 정보에 능통한 밍치궈 대만 KGI증권 애널리스트는 “얼굴을 3D 스캔하는 인증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에서 언급했다. 애플이 스마트폰에 사용한 3D 카메라를 대량으로 매입하고 있다는 정보와 맞물리는 얘기다. 애플이 2013년 이스라엘의 3D 센서 기업인 프라임센스(PrimeSense)를 인수한 것도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물론 터치ID가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애플이 중점적으로 밀고 있는 애플페이에서 지문 인식이 사라진다는 건 생각하기 어려워서다. 결제할 때마다 얼굴을 들이밀어야 한다면 애플페이는 그 불편함만 부각될 뿐이다.

 

ⓒ 사진=Pixabay·시사저널

 

이처럼 스마트폰의 보안은 사용자에게 꽤나 중요한 기술이다. 사생활을 지키는 것 외에 결제용으로도 보안 기술은 필수적이다. 요즘 스마트폰들은 대부분 생체인식을 적용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건 어떤 방식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보안 이슈를 넘어 디자인 이슈가 된다. 적용법에 따라 디자인이 바뀌기 때문이다. 지문 센서의 위치에 따라 전면 풀 디스플레이가 가능한지가 결정되고, 얼굴 인식을 적용하면 카메라의 개수가 달라질 수 있다. 갤럭시나 아이폰 시리즈가 어떤 보안 방법을 사용하는지 주목받는 이유다. 

 

이미 하이엔드 모델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대부분은 생체 인식을 사용하기 위해 센서를 탑재했다. 생체 인식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로 본다. 일단 비밀번호나 패턴처럼 번거롭지 않다. 그리고 편리한 반면 일정 수준 이상의 보안이 보장된다.  

 

현재 스마트폰에 적용된 생체 인식법은 크게 3가지다. 지문 인식, 얼굴 인식, 홍채 인식이다. 이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지문 인식이다. 이들 생체 인식은 앞서 ‘일정 수준 이상의 보안’이 보장된다고 언급했는데, 이 부분에 생체 인식의 포인트가 있다. 편리하고 안전성이 높은 건 공통된 부분이다. 다만 어느 정도 차이점은 있다. 

 

 

◆ 센서 공간이 반드시 필요한 ‘지문 인식’

 

지문 인식은 본체에 지문 센서를 내장해 사용자가 미리 등록한 지문과 일치하는 경우에만 사용자를 인증한다. 최근에는 센서와 프로세서 기술이 향상돼 지문을 판독하는 시간이 짧아졌다. 그래도 때로는 손가락 위치에 따라 읽지 못하기도 하고 젖은 손가락은 인식하지 못한다. 특히 등록한 지문만 있다면 잠금을 해제할 수 있기 때문에 “자고 있는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는 우스개소리도 있다. 

 

다만 지문 인식을 적용하려면 스마트폰에 센서 공간이 있어야 한다. 갤럭시S8의 경우 센서 역할을 했던 홈버튼을 폐지했고 센서는 뒷면으로 이동했다. 최근에는 디스플레이 패널 전체에 센서를 탑재하는 기술이 등장했는데 비용이나 수율, 그리고 기술 적용 등의 문제가 있어서 당장 적용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사진=Benjamin Geskin

 

◆ 가장 편리한 방법은 ‘얼굴 인식’

 

가장 편리한 방법으로 꼽히는 게 얼굴 인식이다. 일단 센서를 탑재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에 부착된 카메라만 있으면 된다. 또 지문처럼 손가락을 올려 둘 필요가 없고, 홍채 인식처럼 카메라를 쳐다보며 일정 시간동안 특정 지점을 응시할 필요도 없다. 그냥 사용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눈앞에 가져오는 것만으로 해결된다. 

 

반면 일부에서는 사진을 문제삼았다. ‘얼굴 사진’으로 보안의 허점을 뚫을 수 있다는 건데, 더버지(The Verge)는 갤럭시S8의 얼굴 인식이 얼굴 사진으로 해제된 사실을 보도했다. 이건 2D 카메라로 인식하기 때문인데, 그래서 이번 아이폰8은 3D 카메라를 사용한다는 소문이 나오는 거다. 3D 카메라를 이용해 얼굴의 입체감을 인식하면 사진으로 생기는 버그는 해결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아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태블릿인 서페이스 프로(Surface Pro)는 3D 카메라를 사용해 생체 인식을 하고 있다. 적외선과 2개 이상의 카메라를 사용해 물체의 입체감을 측정한다. 이 방법은 실내의 어두운 장소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반면 적외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빛이 강한 장소와는 궁합이 안 좋고 야외에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홍채의 주름은 매우 미세하기 때문에 판독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카메라 해상도가 요구된다. ⓒ 사진=연합뉴스

 

◆ 일정 수준의 카메라 해상도가 필요한 ‘홍채 인식’

 

얼굴 인식은 ‘얼굴의 특징’을 파악해 판독한다. 반면 홍채 인식은 눈동자의 검은 자위를 덮는 바깥 부분, 즉 홍채의 주름을 읽는다. 이건 지문을 인식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홍채 인식을 적용한다면 얼굴 인식처럼 센서 없이 카메라만으로 가능하다. 게다가 홍채는 지문보다 위조하기가 어려운 게 장점이다. 

 

다만 이 홍채의 주름은 매우 미세하기 때문에 판독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카메라 해상도가 요구된다. 게다가 어두운 곳에서는 실패할 확률이 있고 그 단점을 만회하기 위해 적외선 등을 조합한다면 판독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 생체 인식은 만능일까

 

지문이나 얼굴, 그리고 홍채 등 생체 정보를 이용하는 보안이 늘고 있는 배경에는 ‘ID+암호’라는 기존의 인증 방식이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ID와 암호의 조합은 한 번 뚫릴 경우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어디서든 뚫릴 수 있다. 특히 네트워크로 연결된 요즘은 더욱 위험해졌다. 하지만 그 보완책으로 나온 생체 인식이라고 완벽할 순 없다.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7’ 보고서에서 마크 넬슨 비자카드 IT·리스크 총괄임원은 “수억 명의 인간이 생체 인증을 고유키로 사용해 신용 결제를 동시에 이용하게 되면 시스템은 파탄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생체 인식을 부분적으로 사용하는 건 가능하지만 지금 크레딧 카드를 사용하듯 오픈 월드에서 무한정 사용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그의 경고는 생체 인식 자체의 신뢰성이 100%가 아니기에 나왔다. 생체 정보만으로 개인을 100% 확인하는 것은 아직 어렵고, 오판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생체 인식은 편리함과 보안을 높이기 위해 조합하는 보조적 방법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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