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최소 10년간은 용산 시대가 열릴 것”
  •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7.20 14:13
  • 호수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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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 본격 이전으로 다시 들썩거리는 용산 부동산시장

 

“10년 전 강남 주변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다면, 향후 적어도 10년간은 강북이 중심으로 떠오를 것이며, 또한 향후 부촌(富村)은 강북지역 한강변에서 나올 것이다”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이제 강북도 다 같은 강북이 아니다.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로 서울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고 주거환경이 좋은 지역에만 사람들이 몰린다. 대표적인 강북 3인방이 바로 용산·성수·마포인데, 이 중 선두주자는 단연 용산이 꼽힌다. 최근 용산의 지도가 완전히 바뀌면서 부동산 경기가 다시 들썩거리고 있다.

 

그동안 용산 부동산시장은 숱한 악재를 겪어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 2009년 용산 철거 참사 등 악재뿐 아니라, 총 사업비 30조원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 불린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2013년 무산되면서 부동산 시세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최근 주택·상업시설 등 부동산 시세가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는 등 용산 일대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이러한 배경에는 국내 최대 의료복합단지 건설,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들의 본사 이전 등 잇단 개발 호재가 터진 덕분이다. 이러한 용산 부동산의 무서운 상승세는 각종 개발 호재가 가시화되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용산구 용산역 앞 전경 © 시사저널 임준선


 

현 정부 숙원사업인 도시재생 수혜 전망도

 

먼저 평택으로 이전하는 용산 미군기지터에 243만㎡ 규모로 조성하는 ‘용산민족공원’ 사업은 내년부터 본격 추진된다. 공원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용산 전체에 대형 호재로 작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숙원사업인 도시재생의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도 용산 부동산의 전망을 밝게 해 주는 이유다. 용산공원은 용산 미군기지가 경기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남게 되는 243만m² 부지에 조성되는 최초의 국가 도시공원이다. 용산공원 주변은 서울 도심과 용산 부도심의 연결고리 기능을 위해 상업·업무시설 개발이 추진된다.

 

그 외에도 역대급 개발 호재가 몰린 용산구에 부동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서울시가 연내 발표를 예고한 용산마스터플랜이 눈길을 끈다. 용산마스터플랜은 한강과 용산전자상가 등을 연계해 용산을 동아시아 주요 국제도시로 육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개발이 완료되면 코엑스 면적의 5배에 달하는 상업시설과 대규모 오피스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돼 유동인구 급증과 함께 가치가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8월 착공에 들어간 신분당선 연장사업도 2022년 개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신분당선 용산~강남 구간(7.7㎞)엔 6개 역이 건설된다. 개통되면 용산역에서 강남역까지 15분이면 주파할 수 있다. 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선(송도~여의도~용산~마석)도 연내에 예비 타당성 조사가 예정돼 있다.

 

© 시사저널 미술팀


 

용산 아파트 가격, 송파·강동구보다 높아

 

각종 개발 호재를 등에 업고 집값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용산구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3.3㎡당 3053만원으로 강남구(4503만원)와 서초구(3918만원)보다는 아래지만, 송파구(2931만원)·강동구(2356만원)보다는 높았다. 이는 전년 대비 10%가량 오른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6·19 대책 이후에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첫째 주의 용산구 아파트 값은 0.34% 오르며 서울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0.20%)을 웃돌았다. 한남동의 ‘한남힐스테이트’, 서빙고동의 ‘신동아’, 이촌동의 ‘한강맨션’ 등이 일제히 1500만~5000만원가량 올랐다.

 

최근 효성이 용산역 한강로에서 분양에 나선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는 3.3㎡당 3600만원이 넘는 높은 분양가에도 1순위 청약에서 670가구 모집에 2117명이 몰리며 평균 3.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전용면적 92㎡ A형은 최고 경쟁률 26.4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용산이 서울 정중앙에 위치해 교통의 요지인 데다 남산을 배후로 한강을 바라보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입지를 갖춰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명당으로 평가받으며, 정부의 규제에도 개발 호재까지 몰리면서 높은 미래가치를 알아본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입주를 시작하는 용산역 인근 재개발 단지들에도 수천만원 웃돈이 붙은 상태다. 지난 2014년 공급 당시 미분양이었던 ‘용산역 푸르지오써밋’은 오는 8월 입주를 앞두고 크게 웃돈이 붙은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782가구 규모의 ‘래미안용산더센트럴’도 입주를 앞두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이태원 일대는 최고급 주거시설의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용산 유엔사 부지를 1조552억원에 낙찰받은 일레븐건설은 이곳에 최고급 주택단지를 짓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지난해 5월 6242억원에 팔린 한남동 외국인아파트 부지에도 최고급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외국인아파트 부지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현재 국내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한남더힐’이 있다. 공원·녹지·도로 등을 빼고 4만4935㎡(약 1만3600평) 규모인 유엔사 부지는 주거·상업·문화시설 등이 결합한 복합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정작 시장의 관심은 분양가에 쏠리고 있다. 용산공원과 인접한 입지, 용산 일대 개발 호재 등을 감안하면 3.3㎡당 1억원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한남동 단국대 부지에 들어선 한남더힐 아파트의 분양가 책정이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임대아파트로 공급돼 2011년 입주한 한남더힐은 2016년부터 분양 전환이 가능해졌다. 현재 임대계약이 끝난 아파트를 분양 중인데 3.3㎡당 가격이 8150만원 선이며 지난해 12월엔 전용면적 244㎡인 3층 매물이 82억원에 거래됐다. 한남더힐 맞은편 외국인아파트 부지 6만677㎡도 최고급 주거단지로 개발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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