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물폭탄’ vs 남부 지역은 ‘최악의 가뭄’
  • 인천=차성민·울산=김완식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7.2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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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과 폭우 피해 겪고 있는 울산과 인천 지역 이원 취재

 

‘극과 극’이었다. 중부권의 경우 수마가 할퀴고 지나가면서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됐다. 반지하에 거주하던 90대 치매 남성은 갑자기 들이닥친 물에 갇히면서 목숨을 잃기도 했다. 남부 지역은 정 반대였다. 최악의 가뭄 현상이 지속되면서 계곡의 물이 완전히 말라붙었다. 유명 피서지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지만, 지자체는 사실상 방관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월23일 서울과 경기, 인천지역의 하늘에는 말 그대로 ‘구멍’이 뚫렸다. 특히 인천 지역의 경우 아침 6시께부터 정오까지 100mm 넘는 비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도로는 침수됐고, 가전제품과 집기류를 잃은 서민들은 망연자실해야 했다. 

 

인천 남구와 남동구의 경우 지대가 낮은 상습 침체 지역이어서 피해가 컸다. “저지대여서 비가 올 때마다 침수 피해가 발생했지만, 이번처럼 비가 많이 온 것은 처음”이라고 주민들은 말했다. 성인 남성의 허리까지 물이 차면서 반 지하 주택에 거주하던 90대 치매 노인이 목숨을 잃었다. 지하철 연장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7명은 폭우에 고립됐다가 가까스로 구조되기도 했다. 

 

비피해가 커지면서 인천시는 긴급 재난지원금 투입을 검토 중이다. 인천시는 24일 오전 유정복 시장 주재로 긴급 회의를 갖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66조에 따른 재난지원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피해 현장을 신속히 복구하고 방역을 철저히 해 후속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24일 부평구 관내 진하이빌과 주변 수해현장을 시찰하며 관계자들에게 신속성으로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복구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인천시청 제공

 

같은 시각 울산 울주군 등억온천단지 인근 작천정 골짜기. 이곳은 기암괴석이 많은데다, ‘영남의 알프스’로 향하는 관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여름철이면 수많은 피서 인파가 모이는 곳이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작천정 계속에서 1.5km 가량 떨어진 하천 상류부터 물이 말랐다. 

 

취재진이 등억온천단지에서 신불산으로 오르는 중턱인 홍류폭포를 찾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장관을 연출하던 폭포수는 찾아볼 수 없었다. 몇 가닥 물줄기만 힘겹게 떨어지고 있었다. 인근 주민들은 “홍류폭포에서 물이 이처럼 마른 것은 등억온천단지가 생긴 이래 처음이다”고 입을 모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피서객이 가장 많이 찾는 하류 지점인 작천정 인근 물은 오폐수 다름 없는 실정이 됐다. 작천정 별빛야영장 옆 골짜기에는 인근 마을에서 흘러나오는 하수구의 물만 흘러나오고 있었다. 계곡으로 이어지는 곳곳에는 녹조 낀 썩은 물만 고여 있었다. 

 

피서객들은 이 같은 상황을 모르고 무작정 물에 들어가기 바빴다. 하천의 위생상태를 챙겨야 하는 지자체는 사실상 ‘나몰라라’로 일관하고 있다. 울주군의 한 관계자는 “현장 사정을 알아본 뒤 대책을 세우겠다”고 짧게 답했다. 관광객 유치에만 혈안이 되면서 정작 국민 건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계곡물이 끊긴 가운데 하류 쪽 별빛 야영장 반대편 하수구에서 오폐수가 흘러나오고 있는 모습. ⓒ 김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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