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역대급 '8월 위기설' 오나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7.07.3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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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도발로 미국 최첨단 전락자산 UFG 연습에 참가

 

매년 8월 만 되면 반복되는 ‘한반도 위기설’이 올해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역대급’ 수준일 거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북한이 7월4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북미 간 긴장 관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두 차례의 미사일 시험 발사 목적을 미국을 향한 경고라고 분명히 밝혔다. 이로써 미국의 대북 인내심은 이미 레드라인을 넘어섰다.

 

관심은 내달 하순께로 예정돼 있는 연례 한미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으로 쏠린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높인다는 차원에서도 올해 UFG 연습은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릴 것이 확실하다. 이미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발사된 직후인 7월30일 전략무기중 하나인 폭격기 B-1B ‘랜서’를 한반도 상공에 출격시켰다. 미국령 괌에서 출격한 랜서 2대는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 4대와의 편대비행을 통해, 유사시 북한 지휘부와 주요시설을 초토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랜서는 통합정밀직격폭탄인 제이담(JDAM) 뿐 아니라 비유도 일반폭탄 등 최대 60톤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으며, 스텔스 성능까지 갖춰 적의 방공망을 뚫고 대규모 폭격을 가할 수 있다. 한반도 상공에 출격할 때마다 북한이 극도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랜서가 보유한 가공할 타격 능력 때문이다. 지난 7월8일 랜서가 한반도 상공에 출동해 북한 핵심 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 훈련을 하자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화약고 위에서 불장난질을 하지 말라”라고 맹비난했다.

 

미국 전략무기인 장거리폭격기 B-1B 랜서가 7월30일(현지시간) 태평양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이륙, 일본 영공과 한반도 상공을 향해 비행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정부 "북한 미사일 발사로 전략 자산 참여 불가피" 


지금까지 정부는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미국 전략자산 활용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하지만 북한이 연이어 미국 본토를 가정으로 미사일 발사 시험을 감행하자 사정이 달라졌다. 송영무 국방부장관은 북한의 2차 ICBM급 미사일 발사가 있었던 이튿날(7월29일)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단호히 응징하고 대응하기 위해 전략자산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16일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대통령 특별보좌관이 미국 워싱턴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정부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배치된 미국의 전략자산 무기 역시 축소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정부도 현 상황에서 북한과의 '선 대화론'은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2008년부터 한반도 우발상황 발생을 가정, 한·미 연합군의 협조 절차 등을 숙달하는 UFG 연습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북한은 UFG 연습이 자신들의 체제 전복을 노린 침략·공격적 연습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으로선 날로 높아지는 북한의 군사적 위험을 억제한다는 차원에서도 이번 UFG 연습에 대규모 전략 자산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군 당국 주변에서는 미군의 아메리카 강습상륙함 전단 등 첨단 자산 외에 해군의 대테러 전담 특수부대인 네이비 실(SEAL) 16팀과 미 육군 제10산악사단 소속 경보병 2개 대대가 참가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타깃을 한 다양한 작전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정부 관계자도 “UFG 연습은 통상 한미연합사 주도로 매년 다양한 시나리오를 추가하는데 여기에는 미 당국의 속내가 많이 담겨져 있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월28일 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7월29일 보도했다. ⓒ 사진=조선주앙통신 연합

 

8월 위기설 나오면 금융시장 혼란 커질 듯


8월 위기설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 경제는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매년 한반도 전쟁설이 나올 때마다 금융시장은 혼란이 계속됐다. 정부 당국이 가장 걱정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지난 4월 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할 수 있다는 '한반도 전쟁설'이 나오자 금값이 치솟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친 바 있다. 당시에는 김일성 생일, 김정은 추대 5주년 등 북한 내 굵직한 행사가 있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당시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 등 다수의 전략 자산을 한반도로 급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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