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리스크’에 허덕이는 야3당
  • 박혁진 기자 (phj@sisajournal.com)
  • 승인 2017.09.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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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대표 리더십 문제로 정기국회 ‘삐걱삐걱’

본격적인 국정감사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이 당 대표의 리더십 문제로 인해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대정부질문은 11일 정치 분야를 시작으로 12일 외교·안보·통일, 13일 경제, 14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등으로 구분돼 진행된다. 예년 같으면 야당은 국정감사를 통해 저마다 한방을 노렸을 테지만, 이번 국정감사의 경우 야3당이 이런저런 이유로 국정감사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공통적으로 당 대표와 관련된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장외투쟁 나섰다 역풍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9월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앞에서 열린 '5천만 핵 인질, 공영방송장악'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자유한국당은 장외투쟁으로 인해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장외투쟁은 전적으로 홍준표 대표가 주도했다. 원외 당 대표였던 그는 “장외투쟁을 통해 야성을 길러야 한다”고 의원들을 국회 밖으로 끌어냈지만, 여론은 좀처럼 자유한국당의 편으로 돌아서지 않았다. 홍 대표가 정기국회를 보이콧한 명분은 문재인 정부의 언론장악을 저지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MBC와 KBS 등 현 공영방송 사장을 반대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때마침 북한의 핵도발도 이어졌다. 게다가 홍 대표가 ‘문재인 정부가 공영방송을 장악하려 한다’고 주장하기 위해 내세운 근거였던 “특별사법경찰이 체포영장을 청구한 전례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또한 안보정당을 자처하는 자유한국당이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정기국회를 보이콧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거셌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정기국회 보이콧을 선언한 지 5일 만에 국회 복귀를 선언했다. 최종 결정은 9월11일 의원총회에서 나올 예정인데, 국회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압도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의 거친 입과 섣부른 판단이 오히려 당을 난처하게 만든 셈이다.

 

국민의당, ‘다선금지법’ 놓고 집안싸움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오른쪽부터), 안철수 대표, 김동철 원내대표, 장진영 최고위원이 9월8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의당 역시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발했지만, 안 대표가 얘기한 강한 야당으로 자리 잡기는 녹록지 않아 보인다. 특히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안 대표 측과 호남권 의원들 간의 ‘헤게모니’ 싸움이 치열하다. 가장 논란이 된 것은 이른바 ‘다선금지법’을 놓고서다. 이용주 의원이 대표발의를 준비 중인 이 법은 ‘지역구 국회의원의 경우, 같은 선거구에서 직전까지 3번 연속 당선된 사람은 같은 선거구에 등록할 수 없게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이 통과될 경우 국민의당 호남 중진 의원들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전남 목포가 지역구인 박지원 전 대표를 비롯한 박주선․주승용 의원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 인물이다. 안 대표의 최측근인 이 의원이 이 법을 발의하다 보니 당연히 당내에서는 ‘특정 의원들을 겨냥한 법’이라며 논란이 뜨겁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이 법은 정치신인이나 비례의원들에게 길을 터주자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중진들을 겨냥하는 모양새로 비쳐질 수 있어서 여기에 동참할 의원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 이렇다 할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내 호남권 중진들과의 지분 싸움에서 밀릴 수 없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의도야 어찌됐든 이 법안이 당내 갈등을 부추기는 점이 없지 않아, 국민의당 역시 국정감사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른정당, 당 대표 사퇴로 ‘자강론’ VS ‘통합론’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9월7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 전체회의에서 당대표 사퇴를 밝힌 뒤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바른정당은 금품수수 의혹에 휩싸이며 이혜훈 대표가 물러나면서 당 분위기가 심각하게 가라앉은 상황이다. 이혜훈 전 대표는 6·26 전당대회에서 ‘자강론’을 앞세워 선출된 지 74일 만에 낙마했다. 금품 수수 의혹이 불거지기 전 이 전 대표는 시사저널 기자와 만나 지방선거 준비, 정계개편 등 다양한 정치 변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본인의 처신 문제로 낙마하면서 오히려 당과 동료 의원에게 더 어려운 숙제만 내준 셈이 됐다. 특히 내년 6·13 지방선거 전후로 예상됐던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의 ‘진로 선택’ 시점이 앞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자강론을 내세운 이 전 대표의 사퇴로 당내에서 자강론보다는 통합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통합론을 주장하는 당내 의원들은 “지금 통합하지 않으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바른정당이 소멸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바른정당은 최근 적극적 당원모집에 나서며 지방선거를 준비하려 했으나 구인난을 겪었다.
바른정당이 일괄적으로 자유한국당에 복귀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당내 위기를 수습할 카드로 거론되는 유승민 의원 역시 대표적 자강론을 주장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반면 당내 지분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김무성 전 의원의 경우 통합론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자강이냐 통합이냐를 놓고 두 사람이 갈라질 경우 일부는 자유한국당으로, 일부는 국민의당으로 흩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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