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없었던 아토피 피부염
  • 김철수 가정의학과 전문의·한의사·치매전문가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9.27 09:33
  • 호수 145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토피 피부염의 다양한 원인

 

대학 3학년인 D양은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 중이다. 생후 백일이 지나서부터 태열(유아습진, 아토피)이 생겼고 이후 심해질 때마다 피부과 치료를 받았다. 중학교 때 오랫동안 한약을 복용하면서 거의 완치됐지만 대학 1학년 겨울에 재발했다. 기말고사 기간 중 눈과 얼굴이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가려웠고, 이후 급속도로 팔·몸통·목·가슴 등으로 퍼졌다. 가려움증이 심했고 외출도 하지 못할 정도였다. 재발 원인을 공부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식습관이 무너지고 관리가 소홀해진 것으로 생각했다.

 

피부질환 치료로 유명한 한의원에서 3개월만 치료받으면 완치된다고 했지만, 6개월 동안 매주 2회씩 치료를 받으면서 한약과 선식 등을 복용해도 제대로 치료되지 않았다. 팔과 목, 몸통은 그나마 괜찮아졌지만, 가슴으로 온 유두 습진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식이요법을 철저하게 해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유두가 빨갛게 되고 옷이 스치기만 해도 많이 아팠다. 가슴에서 계속 진물이 나왔고 매일 밤 긁게 돼 파인 살이 다시 돋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토피는 유전적인 면도 많지만 생활환경이 바뀌면서 오는 후천적인 이유가 크다. 일찍 이유식을 시작하면 제대로 소화되지 않은 성분이 체내로 많이 흡수돼 면역에 노출되고 웬만한 음식에도 과민해지면서 아토피 피부염이 잘 생긴다. 면역 기능이 발달할 때까지는 조금씩 자주 면역에 노출된 이물질에 대해서는 익숙해지면서 항원·항체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어릴 때 오히려 비위생적으로 자라면 아토피 피부염이 잘 생기지 않는다는 위생 가설도 있다.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 위생적으로 키우기 때문에 흔히 접하는 물질에도 이물질 반응을 크게 보이면서 아토피 피부염이 증가하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 모습 © 시사저널 임준선

 

육류와 패스트푸드도 아토피 피부염 원인

 

다른 원인으로는 사료를 이용한 인공사육으로 오메가3보다 오메가6가 많이 든 육류와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게 된 것을 꼽을 수 있다. 스트레스와 환경호르몬도 영향을 준다. 자극적인 음식으로 장내 염증이 증가하는 것과 방부제나 보존제가 많이 들어 있는 식음료를 자주 먹는 것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인공적 농법으로 무기질과 비타민 등이 부족해진 것과 식품 잔류 유독 성분 증가와 이로 인한 장내 정상균의 약화로도 아토피가 잘 생긴다. 자연광이나 자연에 노출이 덜 되는 환경도 아토피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선식을 해도 예전처럼 잘 낫지 않는 것은 선식의 재료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 먹거리가 화학 농법으로 키운 것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상추를 먹으면 졸렸지만, 요즘의 상추는 먹어도 졸리지 않는 것처럼 아무리 유기농으로 재배한다 해도 이미 종자가 바뀌었기 때문에 차이가 크다. D양의 아토피 발병 요인을 줄이면서 비교적 이런 조건에 맞는 한약으로 치료했더니 다행히 효과가 있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