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든 ‘대한민국 국민’ 독일 인권상 받다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7.10.1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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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전세계에 민주주의 각인"…특정국가 국민들 수상은 제정 이후 최초

 

대한민국 국민들이 독일의 인권상을 수상하게 됐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은 촛불집회에 참여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인권상을 수여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촛불집회가 민주주의를 각인시켜 준 계기가 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은 “민주적 참여권의 평화적 행사, 특히 평화적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가 생동하는 데 필수적인 구성요소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촛불집회는 이 중요한 사실을 전 세계 시민들에게 각인시켜 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촛불집회는 독일 뿐 아니라 영국, 중국, 일본 등 외신으로부터 ‘역사상 최대 시위’, ‘평화와 축제의 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외신이 가장 주목한 것은 거대 인원이 모인 집회에도 불구하고 폭력사태가 없는 평화 집회를 이어가면서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었다. 

 

2016년 11월19일 서울 광화문광장과 세종로 일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4차 촛불집회(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리고 있다. © 사진=사진공동취재


특히 당시 독일 언론 디자이트는 “만약 한 시민이 부정과 무능에 대항하여 싸워야 할 때,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에 놓여있을 때, 국민들과 국회가 국가를 바로잡을 수 있는 사례가 바로 한국에 있다”며 “미국과 유럽은 어떻게 용기와 열정을 가지고 민주주의를 지켜내는지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은 독일에서 가장 유서 깊은 정치 재단으로 1925년부터 그 역사가 시작됐다. 재단의 이름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독일 최초의 대통령 프리드리히 에버트의 이름을 딴 것이다. 재단 활동은 사회민주주의의 핵심이자 가치인 자유․정의․연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회민주주의 및 자유 노동조합과도 깊은 관련을 맺고, 비영리 기구로 활동하고 있다.

1994년 처음 제정된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인권상은 노동운동의 적극적인 지지자였던 칼․이다 파이스트 부부가 전 재산을 재단에 기탁하면서 만들어졌다. 인권상은 매년 세계 각지에서 인권의 증진에 탁월한 공헌을 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수여되고 있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2만유로의 상금이 수여된다. 

 

2016년 11월2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5차 촛불집회에 비가온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지난해에는 콜롬비아의 유혈분쟁 종식을 위해 투쟁하고, 여권 신장 및 평화 정착 과정에서 여성의 참여를 증진시킨 공을 인정받은 콜롬비아 ‘여성평화노선(La Ruta Pacifica de las Mujeres)이 수상했고, 2014년에는 소말리아 엘만평화인권센터 소장인 파툰 아단 소장이 수상했다. 2013년에는 남동부 유럽 민주주의․화해센터가 수상했다.

그 외에도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투쟁한 멕시코의 말셀리나 보스티스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보건 인권 수호에 기여한 치료행동캠페인(TAC), 인권유린을 밝히고 화해 과정을 지지해 온 칠레와 페루 진실규명위원회 등이 수상한 바 있다.

나라별로 인권을 위해 활동한 개인이나 단체가 이 상을 수상해왔지만, 한 국가의 국민들이 상을 수상한 것은 대한민국이 최초다. 대한민국 국민들을 대신해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상을 수여받게 될 예정이다.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은 “한국의 민주주의에 새 활력을 불어넣으며 수 주간에 걸쳐 평화적 집회의 권리를 행사해 온 모든 이들을 대신하여 비상국민행동이 상을 수여 받게 됐다”고 밝혔다. 2017년 프리드리히 에버트 인권상 시상식은 12월5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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