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흑연광산 및 제조시설 현지 르포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7.10.19 13:58
  • 호수 1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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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공정 거치면 고순도 은빛 천연흑연 탄생

 

경기도 가평의 모처. 군사시설 인근에 자리한 이곳은 국내 몇 안 되는 천연흑연 매장지다. 광업권자의 안내를 받아 현장으로 가는 길은 지금은 폐쇄됐지만 과거 군 포사격장으로 사용됐던 곳이다. 곳곳에 잡목이 우거져 있다. 광업권자는 현재 이곳에 국립지질조사소 조사보고서상 1억 톤 정도의 천연흑연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에서 흑연 광맥과 매장이 확인된 것은 1969년 무렵이다. “석탄인 줄 알고 아궁이에 넣었는데 불이 안 붙는 거예요. 그때 저나 제 부친이나 흑연이 어떤 광물인지 알았나요?” 광업권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충북 진천의 모 흑연 처리 공장에서 천연 플레이크 흑연이 만들어지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흑연은 섭씨 3000도 이상 초고온에서도 견디는 물질이다. 이곳은 조광권 등록과 채굴인가를 받았고, 현재 산지 일시사용허가와 국유림 사용허가를 진행 중이다. 현재 남한에서 흑연이 채굴되고 있는 곳은 전무하다. 산자부 산하 광업등록사무소에 따르면, 채굴권을 따낸 곳은 전국적으로 8곳에 불과하다. 2011년 관련 법령이 개정되기 전 광업권을 받은 곳은 11건. 관련법이 바뀌면서 광업권은 채굴권과 탐사권으로 나눠졌다. 탐사권은 말 그대로 땅속에 광물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권리다. 탐사 후 매장이 확인될 경우 채굴권 절차를 밟는다. 하지만 광물이 매장돼 있는지만 확실하게 확인되면 탐사권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채굴권 과정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광업권은 토지 소유 여부와는 별도로 권리가 주어진다.

 

경기도 가평에서 채굴된 광물은 현재 충북 진천의 모처에서 선광(選鑛) 과정을 거쳐 천연 플레이크 흑연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흑연의 품위 향상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대량생산을 위해 공정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이다. 공장에 들어서자 거대한 부유선광기(浮遊選鑛機)가 흑연을 쏟아내고 있다. 잘게 부순 광석에서 흑연을 분리하기 위해 여러 차례 선광 과정을 거치면 95% 이상의 고순도 흑연이 생산된다. 이후 별도의 제련 과정을 거쳐 순도 99.9999%의 흑연이 탄생한다. 최종 결정체는 은빛의 검은 가루다. 매끄러운 입자를 만져보니 손이 금세 까매졌다. 마치 연필심이 묻은 듯하다. 엄재범 엘브스흑연㈜ 고문은 “고순도의 흑연 선공, 제련 기술을 얻기 위해 선대 때부터 평생을 바쳤다”고 설명했다. 엘브스흑연은 하루 150톤 흑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 인허가를 받으면 충남 당진의 국가산업단지에 단계적으로 관련 시설을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로선 내년 하반기 생산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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