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와 가치 공유, 광역경제권으로 부산발전 이루겠다”
  • 이홍주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7.11.0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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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부산시장 출마 예정자 인터뷰]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자연인으로 돌아가지만 부산과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준다면 그간의 행정 경험을 살려 부산발전에 보탬이 
되는 보람된 일을 하고 싶습니다."

33년여 동안 공직에 몸담았다가 지난해 12월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명예퇴직한 정경진(58)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은 퇴임 당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2개월 여 지난 올해 2월, 그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며 문 대통령 만들기 선봉에 섰다. 기존의 핵심지지세력 이외에 민주당에 마음을 열지 않고 있던 지역 민심을 돌리며 외연을 확대하는 데 그의 공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정 전 부시장의 지지모임 '포럼 부산삐(부산뿐이라는 뜻의 사투리)'가 지난 11월1일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에서도 그를 내년 부산시장 유력 후보로 띄우면서 공천 흥행 분위기 유도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수더분한 인상으로 언뜻 보면 옆집 아저씨 같은 정경진 전 부시장을 그가 출강하고 있는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에서 만나 그의 포부를 들어봤다.

 

정경진 전 부시장 ⓒ 정경진 제공
 

 

내년 선거의 쟁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문재인 정부와 부산시와 연계성이 쟁점이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지방정부가 추구하는 가치가 같아야 지방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만약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이 부산 시정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부산발전은 더디게 될 것이다. 지금이 부산발전의 좋은 기회이다.​ 부산은 싱가포르처럼 자치도시가 돼야 한다. 자치도시가 되려면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이 이뤄져야 된다. 미래에는 지방분권이 실현되는 가운데 꿈과 사랑이 넘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가 돼야 한다. 부산을 기업하기 좋은 도시, 취직하기 좋은 도시, 사람이 몰려오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 나의 작은 소망이다.

 
부산시가 직면한 현안문제와 해결방안은.

 

첫째, 부산시는 현재 일자리가 없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부산 하나로는 시장이 작아서 대형 기업을 유치하기가 쉽지 않다. 광역경제권을 통해서 시장을 키워야 한다. 내가 도시외교 전문가다. 도시 외교가 중요하다. 둘째. 도시 접근성이 좋지 않아 비즈니스를 하는데 애로사항이 많다. 이 문제는 신공항을 만들고 풀어야 한다. 셋째. 시민안전과 건강 문제가 심각하다. 좀 더 세심한 규정과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부산이 2대도시의 지위를 잃는 등 성장동력을 잃고 있는데.

 

도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을 포함한 모든 기관들이 시민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3당 합당 이후 지금껏 부산은 하나의 정당이 이십여 년간 지배함으로써 경쟁이 없는 도시로 전락했다. 시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일부 정당 세력을 위한 도시가 됐다. 경쟁이 없는 도시가 된 부산시는 모든 지표에서 뒤떨어지는 낙후된 도시로 뒤떨어졌다. 그러나 이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가 보여줬던 변화의 바람이 지금 불고 있다. 이제 부산도 치열하게 경쟁할 때다.

  
부산시에 재직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부산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아니다. 부산은 시장이 작다. 시장을 키워야 한다. 부산, 울산, 경남 주위의 광역단체들이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뒤로하고 광역경제권을 만들고, 나아가 부산을 환동해권 경제 중심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한일해저터널도 작심하고 토론을 한 번 해봐야 되지 않을까? 또 스타기업을 키워주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70~80년대 전국 젊은이들이 부산의 신발공장을 찾았던 추억을 되찾게 하고 싶다.


지지모임 '부산삐'가 발족했다. 어떻게 도움받고 있나.


'부산삐 모임'은 부산의 발전을 고민하고 정책 등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모임이다. 문재인 선대본부의 특보단을 중심으로 모임을 만들었고, 후에 부산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합류했다. 부산삐 모임은 정경진 개인의 지지모임이 아니다. 향후 가치를 동의하는 후보 어느 누구도 지지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삐는 고문단과 공동대표, 정책자문위원 등 부산지역 각계각층 인사 6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방분권 전문가로서 소방공무원의 지방직화에 대한 생각은.

 

연방제 수준의 지방직화가 돼야 하지만 지방재정이 열악해 국가직으로 머물고 있다. 자치단체가 재정자립도가 낮아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현상이 있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소방공무원은 지방직으로 가는 게 맞다.

 

이호철 전 수석 등 경쟁후보들의 여론전도 만만찮다. 당내 경쟁에서 이길 복안은.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의 도전이 확정되지 않은 지금 그분들에 대해 말씀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부산에서 충실한 지지층을 확보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한 그분들의 노력과 열정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 

 

정 전 부시장은 ​ 인터뷰 말미에 대통령 국정 지지도와 민주당의 지지도와 무관하게 내년 선거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핵심지지층만으로 부산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외연확장이 따르지 않으면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의 외연을 넓히는 역할을 제가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전 부시장은 부산 고위공무원 재직시절 '함께 근무하고 싶은 상사'로 3년 연속으로 뽑혀 '명예의 전당'에 오를 만큼 소탈한 성품과 온화한 성격으로 직원들에게 인기를 받았다. 부산의 상업계 명문이었던 부산상고를 졸업한 후 한국은행에 입행했지만, 어릴 때 꿈이었던 공직자의 길을 걷기 위해 입행 2년 만에 그만두고 동아대에 들어가 행정고시 26회로 통과한 뒤 대부분의 공직생활을 부산시에서 보냈다.

 

정경진 전 부시장 ⓒ 정경진 전 부시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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