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왕 빙다오에 드리워진 그림자
  • 서영수 감독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12.0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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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수 감독의 Tea Road(6)

 

빙다오라오차이(氷島老寨)는 2017년 봄 고수차(古树茶) 모차(毛茶) 1kg 가격이 700만원에서 1000만원에 거래되며 그동안 최고 몸값을 자랑하던 라오반장(老班章)을 가볍게 누르고 보이차왕 명성을 중국전역에 떨쳤다. 저평가 받아오던 린창(臨滄) 지역 찻값도 더불어 폭등했다. 수시로 피어오르는 짙은 안개와 높은 산허리를 휘감는 구름이 직사광선을 막아주고 부드러운 산광을 제공해 좋은 차를 생산할 수 있는 천혜의 기상환경을 갖고 있는 빙다오라오차이는 ‘흔들면 금은이 떨어진다’는 전설 속에 나오는 돈나무 야오첸수(搖錢樹)처럼 찻잎이 금싸라기로 변하는 산골부촌으로 변신하는 중이다. 마을 주민은 넘치는 돈으로 오토바이와 자동차를 우선 사들인다. 시멘트와 벽돌로 현대식 가옥을 새로 짓는 것이 유행이 되면서 전통가옥은 급격히 줄어들어 차산풍경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었다. 

 

빙다오라오차이에 새로 지은 집을 얼핏 보면 대나무와 초가지붕으로 이루어진 듯 보이지만 현대식 가옥이다. 지붕을 통일시키라는 지방정부의 지시에 따라 현대식 지붕 위에 짚을 엮어 초가지붕을 덧씌웠다. 외벽은 시멘트 위에 대나무를 인쇄한 코팅지로 마감했다. 이른 새벽이었지만 산골은 새집 짓기에 분주했다. 경운기를 미니트럭으로 개조해 가파르고 좁은 산길에 최적화된 토라지(拖拉機)가 주택개량사업 첨병으로 나섰다. 도르래를 이용한 소형 전동기중기가 시멘트반죽을 실은 손수레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촌장을 지낸 지인은 빙다오 촌민위원회소조를 결성해 자체브랜드로 보이차를 출품하고 있었다. 그가 처남과 처제를 불러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마을 곳곳에 흩어져있는 고차수를 찾아 나섰다.

 

현대식 개량주택위에 덧씌운 초가지붕 © 사진=서영수 제공

마을 속에 서 주민과 동거하는 고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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