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요새, 미군기지 품은 평택시의 도시전략
  • 김지나 도시문화칼럼니스트(서울대 도시조경계획 연구실 연구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12.1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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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나의 문화로 도시읽기]

 

지난 7월 미8군 사령부 평택신청사 개관식이 열렸다. 오랜 논란을 뒤로 하고, 주한 미군기지가 서울 용산에 터를 잡은 지 70여년 만에 이곳을 떠나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하게 된 것이다. 미군이 떠나는 이태원에서도, 반대로 대규모 군부대를 맞아들여야하는 평택에서도 제각각의 이유로 기대와 걱정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그만큼 주한미군은 우리나라에서 군사적인 이유 이상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집단인 것이다.

 

K-55 공군기지 앞 ‘송탄관광특구’는 ‘리틀 이태원’이란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마치 이태원의 어느 골목에 와 있는듯한 풍경이었다. 영어로 된 간판이 건물 벽면을 가득 메우고, 환전소와 번역사무소가 곳곳에 보였다. 미군을 위한 렌탈하우스를 취급하는 부동산도 눈에 띄었다. 이제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맞춤옷 전문점들을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이태원을 연상시키는 특징 중 하나였다. 미군기지는 마치 요새처럼 철저히 그들만의 공간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들의 언어와 의식주 문화로 주변 도시의 풍경을 모조리 바꾸어 놓는 막강한 권력자같았다. 

 

K-55 미공군기지 앞 송탄관광특구의 골목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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