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선거의 키워드로 떠오르는 《다이빙 벨》
  • 박동욱 기자 (sisa5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1.1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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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진상조사委 "부산영화제에 대한 청와대 전방위 압력에 서병수 시장도 관여"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다이빙 벨》의 부산국제영화제(BIFF) 상영 논란과 관련해 서병수 부산시장이 당시 청와대 등과 5차례 논의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곤혹스런 상황에 빠졌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경선 불필요성을 밝힐 정도로 한국당 부산시장 후보군 가운데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올라 서있는 서 시장이지만, 시민단체 등에서 이를 집중 부각할 경우 재선 도전에 큰 장애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월15일 부산참여자치단체에 이어 16일에는 부산독립영화협회가 서병수 시장에게 시장 사퇴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서병수 부산시장 ⓒ 부산시 제공

 

 

부산독립영화협회 "서병수 시장, 공직 사퇴해야"


부산독립영화협회는 입장문에서 “우리는 2014년 《다이빙 벨》 상영 이후 더욱 교묘히 진행된 부산시와 감사원을 통한 전방위적 감사에 대해 주목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 사태 파국의 본질은 이후 부산시와 감사원의 이례적이면서도 과도한 감사와 후속조치로 내쫓긴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인사조치’였다"며 "결과론적으로 국가권력과 부산시의 압력을 통해 영화제를 대표하는 위원장이 사퇴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입장문은 “서 시장의 최근 몇 년간의 모든 부산국제영화제 사태의 책임을 물으며, 공직에서의 사퇴를 엄정히 요구한다”며 “최근까지도 요식행위로 진행되며 흐지부지 마무리된 서 시장의 영화제 사태 개입에 대한 검찰의 적극적인 재조사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관 합동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는 지난 1월11일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가 세월호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 벨》을 상영한 부산국제영화제에 전방위적으로 압력을 행사한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는 관련 사실을 입증하는 내용이 기재된 김희범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작성한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당시 송광용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과 김소영 문화체육비서관이 김종덕 문체부 장관과 김희범 차관을 통해 서 시장에게 《다이빙 벨》 상영을 막고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인사조치하도록 주문하는 내용과 함께 서 시장이 이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이 담겨 있다.

 

 

서 시장 "청와대 지시에 휘둘릴 사람 아니다​"

 

서병수 시장은 이와 관련, 1월12일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당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김종덕 전 장관, 하태경 국회의원, 이 외 많은 시민단체로부터 《다이빙 벨》 상영에 관한 걱정을 듣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청와대 지시에 휘둘릴 정도의 사람이 아니다"고 역설했다. 스스로 판단한 결과, 상영 금지가 옳다고 생각해 요구한 것이란 얘기다. 그는 “문체부 차관을 개별적으로 만난 기억이 없으며, 설령 만났다고 해도 차관이 그런 요구를 시장에게 한다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14년 부산영화제 개최 당시 이용관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서 시장의 요구에도 2014년 영화제 때 《다이빙 벨》을 상영했다. 이후 부산시와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했고, 영화제의 회계 부정이 드러나 부산시는 이 전 위원장을 고발했다. 결국 이 전 위원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를 두고 서 시장과 부산시가 상영금지 요구를 묵살한데 대해 사후 보복을 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 때문에 전국의 영화 관련 단체와 영화인들이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집단 보이콧을 선언, 파행을 겪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한동안 수그러들었던 《다이빙 벨》 문제가 지방선거를 앞둔 서 시장에게는 악재로, 반대 편에게는 호재 중의 호재”라며 “선거 기간 내내 서 시장을 공격할 빌미가 될 것”이라고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가 왜 지금 발표됐는지에 대해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당장 1월17일 차기 이사장 선출을 논의할 BIFF 이사회를 앞두고 이용관 전 위원장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려는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 전 위원장은 영화계 추천으로 이사장 공모 마감일인 지난 5일 이사장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BIFF 이사회​는 17일 후보를 결정해 다음 달 정기총회에 추천하고, 총회에서 차기 이사장을 최종 선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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