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수출, 세계경기 회복에 '상승勢'…부산·울산은 체면치레
  • 부산·경남 = 정하균 기자 (sisa511@sisajournal.com)
  • 승인 2018.01.2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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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출, 전년比 7% 상승 '아쉬워'…경남은 31.4% 증가

지난해 부산·울산·경남지역 수출이 기존 물량 인도 실적 증가 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력 산업에 따라 지역별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부산 수출은 전년 대비 7.0% 증가, 울산은 8.2%로 증가했다. 그렇지만 경남의 31.4%에 비하면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부산은 전국 광역지자체별 수출 순위에서 2016년 11위에서 지난해 10위로 상승해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는 분석이다.

 

부산신항 전경 ⓒ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 승용차·선박 등 선전...자동차 부품 감소"

 

1월23일 한국무역협회 부산·경남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수출은 150억6600만 달러로, 2016년 140억7400만 달러보다 7.0% 증가했다.

 

승용차(31.2%), 아연도강판(31.5%), 선박(63.9%), 철강선(25.5%) 등 부산의 주력 수출품목이 선전해 지역 전체 수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자동차부품 수출은 2016년 43.3%의 감소율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는 51.0%나 감소해 2년 연속 큰 폭의 수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별로는 부산의 수출대상국 4위 베트남(35.8%), 6위 아랍에미리트연합(41.6%), 7위 인도네시아(18.2%) 등 신흥국으로의 수출 확대가 돋보였다. 그러나 1위 미국(-5.8%), 2위 중국(-17.7%)은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지역 전체 수출 중 대중 수출 비중이 2016년 12.8%에서 지난해 9.8%로 감소했다.

 

한편, 올해 부산 수출은 미국과 주요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수요 회복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 한미FTA 재협상 등 보호무역주의, 달러화·엔화 대비 원화 강세 등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로는 부산의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일반기계 등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지만, 최근 2년간 수주량 급감에 따라 선박류와 중국과의 경쟁 심화 및 미국의 수입규제 등의 타격을 받는 철강제품은 지난해에 비해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울산본항 전경 ⓒ 울산항만공사 제공


울산, 전년比 8.2% ↑…유류·자동차 등 증가

 

2017년 울산지역 수출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692억 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선박(35.7%)을 제외한 유류(34.4%), 화학제품(23.2%), 자동차(0.6%), 철강(46.4%) 등 모든 주력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유류는 국제유가 상승 및 중국 내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기준 강화에 따른 고품질 경유 수요 확대로 수출 증가세를 보였다. 국가별로는 중국(46.3%), 호주(92.4%), 일본(36.4%) 등 주요국으로 제트연료·경유·나프타 등 수출이 34.4% 큰 폭으로 증가했다.

 

화학제품은 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 및 물량 증가로 수출이 23.2% 증가했다. 최대 수출대상국인 중국(24.1%)으로 수출이 증가한 가운데 미국(8.3%), 인도(35.0%), 일본(31.5%), 대만(32.1%) 등으로의 수출도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는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의 완성차 판매부진과 공장파업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 판매 호조(아이오닉)와 신차 출시(코니) 효과로 전년대비 수출(142→143억 달러) 0.6%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1.8%)·사우디(37.2%)로의 수출은 감소, 캐나다(13.2%)·호주(18.9%)·독일(31.5%)로의 수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항 북항 전경 ⓒ 부산항만공사 제공


경남, 전년比 31.4% ↑...5년간 하락세 극복 '급상승'

 

2017년 경남 수출은 594억85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1.4% 증가, 5년간 지속된 하락세를 극복하고 상승 반전을 나타냈다. 이는 과거에 수주한 해양플랜트 및 선박 물량 중 상반기 54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해양플랜트 인도와 기존 수주된 선박 물량 인도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2016년까지 지속된 조선·플랜트 수주 부진에 따른 일감 절벽의 영향으로 기계 등 주력 품목 전반에 대한 해외시장 신규 개척 지원 등 다각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품목별로는 선박이 전년 대비 27.7% 증가한 189억8000만 달러, 해양플랜트가 372.7% 증가한 117억9000만 달러를 기록해 연간 수출실적의 상승 반전을 주도한 가운데, 항공기(706.8%)·건설중장비(27.2%)·항공기부품(7.8%) 등 경남 주요 품목 실적이 동반 호전되며 전체 수출실적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동차부품(-1.2%)·공기조절기(-5.5%)·승용차(-25.9%) 등의 품목은 감소했다.

 

2017년 경남 무역수지는 해양플랜트와 선박 인도실적 급증으로 전년대비 48.9% 증가한 419억29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2월 무역수지는 선박 실적 호조에 따라 전년 동월 대비 17.7% 증가한 23억1800만 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올해 부산의 무역 규모가 300억 달러 이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부산시와 무역유관기관들의 적극적인 수출 지원이 필요하다"면서도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원-달러 환율 하락,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 대내외적 악재가 산적해 있어 올해 수출 환경은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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