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가 요구하는 법원 개혁 받아들여야”
  • 유지만·조해수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1.29 11:34
  • 호수 1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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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봉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인터뷰​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1994년 창립 후 법원, 검찰, 변호사 사회 등 사법 분야에 대한 감시를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이 중에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개혁, 판결 감시 등 법원 개혁과 관련한 사안이 중요 부분을 차지한다. 임지봉 소장은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개혁 방안을 받아들여 법원에 대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8월2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양승태 대법원 평가와 차기 대법원 과제 모색 좌담회에서 임지봉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법원 개혁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가 전관예우다.

 

“전관예우야말로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중요한 사법개혁 쟁점 중 하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전관이 안 나오는 것이다. 전관예우의 출발은 대법원에 있다. 대법관 출신들이 1년에 30억원을 번다는 얘기도 있었다. 대법관 전관예우부터 없애야 하고, 대법관 출신은 절대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하급심을 강화하는 것도 전관을 없애는 방법이라고 본다. 연륜 있고 경험 있는 판사가 1심을 맡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1심에 대한 승복도가 지금보다 높아질 수 있다. 법관의 오랜 경륜은 사실심에 더 필요한 부분이다.”

 

 

법원 관료화 혁파를 위해 고등법원 부장판사 폐지를 요구했는데.

 

“판사들은 초임판사 때부터 고등부장 승진을 목표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근무평점을 잘 받기 위해 법원장과 대법원장의 눈치를 보는 일이 생긴다. 이 자리를 없애면 판사들이 독립적으로 재판을 할 수 있다. 지방법원 판사에서 고등법원 판사로 승진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지방법원 판사와 고등법원 판사를 이원화해 뽑으면 상하관계가 없어진다.”

 

 

법관의 근무지 이동도 혁파해야 할 부분으로 제시했다.

 

“판사들은 2년에 한 번씩 근무지를 옮긴다. 대법원장의 근무지 지정권이 2년마다 전국의 모든 법관들에게 적용된다는 얘기다. 그것은 법원의 관료화를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또 국민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사법행정이기도 하다. 몇 달 후 근무지를 옮길 판사에게 사건이 배당될 경우 재판이 진행되다 후임 판사가 온다. 재판은 다시 처음부터 진행되고, 재판 기일도 몇 달 뒤로 잡힌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

 

 

법관의 인사권 행사나 인사 검증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가.

 

“법관인사위원회가 있지만 대부분이 법원 내부 인사들이다. 외부 인사도 판사 출신 변호사가 많다. 그게 무슨 일반 시민사회나 국민의 참여인가. 철저히 외부 인사를 참여시켜야 한다. 판사·검사·변호사를 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전문성은 몇 명의 판사들로 충분하다. 법적 전문성이 없는, 상식의 눈으로 법원 행정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고, 그 사람들이 과반 이상을 차지해야 실질적인 사법행정기구이자 국민참여기구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판사·검사·변호사를 법조3륜이라고 한다. 법원의 행정이 동료의식이 있는 사람들로 운영될 경우에는 국민에 의한, 상식에 기반한 사법행정이 될 수 없다.”

 

 

영장전담판사에 대한 비판도 많다.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영장 신청이 많아 전담 판사를 둔다. 영장을 심사숙고해 결정했는데도 정치 재판이라는 비판을 받고 신상이 털리기도 한다. 영장 발부는 한 명에게 맡길 것이 아니다. 사건이 많으면 그것도 부서를 만들어 운영하면 된다. 영장전담부를 만들어 영장과 관련해 합의를 해서 결정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오해도 없어진다. 또 영장 발부 결정 전문을 공개해 그와 관련한 판례를 쌓으면서, 영장 발부 기준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사법개혁 준비에 시민단체의 참여는 얼마나 보장되고 있는가.

 

“사법개혁준비단이 구성돼 어젠다를 만들어가고 있는데, 판사들끼리 실무준비단을 꾸렸다. 어떤 것을 개혁 방안으로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데, 어젠다를 만드는 데 시민들의 참여가 배제되고 있다. 참여연대에서 회의록 공개와 일반 시민의 방청을 요구했다. 사법개혁준비단이 국민의 참여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민주화된 사법부가 될 것을 기대할 수 있도록 개혁 추진 준비 역시 국민들에게 과감하게 개방했으면 한다.”

 

 

사법개혁을 위해 확대돼야 할 다른 제도가 있다면.

 

“국민참여재판제도다. 지금은 형사재판 중 일부 강력 중범죄일 경우만 배심제도를 선택하게 하고 있지만, 그것을 일반 범죄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고도의 법리보다도 국민의 상식이 요구되는 사안들이 많다. 국민참여재판의 경과를 봐가면서 형사상 일반 범죄 재판까지 확대해 나가고, 민사재판까지 확대한다면 하나의 사법개혁 방안이 될 수 있다. 직접 배심원이 돼서 재판 과정에 참여하게 되면 사법제도를 신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법원을 친숙하게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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