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 이면에 ‘굿 프랜차이즈’의 열정과 신념도 있었다
  • 이석 기자·김성희 창업 칼럼니스트 (ls@sisajournal.com)
  • 승인 2018.02.0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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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핫한 프랜차이즈 대표 5인이 전하는 성공 철학

 

2월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타코벨과 피자헛, KFC를 성공으로 이끈 얌브랜드. 초일류 기업인 삼성조차도 벤치마킹을 주저하지 않는 얌브랜드의 성공전략은 무엇일까. 얌브랜드의 CEO인 데이비드 노박은 사실 경영대학원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하지만 조직과 기업에 활용할 수 있는 혁신전략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 핵심은 첫째도 사람, 둘째도 사람, 셋째도 사람이었다. 혼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직원들과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경영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 CEO의 역할은 적지 않다. 작은 행동, 부주의 하나가 기업 경영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기도 한다. 특히 국내 프랜차이즈는 80% 이상의 영세성으로 인해 CEO가 어떻게 브랜드를 운영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기도 한다. 장사꾼이 아닌 사업가적 마인드를 갖지 못하다면 불이익은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간다. 이는 가맹본사까지 약화시키는 연쇄 부작용을 불러 일으켜 결국에는 브랜드의 영속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반면,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가까이 브랜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특별히 잡음에도 시달리지 않는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적지 않다. 이들 브랜드 성공 뒤에는 열정을 더한 성실과 변함없는 원칙 고수, 가맹점 상생을 위한 배려와 미덕, 고정관념을 벗어난 창의, 시대를 앞서는 선견지명 등을 갖춘 CEO가 있었다. 지난해 ‘갑질 논란’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은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이 올해 새롭게 정착되는데 도움이 되고자 프랜차이즈 CEO 5인의 성공철학을 짚어봤다. 

 

 


가맹점 상생의 미덕 보여주다

스시노백쉐프 이정훈 대표 

 

국내 프랜차이즈는 최근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고 약속이라도 하듯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실상은 이와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제빵기사 불법 파견 논란을 빚은 파리바게트가 대표적이다. 파리바게트 노사가 최근 본사 직고용 직원들과 동일한 대우를 받도록 합의하면서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파리바게트는 그 동안 적지 않은 생채기를 입어야 했다. 

 

스시노백쉐프 이정현 대표는 이 같은 문제점을 미연에 방지하고 가맹점과의 진정한 상생을 위해 메인쉐프 본사 책임 시스템을 브랜드 론칭 초기부터 마련했다. 본사가 전문 일식요리사를 직접 고용해 가맹점에 파견하는 시스템이다. 이정훈 대표는 “가맹점주 입장에서 부담이 되는 4대 보험료와 퇴직금 등을 모두 본사가 부담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상생 미덕은 또 있다. 바로 쉐프들의 이직을 막기 위해 ‘우리 함께 갑시다(We go together)’라는 제도다. 쉐프 직급별로 직영점에 지분을 투자할 기회를 주고, 일정 기간 일한 뒤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두 가지 제도 도입으로 스시노백쉐프 가맹점주들은 주방에 따로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매장 운영이 가능해졌고, 쉐프들은 안정적 직업과 함께 자신의 매장을 운영하는 꿈을 갖게 됐다. 

 

이 대표는 “과거 가맹점주 경험을 통해 프랜차이즈는 본사든 가맹점이든 어느 한쪽이 무너져 내리면 절대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공정한 상생경영을 통해 청년창업자들과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열정에 성실을 더하다

티바두마리치킨 유상부 대표

 

외식 아이템 중 대표적 레드오션은 치킨이다. 특히 지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지난해부터 가성비가 대두되면서 두 마리 치킨 시장이 급성장했다. 이 같은 치킨업계에서 소자본 창업을 모토로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는 브랜드가 티바두마리치킨이다. 

 

성장비결은 뭘까. 유상부 대표는 “끊임없는 노력과 성실함에 열정을 더했더니 점주들과 소비자들이 먼저 인정해주고 신뢰해줬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20대에 화장품과 판촉물 등을 제작·수입하는 유통업을 시작했다. 30대에는 ‘영업의 달인’으로 불리며 수십억원을 벌기도 했다. 하지만 두 번의 실패 후 그에게 남은 것은 없었다. 

 

다시 시작해보자는 생각에 연고가 없는 부산으로 내려갔다. 이후 그는 특유의 성실함으로 닭가공 명장으로부터 기술을 배워 지금의 티바두마리치킨을 만들었다. 그는 브랜드를 만들면서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개발에 중점을 뒀다. 그 중 하나가 진공상태에서 닭을 염지하는 것이다. 당시 해외 유명 치킨 브랜드가 사용하던 것으로, 속살은 부드럽고, 겉은 바삭한 게 특징이다. 소스와 파우더도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유 대표는 “가맹점 숫자보다는 폐점 없이 가맹점들이 운영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고정관념을 벗어난 창의로 성공

부엉이돈까스 유전균 대표

 

2013년 12월 젊음의 거리 홍대에 수상한 돈가스전문점이 문을 열었다. 경양식 스타일의 왕돈가스와 일본식 돈가스로 양분돼 있던 국내 돈가스 시장에 이탈리아 커틀렛 콘셉트의 돈가스가 등장한 것이다. 부엉이돈까스의 시작이었다. 

 

유전균 대표는 “프랜차이즈를 바꿔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돈가스 사업을 벤치마킹해서는 안됐다. 유럽풍의 새로운 맛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이 생각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엉이돈까스는 국내 돈가스 시장에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다. 프리미엄 제주산 돈육을 100시간 저온숙성하면서 세계 최초로 녹차마리네이드를 도입했다. 국스노우치즈돈가스, 아이스돈가스, 볼케이노돈가스 등도 부엉이돈까스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메뉴다.

 

유 대표는 지난해부터 가맹점의 상생을 위한 창의적인 메뉴 개발에 나섰고,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 사업을 현재 진행 중이다. CK(Central Kitchen) 공장 설립으로 발생되는 소스의 제조 원가 절감 비용을 가맹점과 나누는 것과 매년 말 당기 순이익의 10%를 다음 년도 각 가맹점들의 마케팅 비용과 물류지원 예산으로 편성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유 대표는 “가맹점주에게 정직한 브랜드, 가맹점주에게 제시한 수익을 그대로 낼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바람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서도 원칙은 통했다

카페띠아모 김성동 대표

 

국내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2016년 기준으로 428잔(통계청)이다. 커피 소비량이 매년 20%씩 늘고 있다. 카페 매장만 해도 5만여개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급성장한 커피 시장에서 10여년 넘게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는 브랜드 중 하나가 카페띠아모다. 

 

비결은 이탈리아에서 유래된 100년 전통의 아이스크림 젤라또를 전통방식으로 만든다는 점이다. 이탈리아에서 먹는 현지의 젤라또 맛을 내기 위해 인공감미료와 방부제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카페띠아모 젤라또의 유지방 함유량은 6% 정도로 공장에서 제조되는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매우 낮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카페띠아모는 이 같은 경쟁력 있는 젤라또를 앞세워 해외진출도 활발히 전개 중이다. 중국을 시작으로 필리핀과 캄보디아까지 영역을 넓힌데 이어, 최근에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도 한국 커피전문점이 최초로 진출했다. 

 

김성동 대표는 “제조 후 72시간이 지난 젤라또는 전량 폐기하는 원칙을 2005년 브랜드 론칭 이후부터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다”며 “위기의 현재를 이겨내 가맹점주 모두에게 희망의 미래를 만들어 주기 위해 뚝심있는 원칙을 계속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대를 앞서는 명장의 힘

용우동 이영찬 대표

 

1960~70년대 기차 여행객들은 대전역 플랫폼의 간이음식점에서 즐기던 가락우동의 맛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단순히 허기를 때우는 음식이 아니라, 중장년층에게 아련한 향수이기 때문이다. 이런 추억을 밑바탕으로 탄생한 브랜드가 용우동이다. 1997년 창업 이후 벌써 21년이 흘렀다. 

 

용우동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외식 시장에서 우동 대표 브랜드로 인지도를 유지할 수 있던 비결은 이영찬 대표의 시대를 앞서는 선견지명이 바탕이 됐다. 이 대표는 분식업계에서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분식점의 세트메뉴도 이 대표가 처음 시도했다. 돌솥비빔밥과 돈가스도 분식 업계에서는 용우동이 처음이다. 2000년대 초반 선보인 치즈돈까스와 고구마치즈돈까스 역시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지난해 2년여 간의 조사와 연구개발을 통해 분식발전소 브랜드로 론칭했다.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품질을 높이고 편하게 장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게 특징이다. 이 대표는 “분식점은 많은 메뉴로 인건비 부담도 큰 상황”이라며 “고객의 선택 폭은 넓히되, 일손을 줄이기 위해 자동주문발매기와 셀프시스템을 과감히 도입하는 등 분식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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