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 맞았다” 평창을 뜨겁게 달군 결정적인 6가지 장면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8.02.2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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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17일 여정 마무리…전국을 들썩이게 만든 주요 경기는

 

“대~한민국!” 익숙한 구호가 2월23일 강원 강릉컬링센터에 울려 퍼졌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이 일본과의 준결승전 마지막 엔드를 앞둔 시간이었다. 일부 관중들은 기립해 태극기를 흔들며 우리 대표팀을 응원했다. 이날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은 연장접전 끝에 8대7로 승리를 거뒀다.

 

국가대표들의 활약에 일부 시민들은 “국뽕 맞았다”고 표현했다. ‘국뽕’이란 국가와 필로폰(히로뽕)의 합성어로, 애국심에 도취돼 국가를 찬양하는 행태를 일컫는 신조어다. 모든 컬링 중계를 챙겨 봤다는 직장인 양다연(24)씨는 “컬링 준결승이 끝난 뒤 대표팀이 서로 부둥켜안을 때 눈물이 나왔다”면서 “우리 국가대표팀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우리 국가대표팀이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획득하는 동안 국민들은 하나가 됐다. 2월23일 여자 컬링 준결승전은 닐슨코리아 조사 결과, 방송 3사(SBS․KBS․MBC) 합산 37.4%를 기록했다. 또 어떤 경기가 한 편의 ‘드라마’를 연출하며 국민을 울렸을까. 평창올림픽 17일 여정을 톱아 봤다.

 

2월25일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2018평창올림픽 컬링 여자결승 한국과 스웨덴 경기가 열려 관중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1. 컬링 대표 ‘팀킴(Team Kim)’ 전국의 ‘영미’를 부르다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월25일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 3-8로 패했지만, 이들은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썼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올림픽에 선 한국 컬링은, 4년 만에 세계 2위 자리에 올랐다. 김은정 스킵이 ‘영미야’를 외치면 점수가 나왔다. 덕분에 여자 컬링은 전국에 ‘영미 신드롬’을 일으켰다.

 

 

2. 설날에 올린 아이언맨 윤성빈의 금메달 세배

 

2월16일 설 당일, ‘아이언맨’ 윤성빈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전국에 큰절을 올렸다. 윤성빈은 특수 제작한 아이언맨 헬맷을 쓰고, 한국 최초로 설상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스켈레톤 4차 시기에서 윤성빈은 50초02의 트랙 신기록을 세우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이 빙상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1948년 스위스 생모리츠 동계올림픽 이후 무려 70년 만이었다.

 

2월15일 오전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 출전한 한국 윤성빈이 1차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3. 부당 실격 논란에 아웃코스로 내달린 최민정

 

여자 쇼트트랙 500m 실격의 아픔을 딛고, 최민정은 기어코 시상대 맨 위에 올라섰다. 2월17일 여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최민정 선수는, 신체접촉을 피하기 위해 한 바퀴 이상 아웃코스를 질주했다. 외신들은 “마치 기어를 변속한 것 같았다”고 보도했다. 

 

 

4. 이승훈을 위한, 이승훈에 의한 매스스타트

 

평창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에 채택된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 선수가 2월24일 챔피언에 등극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만m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8년 만이었다. 이승훈 선수는 유럽이 독식해온 장거리 빙속 종목에서 올림픽 챔피언이 된 최초의 동양인 선수다. 이날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조사 결과, 지상파 방송 3사 합계 57.4%였다.

 

 

5. 이상화의 뜨거운 눈물, 마지막 은빛 메달

 

이상화 선수가 시상대 위에서 눈물을 흘릴 때, 국민 모두가 울었다. 이상화 선수는 2월18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33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3연속 메달 획득이다. 이는 아시아 선수로는 이상화 선수가 최초이다. 잇따른 무릎 부상으로 수술까지 감내한 이상화 선수는 “선수 생활을 포기할까 고민했다”면서도 “최선을 다했고 응원해주신 국민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6. 30만 청원 부른 여자 팀추월 ‘왕따 주행’ 논란

 

2월24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 출전한 한국 김보름이 은메달을 확정짓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경기도 있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국가대표팀은 산산조각 난 팀워크를 보여 지탄을 받았다. 2월19일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전에서 김보름과 박지우 선수는 한 팀인 노선영 선수가 뒤처지는데도 결승선을 향해 내달렸다. 동료애를 버린 듯한 모습에 비난이 쏟아졌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서는 하루 만에 ‘김보름과 박지우 선수의 선수권을 박탈해달라’는 청원이 3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기도 했다.

 

한편 ‘인성 논란’을 빚은 김보름 선수는 2월24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메달을 획득했는데도, 김보름 선수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며 연신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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