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취소하고 “검찰 소환 빨리 해달라”는 안희정, 왜?
  • 김경민 기자 (kkim@sisajournal.com)
  • 승인 2018.03.08 13:3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희정 전 지사, 오늘(8일) 오후 3시 예정됐던 입장발표 돌연 취소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오늘(8일) 오후 3시로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두시간여 앞두고 돌연 취소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3월8일 오후로 예정된 기자화견 취소로 회견장에는 마이크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사진=시사저널 최준필


 

안 전 지사 측 신영철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은 8일 낮 12시50분쯤 출입기자단 등에 문자를 보내 "안희정 전 지사의 기자회견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 문자에서 신 전 실장은 "(안 전 지사는) 검찰 출석에 앞서 국민과 도민께 사죄려고 했다"며 "그러나 모든 분들이 신속한 검찰 수사를 원하고 있어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는 것이 우선적 의무라고 판단했다"고 기자회견을 취소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어 "거듭 사죄드린다. 그리고 검찰은 한시라도 빨리 저를 소환해 달라.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끝을 맺었다.

 

 

성폭행 첫 보도 이후 행적 묘연

 

안 전 지사는 첫 성폭행 의혹 보도가 있었던 2월5일 저녁시간 이후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다음 날인 6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활동 중단과 도지사직 사퇴 의사를 전하는 글을 올린 게 그가 보인 행적의 전부다. 최측근이나 변호인단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는 이야기만 흘러나올 뿐 안 전 지사의 움직임은 없었다. 관사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여론은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한가닥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던 지지자들도 실망한 채 돌아섰다. 자신에게 제기된 성폭행 의혹에 대해 국민 앞에 나서서 솔직히 밝히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그를 두고 '해명이 없어 비겁하다',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결국 그가 기자회견을 열고 카메라 앞에 직접 나서겠다고 밝힌 데엔 이런 이유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가 폭로 등 피해 최소화 위한 의도?

안 전 지사 측이 밝힌 기자회견 취소 사유는 '검찰 수사에 대한 신속한 협조'다. ​하지만 다소 갑작스런 기자회견 취소를 두고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추가적인 성폭력 피해자가 있다는 증언이 안 전 지사에게 부담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첫 미투 고발자 이후 추가적인 성폭력 피해자가 나오면서, 안 전 지사 본인이 빨리 법적으로 처벌 받는 모습을 보이는게 이후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들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충남도청 내부에서 기자회견 장소를 두고 반발이 있었단 주장도 나온다. ​정치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충남도청에서 '왜 여기서 기자회견을 하느냐'라고 노조에서 반발이 있었다"며 "그런 가운데 기자회견을 강행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한편 검찰은 앞서 이날 오전 범행 장소로 지목된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하며 증거 수집에 나섰다. 전날 7일엔 정무비서 김지은씨 외에도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안희정 전 지사가 소장을 맡았던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여직원 A씨는 1년 넘게 안희정 전 지사로부터 수차례의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